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보증기금, 코로나 후폭풍에 흔들? '건전성 문제 없다' 상반기 소상공인대출 리스크 확대에도 일방보증 지표 등 개선세
김규희 기자공개 2021-08-19 07:36:57
이 기사는 2021년 08월 18일 08: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용보증기금의 올해 상반기 부실률이 지난해와 비교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정책 효과와 함께 성장성이 높은 기업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다양화하는 등 사전 리스크한도를 통제한 영향이다.일각에서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 지원 과정에서 부실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신용보증기금은 계정 분리를 통해 리스크 전이 가능성을 차단하고 있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회 예산정책처는 ‘2020회계연도 결산 분석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여파로 신용보증기금의 부실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을 내놨다.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대출을 보증하는 금융지원 프로그램의 부실률이 크게 늘어나면서 보증부실이 확대될 가능성에 우려를 표했다.
신용보증기금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소상공인이 자금공급에 있어 어려움을 겪자 10조원 규모의 긴급 지원을 실시한 상태다. 지난해 12월 기준 3조2689억원이었던 보증잔액은 올해 6월말 기준 6조2282억원까지 늘었다.
덩달아 부실률이 크게 확대됐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신용보증기금이 지난해 5월부터 운영한 ‘소상공인 2차 금융지원 프로그램’ 부실률은 지난해말 0.22%에서 올해 상반기 1.32%까지 증가했다. 6개월만에 무려 1.1%p 늘었다.
부실률은 전체 보증 채권 중에서 채무자가 신보 보증으로 빌린 대출금에 대해 이자 납입 또는 원금 상환을 제대로 하지 않는 등 사유가 발생한 채권 비율을 뜻한다.
부실금액은 지난해 말 73억원에서 올해 6월 말 409억원까지 늘었다. 대위변제액 역시 같은 기간 14억5000만원에서 212억원으로 급증했다. 2년의 거치 기간을 고려하면 상환이 시작되는 3년째에 부실률 및 대위변제율이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부실률이 늘어난 건 보증 심사 과정을 일반보증과 비교해 볼 때 간소화한 영향으로 해석된다. 신용보증기금은 일반보증에 있어서는 신용도, 차입금 상환능력, 대표자, 재무건전성, 미래성장성 등 다양한 항목에 대하여 심사한다. 반면 해당 프로그램의 경우에는 금융회사 대출금 연체, 국세 또는 지방세 체납, 신용정보조회서상 신용관리정보 보유 등 간단한 사항에 대해서만 확인을 했다.
게다가 일반보증은 현장조사를 실시하지만 소상공인 2차 금융지원 프로그램에서는 현장조사를 실시하지 않아 제대로 된 검증이 이뤄지지 않았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소상공인 2차 금융지원 프로그램의 경우 지속적인 지원한도와 지원대상 확대 및 간략한 보증심사로 보증부실이 확대될 우려가 있다”며 “소상공인 경영컨설팅을 병행하는 등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두고 금융권 일각에선 소상공인 금융지원 프로그램의 부실 리스크가 신용보증기금 전체로 전이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소상공인이 무너지면 연쇄적으로 보증부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용보증기금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부실률 문제가 발생한 프로그램은 신용보증기금의 일반보증과 계정이 분리되어 있어 리스크가 전이될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다.
신용보증기금 관계자는 “소상공인 2차 금융지원 프로그램은 일반보증으로의 리스크 전이를 막기 위해 당초부터 별도의 계정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일반보증의 부실률은 지난해와 비교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보증기금의 올 상반기 일반보증 부실규모는 6119억원으로 지난해말 1조3232억원과 비교해 줄어들었다. 지난해 상반기 부실규모가 나와 있지 않아 정확한 비교는 어렵지만 지난해 수치를 절반으로 나눠 단순 비교할 경우 497억원 가량 감소한 셈이다.
부실률 역시 개선됐다. 지난해말 2.4%였던 부실률은 올 상반기 2.2%로 0.2%p 줄어들었다. 코로나19 피해 지원을 위해 보증규모를 크게 늘렸지만 오히려 부실규모가 줄어들면서 부실률이 개선됐다. 대위변제금과 대위변제율은 각각 1조3594억원에서 6312억원으로, 1.9%에서 1.7%로 줄었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숫자 이면에 숨어있는 부실 가능성을 외면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도 여전히 있다. 정부가 올해 9월까지 코로나19 피해 기업에 대해 대출원금 만기 연장, 이자 상환 유예 조치하면서 표면상으로 부실률이 개선된 것으로 보이는 ‘착시 현상’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신용보증기금 관계자는 “일반보증 부실률 감소는 정부정책 효과와 함께 신용보증기금 자체적으로 성장성이 높은 기업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는 등 사전에 리스크한도를 통제한 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소상공인의 추가 부실 방지를 위해 지원현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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