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사업자 리포트]엠블, 블록체인 활용해 '모빌리티 플랫폼' 판도 바꾼다①동남아 차량호출 서비스 '타다'로 시장 공략…블록체인 기술로 '제로 커미션' 가능
최필우 기자공개 2021-08-09 07:20:47
[편집자주]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가상자산 열풍이 전 세계를 휩쓸면서 국내에서도 코인 산업의 생태계가 조성되고 있다. 문제는 국내 당국이 가상자산 공개(ICO)를 유사수신 행위로 간주함에 따라 해외를 통한 우회상장이나 거래소 공개(IEO) 등을 통해 일명 '잡코인'이 대거 거래소에 입성, 난립하고 있다는 점이다. 옥석 가리기가 중요해진 시점에서 더벨은 차별화를 추구하는 국내 코인사업자들의 면면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1년 08월 02일 13: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차량, 교통과 관련된 모빌리티 서비스는 정보 비대칭성이 두드러지는 분야다. 고객 입장에서 중고차 매매, 차량 정비 관련 정보 접근성이 떨어져 가격 결정권을 가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차량 호출을 비롯한 플랫폼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드라이버 주행 기록 등에 따른 합리적인 서비스 이용과 비용 산정이 쉽지 않다.블록체인 기술은 모빌리티 서비스 신뢰도를 높이는 데 쓰일 수 있다. 중고차 거래와 차량 정비 기록 조작을 원천 차단한다. 주행 기록, 운전 습관 등을 포괄하는 드라이버 평가를 블록체인에 기록해 소비자가 활용하도록 하는 것도 가능하다. 공급자와 수요자가 사실상 동등한 정보값을 가지게 되는 셈이다.
이같은 가능성을 국내에서 가장 먼저 포착한 기업이 엠블(MVL)이다. 엠블은 데이터를 블록체인에 기록해 신뢰도 높은 모빌리티 생태계를 구축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차량 호출 플랫폼 기업으로 시작해 서비스별로 블록체인 기술 적용을 늘려가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엠블은 2018년 싱가포르에서 차량 호출 서비스 타다(TADA)를 선보이면서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국내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 '타다'와 이름만 같을 뿐 별개 서비스다. 국내에선 아직 존재감이 미미하지만 동남아에선 엠블의 타다가 더 익히 알려져 있다. 지난 5월말 기준 타다 누적 가입자 수는 기사 약 11만명, 승객 약 100만명이다. 전체 가입자가 전년 대비 약 76% 증가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동남아는 모빌리티 플랫폼 맹주 그랩(GRAB)이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을 가지고 있는 지역이다. 지역 전문성 측면에서 열위에 있는 데다 자본력이 충분치 않은 한국 스타트업이 도전하기에 녹록지 않다.
엠블은 수수료 정책 덕분에 불리한 조건을 극복하고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다. 타다 서비스가 출시된 2018년 동남아 시장에선 그랩에 대한 불만이 고조돼 있었다. 높은 시장 점유율을 바탕으로 드라이버와 승객 매칭시 발생하는 수수료를 높게 책정했기 때문이다. 이때 플랫폼 이용 수수료를 받지 않기로 한 엠블이 등장하자 반향이 일어났다. 앱스토어 다운로드 1위에 오른적이 있을 정도로 이용자 호응이 컸다.
엠블의 제로 커미션 정책을 가능하도록 한 게 블록체인 기술이다. 기존 모빌리티 플랫폼은 중개수수료가 매출 원천이지만 엠블은 블록체인 생태계를 구축해 수익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명과 같은 이름의 유틸리티 토큰 '엠블'을 발행하고 이를 엠블 생태계에서 쓰이도록 하는 전략이다.
예를 들어 타다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이 결제를 하면 엠블을 포인트로 지급한다. 고객은 서비스를 재이용할 때 현금 대신 엠블을 사용하거나 투자 목적으로 보유할 수 있다. 고객 저변이 넓어지고 서비스 경험이 누적되면 엠블을 기축통화로 하는 생태계가 공고해지고 광고 등으로 수익을 내는 게 가능해진다. 자체 메인넷 구축 후에는 가상자산에 기록되는 데이터를 활용한 신규 비즈니스를 창출할 수 있다.
다만 블록체인 기반 사업은 이용자 증가와 데이터 축적에 다소 시간이 소요된다. 엠블은 본업이 본궤도에 오르기 전까지 부대사업에서 먼저 매출을 키우는 게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작년과 올해 유치한 투자금을 활용해 엠블 생태계에 속해 있는 드라이버에게 E-툭툭(전기 삼륜차), E-바이크(전기 오토바이)를 판매하고 이들이 사용할 충전소를 운영하기로 했다. 중장기적으로 제조와 인프라 운영에도 블록체인 기술이 도입된다.
엠블 관계자는 "대형 플랫폼 기업들이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성장한 뒤 비즈니스 모델을 안착시킨 것처럼 엠블도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라며 "블록체인을 핵심 기술로 활용해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코스닥 CB 프리즘]서진시스템, 보통주 전환 물량에 30% 할증 풋옵션 '이례적'
- 에쓰씨엔지니어링 자회사 셀론텍, 태국에 ‘카티졸’ 공급
- 메트라이프생명, 잇단 사외이사 재선임...송영록 대표 체제도 유지될까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현대해상, 단순한 상품구조 '부채 감소' 효과는 컸다
- [저축은행 유동성 진단]NH저축, '안전자산' 투자가 이끈 유동성 개선
- [저축은행 유동성 진단]우리금융저축 '영업 확대'로 끌어올린 유동성
- [저축은행 유동성 진단]하나저축, 대출 영업 축소 대신 '예치금 확대'
- [외국계 보험사는 지금]한국시장 엇갈린 시선 '매력 감소 vs 전략 요충지'
- [닻오른 롯데손보 매각]금융지주와 사모펀드…관점별 이상적 인수자는
- [캐피탈사 글로벌 모니터]JB우리캐피탈, 미얀마 영업 제한 건전성 관리 만전
최필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우리금융, 임종룡호 2년차 '경영효율성 개선' 가시화
- 전북은행, 연체율에 달린 '중금리 대출' 지속가능성
- 우리금융 "롯데손보 M&A, 과도한 가격 부담 안한다"
- [금융지주 해외은행 실적 점검]숨고른 하나은행 인니법인, '디지털' 내세워 재도약 채비
- '황병우 체제' DGB금융, 사외이사 제도 개선 이어간다
- DGB금융, C레벨 임원 '외부 영입' 기조 이어간다
- [금융지주 해외은행 실적 점검]신한 SBJ은행, 글로벌조직 내 날로 커지는 존재감
- [금융지주 해외은행 실적 점검]신한은행 인도본부, 현지 공략법 새로 쓴다
- JB금융, 자사주 소각 딜레마 '대주주 지분율 한도'
- [우리은행 글로벌그룹 대수술]인도·방글라 지역본부 '성장 불씨' 살리기 한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