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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시플로 모니터]한솔테크닉스, 영업은 잘했는데…원가율 '쇼크'코로나19 영향으로 원자재값·물류비용 일시적 상승…이익둔화로 현금흐름 악화

김혜란 기자공개 2021-08-26 07:40:51

이 기사는 2021년 08월 25일 07: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솔테크닉스가 상반기 외형성장을 이뤘음에도 매출원가 부담이 크게 늘어나면서 현금흐름이 악화됐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파워보드와 LCM 등 주력제품의 원재료 쇼티지(공급 부족)이 발생하면서 원자재 가격이 크게 상승한 탓이다. 일시적 요인이기 때문에 수급이 안정화되면 매출원가율은 개선될 것이란 게 한솔 측 설명이다.

24일 한솔테크닉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연결회계기준 올해 상반기(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가량 증가한 657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이 크게 늘었음에도 영업이익은 뒷걸음쳤다. 영업이익은 64억원으로 전년 동기(222억원)보다 무려 71% 감소했다. 한솔테크닉스는 삼성전자에 TV와 생활가전용 파워보드 등을 공급하는 회사다.

수익성 하락의 원인은 매출원가가 늘어난 데 있다. 상반기 매출원가율은 무려 92%에 달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84%)보다 8%포인트 정도 높아진 수준이다. 영업이익이 악화한 데다 재고자산과 매출채권 등 운전자본 부담도 늘어나면서 현금흐름도 둔화됐다.

상반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을 보면 570억원이 순유출됐다. 투자활동현금흐름, 재무활동현금흐름으로 각각 266억원, 532억원을 썼다. 현금흐름이 나빠지면서 현금 및 현금성자산도 작년 말 기준 1131억원에서 836억원으로 줄었다.

한솔테크닉스 측은 "코로나19 장기화로 반도체와 LCD 패널 등 파워보드나 LCM에 들어가는 주요 원자재 가격이 크게 상승했다"며 "또 항공운송에 따른 물류비도 증가해 매출원가율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코로나19라는 외부적 변수로 일시적으로 비용부담이 늘어났기 때문에 수급이 안정되면 매출원가율은 기존 수준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반기 현금흐름의 개선의 키는 매출원가율을 얼마나 개선하느냐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매출 자체는 늘었기 때문에 영업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현금흐름 둔화는 유동성 악화, 차입금 증가로 이어졌다. 영업활동을 통해 유입된 현금보다 유출된 현금이 더 많아지자 대출과 사채 발행으로 자금을 수혈하고 현금 곳간에서도 일부 가져다 썼다.

총차입금은 전년 말보다 800억원 정도 늘어난 것으로 계산된다. 2분기 말 기준 단기차입금은 1213억원, 장기차입금은 416억원 정도로 총 차입금은 약 1600억원 수준이다. 차입금뿐만 아니라 사채도 늘었다. 만기가 돌아온 유동 사채를 390억원어치를 모두 상환하고 그만큼 장기사채를 발행했다. 현재 단기사채는 0원, 비유동성 장기사채는 398억원 규모다.

다만 상반기 이익둔화로 재무구조는 다소 악화됐지만 재무건전성을 흔드는 정도는 아니다. 유동비율이 135%로 유동성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안정적이라고 평가하는 100% 기준을 넘는다. 1년 안에 현금화가 가능한 유동자산이 3745억원에 달한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사채발행에 성공한 점도 눈에 띈다. 만기가 돌아온 사채를 갚아 390억원 전액 상환하고 상반기 3차례에 걸쳐 400억원 규모 장기사채를 발행했다. 이를 통해 차입구조를 만기화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 이자율이 낮아졌다. 이번에 새로 발행한 사채의 연 이자율은 1.95%(만기1년) 수준이다. 기존에 회사가 발행했던 사모채(1년 만기, 4%대) 보다 조건이 훨씬 좋아졌다. 시장에 유동성이 풍부한 데다 한솔테크닉스가 삼성전자 협력사라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물론 금리부담이 줄었더라도 총차입금이 800억원가까이 늘었기 때문에 총 이자부담은 소폭 늘어났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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