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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의 빅픽처를 응원한다 thebell note

김혜란 기자공개 2021-08-17 07:30:49

이 기사는 2021년 08월 13일 08: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SDI의 라이벌은 SK이노베이션일까. 시장에선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을 비교하곤 한다. 이대로 가면 내년쯤엔 삼성SDI의 생산능력(CAPA)이 SK이노베이션에 역전당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미 월판매량에선 SK이노베이션이 우위를 점한 지표도 나오고 있다.

SNE리서치가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판매량을 집계한 결과를 보면 지난 5월엔 SK이노베이션이 삼성SDI를 뛰어넘었다. 물론 연간 누적으론 삼성SDI가 앞서 있지만 SK이노베이션이 공격적인 투자 기조를 보이고 있는 만큼 순위는 언제든 뒤바뀔 수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캐파나 매출 면에서 가파른 성장 속도를 보여주고 있다. SK의 현재 캐파는 40GWh인데 이를 2030년까지 500GWh까지 늘린다는 구체적인 계획도 시장에 제시했다. 아직 흑자를 내진 못했지만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부문 매출은 2019년 2분기 1459억원에서 올 2분기 6302억원까지 무려 332% 성장했다.

미국 진출에서도 SK이노베이션이 먼저 치고 나갔다. 지난 5월 포드와 합작사를 세워 미국에 60GWh 규모 공장을 짓는다는 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전기차 배터리 기업 간 캐파 경쟁은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는데 삼성SDI는 미국 진출 자체는 공식화하면서도 투자 규모나 형태에 대해 아직 발표하지 않고 있다.

배터리 원조는 삼성SDI라 볼 수 있다. 스마트폰 중소형 2차 전지를 시작으로 전기차용 중대형 배터리까지 시장을 넓혔다. 하지만 삼성SDI는 항상 보수적인 투자 기조를 유지해왔다. 한 취재원은 삼성SDI의 경우 경쟁사들과 달리 수익성 위주로 사업을 운영해 왔다고 진단했다. 투자 속도는 경쟁사 대비 늦어질 수 있지만 알찬 투자를 이어왔다.

삼성의 기술력과 공급체인을 보고 미국 전기 자동차 업체들이 파트너십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서 어떤 식으로 성과를 낼지 빅픽처를 그리는 게 더 중요한 시점이다.

삼성SDI는 조만간 미국행에 합류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각축전을 벌이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삼성SDI가 구체적인 목표를 시장에 제시하고 시장과 소통하며 캐파 증설 계획을 차근차근 실행으로 옮기는 것이다. '이전투구'가 아닌 국내 배터리 3사 다 같이 크게 성장해가는 그림을 볼 수 있길 기대하고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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