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넥신, 포스트 성영철 체제 가능할까 9월내 CEO 인선 여부 주목…1세대 바이오텍 창업주 승계 부담
최은수 기자공개 2021-08-23 07:15:33
이 기사는 2021년 08월 19일 09시3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넥신이 창업주 성영철 회장의 퇴진에 발맞춰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하기로 한 시점은 9월이다. 시간적인 여유가 많지는 않지만 제넥신은 기한 안에 작업을 마무리하기 위한 내부 논의를 진행중이다. 올해 상반기 대규모 CB 발행을 고려했다가 철회한 이력도 있었던 만큼 최적의 인사를 위해 신중을 기하고 있다.제넥신은 최근 반기보고서를 통해 대표이사 선임과 관련한 진행사항을 상세히 고지했다. 보고서 제출일(이달 17일)까지 대표이사 변경 작업이 완료되지 않았으며 해당 안이 확정될 경우 재공시한다는 내용이다. 공시한 기일(내달 1일)을 준수하기란 물리적으로 쉽지 않아 보인다. 외부 인사를 대표이사로 선임하기 위해선 임시 주주총회 소집 등 내규에 따른 작업이 추가로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성 회장의 후임 CEO 인선 작업이 계획보다 늦어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제넥신 내 C레벨 인사 대부분은 R&D 전문가라 내부 승진을 기대하긴 어렵다. 제넥신은 성 회장 재직 시 성 회장이 경영을 총괄하고 R&D 전문가가 신약개발 등 R&D를 총괄하는 경영구조를 유지해 왔다. 기존 성 회장과 각자 대표를 맡은 우정원 대표이사 또한 R&D를 총괄해 왔다.
성 회장의 빈자리를 채울 인사를 외부에서 찾는 것도 녹록하지 않은 상황이다. 성 회장은 2015년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다가 2019년 말 다시 복귀한 전력도 있다. 사실상 그를 대체할 전문 경영인을 찾기가 어려웠다는 뜻인데 이번 의사결정 과정에서도 이런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제넥신은 올해 상반기 중요한 의사결정을 번복하는 등 경영상 잡음도 있었던 만큼 더 면밀하게 적임자를 가린다는 방침이다. 제넥신은 올해 6월 1200억원 규모의 CB 발행을 검토한다는 사실이 시장에 알려진 이후 주가가 급락했다. 제넥신은 뒤이어 CB 발행 계획을 철회했지만 주가는 아직 CB 발행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제넥신 관계자는 "현재 성 회장의 후임 인선 작업은 계획과 절차에 따라 진행중이며 결과가 확정되는 즉시 공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비록 성 회장이 용퇴를 공언했지만 그의 의지와 별개로 후임자 선임과 관련한 플랜 B를 고려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바이오텍은 맨파워가 기업가치를 좌우하기 때문에 창업주 또는 오너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가 조기에 복귀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2019년 제넥신 외에도 에이치엘비가 비슷한 사례를 경험했다. 최대주주 진양곤 회장은 2019년 3월 개인 사유로 대표이사직을 내려놓고 김성철·김하용 각자대표 체제로 변경했다. 주주를 비롯한 투자자들은 진 회장은 회사에서 대체 불가능한 인사라 판단하고 경영 복귀를 요구했다. 진 회장은 약 3개월만에 다시 에이치엘비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업계 관계자는 "창업주나 오너의 후광이 큰 바이오텍일수록 후임 전문경영인이 지는 부담이 클 수 있다"며 "최근 CJ가 천랩을 인수한 이후 창업주 천종식 대표 체제를 유지하는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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