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유화, 통합 화학법인 핵심..재무적 뒷받침 역할 애경 화학3사 통합 주축 M&A·R&D 위한 현금 확보…'사내이사' 장영신 회장 힘 실을 듯
이우찬 기자공개 2021-08-12 07:14:34
이 기사는 2021년 08월 09일 15: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통합 출범할 애경케미칼(가칭)이 인수합병(M&A), 연구개발(R&D)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예고한 가운데 애경유화의 수익성 회복과 안정적인 재무는 이를 뒷받침할 자산이 될 전망이다.애경유화는 애경그룹 내 4개 상장사 중 한 곳으로, 1970년 창립한 그룹 주력 화학기업이다. 주요 생산 품목은 무수프탈산(PA), 가소제(DOP, DINP 등)다. 무수프탈산, 가소제는 공급 능력 기준 국내 1위, 세계 4위로, 애경유화 전체 매출의 약 70%를 차지한다.
애경그룹 화학3사 통합의 중심은 애경유화다. 애경유화가 나머지 두 곳을 흡수합병하는 방식이다.
재무에서 볼 때 애경유화의 별도기준 자산총계는 2020년 말 기준 4773억원으로 에이케이켐텍의 3114억원과 애경화학의 1640억원을 합친 것과 비슷한 규모다. 특히 현금성자산은 2020년 말 기준 1289억원으로 에이케이켐텍(166억원), 애경화학(150억원)을 합친 것보다 4배 이상 많다.
재무건전성 측면에서도 애경유화가 우수하다. 부채총계 888억원, 자본총계 3885억원으로 부채비율은 22.9%에 불과하다. 부채는 3사 중 가장 적다. 자본총계는 에이케이켐텍과 애경화학의 총계보다 1600억원 이상 많다.
애경유화는 2010년대 석유화학업계 호황기 속에 2017년까지는 영업이익이 우상향 그래프를 그렸다. 2015년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323억원에서 2016년, 2017년 750억원으로 급증했다.
2018년부터는 실적이 내림세였다. 중국이 PA 생산을 확대했고, 가소제(DOP)의 환경호르몬 문제가 제기되면서 전반적인 수요가 감소했다.
애경유화는 올해 석유화학업계 턴어라운드에 보조를 맞추고 있다. 2021년 누계 영업이익은 616억원으로 반기 만에 2016년, 2017년 750억원의 연간 영업이익에 육박했다. 2021년 반기 누계 영업이익률은 8.7%로 2016년 이후 최대다.
탄탄한 재무는 애경유화의 장점이다. 2018~2020년 부채총계를 자본총계로 나눈 부채비율은 45.8%. 36.9%, 36.0%로 낮은 편이다. 2021년 6월 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1413억원으로 차입금(319억원)보다 현금성자산이 많은 사실상의 무차입 경영이다. 순차입금은 -1094억원이다.
유보율은 2020년 말 기준 2398%에 이른다. 유보율은 기업의 잉여금을 납입자본금으로 나눈 비율이다. 유보율 2000%는 납입자본금 대비 잉여금을 20배 이상으로 키웠다는 의미다.
애경유화의 2021년 6월 말 기준 이익잉여금은 3153억원에 이른다. 2015년 말 785억원에서 4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납입자본금은 160억원으로 변동이 없다. 애경유화가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을 투자활동 등 외부로 유출하기보다 사내에 지속해서 유보해왔음을 의미한다.
애경그룹은 이번 화학3사 통합 발표를 하면서 적극적인 인수합병, 연구개발 투자에 나선다고 밝힌 바 있다. 애경유화의 수익성과 탄탄한 재무가 핵심 자산이라는 평가다.
장영신 회장의 존재감도 적극적인 투자, 인수합병에 힘이 실리게 하는 동력으로 꼽힌다.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한 장 회장은 고(故) 채몽인 창업주 사망 이후 그룹 사업영역을 화학부문으로 넓히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장 회장은 2012년 애경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고 나서 사업부문으로 남아있던 애경유화의 사내이사를 맡아오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장 회장은 2000년대 장남에게 그룹 CEO 자리를 물려준 뒤에도 화학사업 주력 계열사에 사내이사로 남아있을 만큼 화학 쪽 애정이 많다"고 언급했다.
애경유화의 실탄은 향후 2차전지, 바이오 소재 등 고부가가치 분야 투자 확대에 쓰일 전망이다. 애경유화는 2차전지 음극제 첨가제인 하드카본을 생산하고 있다. 다만 생산능력이 연간 500톤으로 매출액은 100억원에 못미친다. 전기차 시장 확대에 맞춰 2차전지 음극제 관련 소재사업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친환경 바이오 분야 소재사업 강화도 예상된다. 애경유화는 올해 6월 정제 글리세린 설비 투자로 크루드(Crude) 글리세린을 연간 4만톤 규모로 생산능력을 키운 바 있다. 크루드 글리세린은 바이오 디젤 부산물로 생산되는데, 정제 과정을 거치면 부가가치가 높은 용도로 사용된다. 현재 애경유화는 바이오중유 상업화에 이어 바이오 플라스틱 첨가제 개발 등 바이오 소재 쪽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애경그룹 관계자는 "구체적인 투자계획은 통합 절차가 마무리되고 새 대표이사가 정해진 뒤 알 수 있다"면서도 "다만 기존 무수프탈산 외 바이오, 음극재 분야 등으로 사업을 확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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