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1조 자사주 매입' 8부 능선 넘었다 10월말까지 8868억 투입 완료...유통주식수 줄었지만 EPS도 감소 '아이러니'
양도웅 기자공개 2021-08-03 08:14:34
이 기사는 2021년 08월 02일 15: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모비스가 1조원 규모로 계획한 자기주식 매입의 8부능선을 넘었다. 앞으로 1000억원가량의 자기주식을 추가로 취득하면 2019년 발표한 계획을 완수하게 된다. 같은 기간 자기주식 소각과 중간배당 실시 등으로 주주가치 제고에 힘쓰는 모습도 이어갔다.단 대규모 자기주식 매입과 소각 등에도 불구하고 2018년 이후 실적이 뚜렷한 향상을 보이지 않으면서 주당순이익(EPS)은 주가도 기대만큼 오르지 않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현대모비스는 최근 2157억원을 투입해 자기주식 76만5000주를 취득하겠다고 밝혔다. 오는 10월22일까지 장내매수를 통해 매입할 예정이다. 취득 목적은 주가 안정화를 통한 주주가치 제고라고 설명했다. 이번 취득 주식 가운데 625억원어치는 소각할 계획이다. 1일 종가인 26만6500만원 기준으로 23만4500여주다.
2019년 현대모비스는 향후 3년간 1조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매입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1년 전인 2018년에 공개했던 주주친화정책을 확대한 구상이었다. 매입한 자기주식의 일부 소각도 그대로 진행한다고 전했다.
주주친화정책 계획은 지금까지 순조롭게 실행되고 있다. 2019년 3225억원을 투입해 130만주를 취득했고, 이듬해엔 2349억원을 투자해 98만3000주를 매입했다. 올해 1분기에도 1137억원을 활용해 37만8000주를 매수했다. 발생한 잉여현금의 3분의 1을 꾸준히 자기주식 취득에 사용했다.
최근 공개한 취득 규모까지 포함하면 2019년부터 현대모비스가 매입한 자기주식은 총 342만6000주로 취득원가 기준으로 8868억원어치다. 2019년 밝혔던 계획의 실행률이 88.7%에 달하는 것으로 소위 8부능선을 넘은 셈이다. 단 취득 계획보다 1000억원가량이 부족한 만큼 올해 하반기 추가 매입 일정을 밝힐지 주목된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2018년 최초 발표했을 때와 같은 이유로 자기주식 매입과 소각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잠정 중단했던 중간배당(주당 1000원)도 올해 재개한다. 2018년 밝힌 주주친화정책 중 하나가 중간배당이었다. 2019년 8월에 주당 1000원을 지급하며 곧바로 계획을 실천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2020년에 팬데믹이 발생하며 실적이 악화하자 중간배당을 이어가지 못했다.
◇ 자기주식 취득으로 유통주식수 모두 줄었으나 주가·EPS는 지지부진
이처럼 자기주식 매수와 소각 등이 이뤄지면서 현대모비스의 유통주식수와 발행주식수는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유통주식수는 9215만주로 주주친화정책 추진 이전인 2018년과 비교해 2.3%(256만주) 감소했다. 같은 기간 발행주식수는 2.6%(255만주) 줄어 현재 9480만주다. 최근 발표한 자기주식 매입 및 소각 계획을 반영하면 유통주식수와 발행주식수 모두 소폭 더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
유통주식수 감소에도 주당수익성(EPS)은 개선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EPS는 주식시장에서 기업의 수익성을 가늠할 때 사용하는 대표적 지표다.
2019년 순이익이 전년대비 21.5%(연결기준 4055억원) 증가하면서 주당순이익(EPS)은 21.5%(4290원) 올랐지만, 이듬해엔 순이익이 전년대비 33.5%(7675억원) 감소하면서 EPS도 32.4%(7845원) 떨어진 1만6389원이었다. 올해 상반기 순이익 증가로 EPS 상승이 예상되나 실적 자체는 시장 컨센서스를 하회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코로나19 영향이 극심했던 전년동기대비 기저효과로 양적 성장은 실현됐으나 시장 눈높이에는 부합하지 못한 셈"이라며 "모듈과 AS 부문의 성장 정체가 예상되는 가운데 전동화 부문의 수익 기여 확대가 보이기 전까지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밸류에이션 확대로 이어지기 어렵다"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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