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화네트웍스, 여전한 실적 기복…IP 사업자 변신 언제쯤 수주에 매출 연동 한계, 하반기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가 변화 시금석
최필우 기자공개 2021-08-25 07:21:44
이 기사는 2021년 08월 24일 11시3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드라마 제작 명가 삼화네트웍스가 들쭉날쭉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매해 외주 제작을 얼마나 수주하느냐에 따라 실적이 갈리고 있다. 드라마 작가풀을 관리하는 자회사 스튜디오아이콘을 설립하는 등 지식재산권(IP) 사업자로 거듭나려 하고 있지만 아직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정착시키지 못하고 있다.24일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화네트웍스는 상반기 영업손실 12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6억원이다.
상반기 실적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삼화네트웍스 매출액은 기복은 심하다. 2019년과 2020년 각각 542억원, 293억원을 기록했다. 2016~2018년에도 457억원, 201억원, 126억원으로 해마다 매출액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영업손익도 예측하기 어렵다. 2016년 영업이익 70억원을 기록했지만 2018년에는 영업손실 38억원으로 부진했다.
이같은 기복은 외주 제작 특화 드라마라는 특징 때문이다. 삼화네트웍스는 1980년 설립된 삼화비디오프로덕션을 전신으로 한다. '명성황후', '제빵왕 김탁구' 등 히트작을 대거 제작했을 뿐만 아니라 체계적인 외주 제작 시스템으로도 유명하다. 꾸준히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한다는 평판을 쌓았다. 하지만 수주를 통해 매출을 올려도 대부분 매출원가로 소진돼 영업이익률이 낮고 예측 가능성도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다.

현 체제는 콘텐츠 제작 트렌드와도 다소 동떨어져 있다. 글로벌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사업자가 늘어나고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배타성을 가진 오리지널 콘텐츠를 확보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생태계가 조성되고 있다. 오리지널 콘텐츠 원천이 되는 IP 활용 사업자로 자리 잡으면 실적 예측 가능성이 높아지고 꾸준한 성장을 도모할 수 있지만 아직 이같은 모델을 정착시키기 못했다.
2011년 경영권을 물려 받은 신상윤 삼화네트웍스 대표도 비즈니스 모델 변신에 공을 들이고 있다. 2018년 자회사 스튜디오아이콘을 설립했고 대표직을 겸하고 있다. 스튜디오아이콘은 삼화네트웍스와 마찬가지로 드라마 제작을 본업으로 하지만 신인 작가를 발굴해 관리하고 크리에이터들을 기획 단계부터 참여시킨다는 차이가 있다. 제작과 함께 콘텐츠 원천이 되는 IP 확보에도 공을 들이는 구조다.
다만 스튜디오아이콘을 필두로 한 IP 사업자 변신은 아직 요원하다. 스튜디오아이콘은 출범 이듬해인 2019년 순손실 6억원을 기록했다. 2020년과 2021년 상반기에도 각각 순손실 6억원, 4억원을 기록하면서 수익성을 입증하지 못하고 있다.
올 하반기 라인업이 체질 개선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삼화네트웍스는 배우 송혜교 주연작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 드라마는 삼화네트웍스가 기획 단계부터 참여해 IP를 보유한 작품이다. 해외 판권 판매도 삼화네트웍스가 주도하고 있다.
스튜디오아이콘은 내년 하반기 미국 드라마 '멘탈리스트'를 리메이크해 선보인다. 리메이크판권을 보유하고 있어 채널 편성과 OTT 공급에 따른 수익을 올릴 수 있다. 글로벌 OTT 사업자와 협업 논의가 구체화되고 있어 새로운 수익원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화네트웍스 관계자는 "전작들과 달리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의 판권 해외 판매를 주도하면서 수익을 쌓아가고 있다"라며 "향후 제작되는 드라마에 최소 50% 이상의 IP 권리를 확보하는 방식을 적용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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