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any Watch]'부사장 이탈' 하나기술, 대규모 엑시트 불러올까맹승주 부사장, 퇴임 후 지분 매각…2대주주 엠제이텍 움직임 가시화
조영갑 기자공개 2021-07-22 07:58:31
이 기사는 2021년 07월 20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차전지 공정장비 제조사 하나기술의 대규모 '엑시트' 우려감이 고조되고 있다. 오태봉 대표와 함께 최대주주 특수관계인 지분을 구성하던 맹승주 부사장이 퇴임과 동시에 지분을 매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맹 부사장과 관련된 전략적 투자자(SI)의 이탈 움직임도 가시화되고 있다.2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퇴임한 맹 전 부사장은 최근 하나기술 지분을 시장에 내다 팔고 있다. 맹 전 부사장이 퇴임 전까지 보유한 하나기술 주식은 총 32만4800주, 지분율은 4.46%다. 16일 종가 기준(7만원)으로 환산하면 총 227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개인주주로서는 오 대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맹 전 부사장이 퇴임 이후 주가 흐름에 따라 지분을 지속적으로 유동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정확한 매도 물량은 알 수 없지만 하나기술의 주가가 7만원 수준의 고점을 기록하고 있는 만큼 매도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맹 전 부사장의 퇴임 이유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하나기술 관계자는 "개인적인 사유로 안다"고 말했다.
맹 전 부사장은 오 대표와 친구 사이다. 오랜 교분을 바탕으로 2017년 회사에 합류했다. 당시 낮은 밸류에이션에 매입했던 주식이 지난해 11월 상장을 거치며 수백억원 가치로 불어나자 보호예수(6개월) 만료와 동시에 사직서를 내고,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맹 전 부사장의 이탈을 기점으로 하나기술의 2대주주이자 SI인 엠제이텍 역시 이탈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맹 전 부사장과 친인척 관계로 알려진 맹효주 엠제이텍 대표 역시 엑시트에 나서는 등 대량 지분매도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보호예수 만료를 기점으로 맹 전 부사장의 친족이 동시에 엑시트에 나선 모양새다.
엠제이텍은 2015년 설립된 CNC(computer numerical control)업체로 하나기술과 가공품 매입거래 관계를 맺고 있다. 지난 1분기 말 기준 하나기술 주식 36만5120주(5.02%)를 보유하고 있다. 이중 16만7040주가량은 특관인으로 묶여 있는 맹효주 대표의 개인지분이다.
하나기술 사업 확장기에 십수억원의 운전자금을 대면서 SI 관계를 맺었다. 해당 주식의 가치는 256억원 수준(16일 종가기준)으로 불었다. 매각하면 수십 배의 투자차익을 거둘 수 있다.
맹 대표는 자발적 보호예수(6개월)가 완료된 6월 초 보유하고 있던 하나기술 주식 3만2000주가량을 순차적으로 매각하면서 약 17억4000만원을 현금화했다. 이미 투자원금 이상을 회수한 거로 파악된다. 맹 대표의 지분이 빠지면서 엠제이텍의 하나기술 지분율은 5% 이하가 돼 지분 공시대상에서 제외됐다.
맹 전 부사장과 맹 대표는 친인척 관계다. 맹 대표가 1961년생으로 맹 전 부사장(1967년생)에 비해 6살 위다. 업계에서는 맹 전 부사장이 친구인 오 대표에게 엠제이텍과 맹 대표를 소개하고, 하나기술 투자까지 이끌어 낸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와 유사한 시점에 하나기술에 부사장으로 부임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맹 전 부사장은 퇴임까지 총 3년8개월을 근무했다.
이 때문에 두 인물의 엑시트 움직임을 두고, 주주들 사이의 불안감이 고조될 것으로 예상된다. 맹 전 부사장과 맹 대표가 하나기술에 경영·재무적으로 주요한 역할을 해온 만큼 시장에 좋지 않은 시그널을 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게다가 엠제이텍의 경우 상장 당시 자발적 보호예수를 걸면서 투자자를 안심시키는 데 앞장서기도 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엠제이텍 지분에 주목하고 있다. 엠제이텍의 최대주주인 맹 대표가 보유한 지분이 빠지기 시작한 만큼 엠제이텍도 멀지 않은 시점에 지분 매각에 나설 수 있어서다. 이 경우 하나기술의 주가 흐름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하나기술 내부적으로도 보호예수 기간이 만료된 만큼 종국적으로 엑시트를 예상하고 있다. 하나기술 관계자 역시 "맹 전 부사장의 경우 퇴임 이후 지속적으로 지분을 내다 팔면서 현금화하고 있지만 그것인 개인의 자산 활동일 뿐"이라면서 "엠제이텍 역시 결과적으로는 보호예수 기간이 만료됐기 때문에 지분을 매도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밝혔다.
한편, 하나기술은 최근 금융권 단기차입으로 100억원의 현금을 조달했다. 주요주주들의 지분이 이탈하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지분 희석을 의식, 유상증자나 메자닌 발행이 아닌 차입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하나기술은 해당 자금을 원자재 확보와 운전자금 등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