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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어드십코드 모니터]삼성운용, 카카오게임즈 등 메자닌 광폭행보 ‘제동'16개 기업 CB·BW·EB 한도확대 반대표 행사, ‘주주가치 훼손’ 판단

김시목 기자공개 2021-07-16 13:03:04

[편집자주]

한국형 스튜어드십코드는 2016년 12월 제정됐다. 가장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는 주체는 자산운용사들이다. 자금을 맡긴 고객들의 집사이자 수탁자로서 책임의식을 갖고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겠다는 다짐을 어떻게 이행하고 있을까.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개별 운용사들의 조직체계와 주주활동 내역을 관찰·점검하고 더벨의 시각으로 이를 평가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7월 14일 14: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자산운용이 올해 주주권 행사에서 다른 운용사와 가장 차별적 행보를 보인 부분은 투자기업의 메자닌 발행한도 증액 안건이다. 카카오게임즈는 물론 에코프로비엠 등 굵직한 기업 주주총회에서 무더기 반대표를 행사했다. 기업들의 과도한 메자닌 물량 확대는 결국 기존 주주가치 훼손으로 이어진다는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이 올해(2020년4월초~2021년3월말) 의결권 행사 내역을 분석한 결과 1948건의 안건 중 118개에 반대표(반대율 6.06%)를 던졌다. 반대율은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후 6.79%에서 지난해 5.57%로 하락한 뒤 다시 6%대를 넘었다.

반대표 행사의 특징 중 눈에 띄는 점은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메자닌 발행한도 확대에 유독 적극적인 입장을 취한 대목이다. 반대표 118건 중 20건이 관련 사안이다. 지난해 이사진 선임, 이사보수 한도 등이 주를 이룬 것과 비교하면 큰 변화다.


최근 상장사 메자닌 열기는 '광폭'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뜨거운 가운데 주요 자금조달 비히클로 자리잡았다. 제로금리로 당장의 이자지출이 없다는 측면에서 부담이 낮고 추후 투자자 주가수익도 직접적인 지출분이 아니다. 리픽싱 조항 개정도 불을 지폈다.

삼성자산운용의 경우 과열된 흐름을 감안해 전방위 조달 기류에 일정 부분 제동을 걸었다. 발행한도 확대에 대한 직접적 반대보다 '이사회 결의만으로'라는 절차 문제를 꼬집었다. 사실상 주주총회를 거쳐 최종 결정이 이뤄지는 방식을 강조한 셈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타당한 문제제기로 해석된다. 당장은 채권이지만 향후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 기존 주주가치 희석에 대한 여지가 상당하다. 주요 투자자로 참여하는 기관 입장에서 투자기업들의 전방위적 메자닌 조달이 결국 수익률에도 부정적일 수 있다.

대표적으로 반대표를 던진 카카오게임즈(제2호 의안: 정관 일부 변경의 건)의 경우 기존 1500억원 한도인 전환사채 한도를 5000억원까지 늘리는 안에 대해 반대표를 행사했다. 삼성자산운용이 명시한 반대 이유는 이사회 결의만으로는 과도하다는 판단이었다.

이 외에도 에코프로비엠, 씨에스윈드, 엔지켐생명과학, 메디톡스 등 총 16개에 달하는 기업의 전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 등 메자닌 한도 증액에 반대했다. 특히 대주전자재료, 미래컴퍼니의 경우 관련한 3개 안건에 대해 무더기로 제동을 걸었다.

삼성자산운용의 메자닌 관련 행보는 차별적 액션이다. 카카오게임즈의 경우 KB자산운용이 전체 안건에 찬성했다. 삼성자산운용과 달리 세부지침에 의거 주주가치를 훼손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에코프로비엠 메자닌 안건도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찬성했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올해 메자닌 발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기류에 맞춰 일정 부분 제동을 걸기 위해 반대를 행사한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부결된 경우는 거의 없지만 기관투자자로 유의미한 목소리를 낸 점은 박수받을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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