인터파크, '오픈마켓서 공연예매까지' 포트폴리오 득실은 잠재적 원매자와 연결고리 풍부, 특정부문 경쟁력 약화 단점도
전효점 기자공개 2021-07-15 08:12:58
이 기사는 2021년 07월 14일 16: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경영권이 매물로 나온 ㈜인터파크는 오픈마켓일까, 인터넷 서점일까, 여행 사업자일까, 혹은 공연 예매 대행 기업일까. 다원화된 사업구조는 향후 매각 과정에서 기업가치를 발목 잡는 족쇄일까 경쟁력일까.㈜인터파크는 그 자신을 '플랫폼 사업자'로 규정한다. 여느 이커머스 사업자와 달리 오픈마켓이나 신선식품 등 유의미한 시장에서 주도적인 지위를 가지는 것은 아니지만, 전자상거래 중개업부터 여행상품 판매, 티켓 예매 및 판매 대행, 인터넷 서점 등 다양한 섹터에서 활약하고 있는 정체성 때문이다.
㈜인터파크는 코로나19 영향을 받기 전까지 자체 플랫폼을 통해 연간 3조에서 4조원 안팎의 거래액을 유지해왔다. 가장 규모가 큰 여행사업이 거래액의 약 절반을 차지하고, 쇼핑 25%, 티켓 22%, 도서 5% 순이다.
오늘날 ㈜인터파크의 다각화된 사업구조는 빠른 시대변화에 직면해 적응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확립됐다. 소셜커머스, 홈쇼핑, 오픈마켓, 인터넷서점, 티켓 예매 플랫폼 등 새로운 쇼핑 채널들이 우후죽순 생기는 가운데 ㈜인터파크는 일부 사업은 매각하고 일부 사업에는 신규 진출하는 과정을 거쳤다.
2009년 ㈜인터파크는 지마켓을 이베이코리아에 매각하면서 쇼핑 사업부가 크게 줄었다. 반면 공연·여행·도서 등 자본력이 풍부한 기업들이 우선순위로 두지 않는 틈새 시장을 찾아 사업을 집중하면서 현재의 사업구조가 확립됐다.
다원화된 수익원은 인터파크에게 안정성을 안겨다 줬지만 개별 시장에서 ㈜인터파크가 차지하는 사업 비중은 미미하다는 것은 기업 가치평가에서 발목을 잡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인터파크는 각 부문 시장에서 연간 거래액 1조원 안팎을 기록하는데 그치며 주도적 사업자가 되는 데 실패했다. 오히려 개별 부문으로 나뉜 사업 영역 때문에 종합 온라인 플랫폼으로서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제한돼 버린 게 현실이다.
일부는 가장 매출 의존도가 높은 섹터가 여행업이라는 점에서 ㈜인터파크를 '여행사업자'로 규정하기는 한다. 그러나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처럼 부가가치가 높은 여행 패키지 등 판매에서 거두는 매출보다는 항공권이나 숙박권 예매를 대행하는 중개업에서 수취하는 매출이 상대적으로 크다. 그나마 중개 시장에서는 네이버, 호텔익스피디아, 호텔스탓컴 같은 대형 OTA 경쟁사들 틈바구니에 끼어있다.
공연 사업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공연 예매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70%에 이르지만 시장 전체 규모가 코로나19 이전 기준으로도 연간 6000억원에 불과하다. 게다가 최근 들어 엔터사들이 직접 예매 플랫폼 구축에 나서고 있는 변화는 그나마도 ㈜인터파크가 확립한 입지를 위협하는 실정이다.
도서 부문에서 ㈜인터파크는 교보문고, YES24, 알라딘을 비롯한 인터넷 4대 서점 가운데 가장 작은 규모다. 쇼핑 부문에서는 더욱 처참하다. 국내 온라인 시장 거래액 규모가 작년 기준 161조원에 이르는 가운데 ㈜인터파크 쇼핑몰 거래액은 1조원 남짓에 불과하다.
이기형 대표는 이베이코리아가 비싼 가격에 팔리자 전자상거래 부문 사업부 매각이라는 최종 의사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시장이 추정하고 있는 인터파크 지분 20% 남짓에 대한 매각가는 에 불과하다. 이베이코리아가 기업가치 4조3000억원을 인정받았다면, 인터파크는 약 5500억원을 인정받은 셈이다.
매각 흥행에 대한 시장의 예측은 엇갈린다. ㈜인터파크가 현재 공연, 티켓, 여행 사업의 경우 업황이 나빠 저평가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다 섹터시장에서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강한 플랫폼이라는 점은 긍정적 전망을 뒷받침한다. 코로나19가 종식되면 필연적으로 되살아날 시장의 1위 사업자라는 점에서 군침을 흘리는 원매자들이 많을 것이라는 의미다. 최근 이커머스 연간 거래액이 18조~20조원으로 추산되는 이베이코리아가 무려 4조3000억원의 가치를 인정받고 성료됐다는 점도 기대감을 부풀리고 있다.
우려의 눈길도 있다. ㈜인터파크가 이커머스 등 주요 사업들을 대부분 매각하고 사실상 여행 플랫폼 기능으로 축소된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하나투어, 모두투어와 같은 피어 그룹을 제쳐두고 관심을 갖겠느냐는 시각이다. 최근 마켓컬리와 같은 이커머스 사업자들이 여행 플랫폼으로서 인터파크에 관심을 갖고는 있지만 수천억원을 들여 경영권 인수에까지 나설지는 의문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활발한 인수합병을 통한 '외형 불리기' 경쟁을 벌이고 있는 현금 여력이 풍부한 IT 대기업들은 ㈜인터파크 주주 입장에서 인수자로서 가장 원하는 상대다. 그러나 이들은 현재로선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물론 여전히 잠재적 원매자들은 풍부하다. 이커머스 사업에서 출발한 기업이나 IT기업을 비롯해 여행사업자나 엔터사업자까지 다양한 부문의 기업과도 연결고리는 만들어진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인터파크에 대한 평가는 엇갈릴 수밖에 없다"며 "당장은 여행사업자라고 보는게 가장 적합할 듯한데 피어그룹을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로 두면 그다지 메리트 있는 기업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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