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09월 02일 08시3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진하이솔루스가 지난 1일 화려하게 코스피에 입성했다. 654대 1이라는 역대급 경쟁률을 기록한 청약의 열기가 아직 가라앉지 않은 듯 주가는 개장과 동시에 따상으로 직행했다. 보호예수 비율이 60%가 넘는 점을 감안할 때 강세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일진하이솔루스는 수소차 원천 기술을 보유한 기업의 상장이라는 점에서 주관사 선정 단계 때부터 시장의 큰 관심을 받았다. 특히 현대자동차 '수소차 로드맵'의 핵심 협력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점은 IPO의 매력도를 보다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반면 유례없는 수소 테마주라는 생소함으로 인해 불거질 수 있는 여러 리스크도 함께 지적을 받았다. 일례로 기업가치를 비교할 피어그룹(peer group) 설정이 녹록지 않은 점은 정확한 밸류에이션 산정을 어렵게 만들 수 있는 걸림돌로 거론됐다.
대표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은 이러한 리스크를 'ESG 마케팅'을 통해 넘어선다는 전략을 세웠다. ESG 경영과 연계한 수소차 연료탱크 사업의 성장 가능성을 집중 부각하면 투심을 위축시킬 수 있는 여러 변수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기업 설명회(IR)도 ESG 투자자와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주관사단 실무진은 글로벌 ESG펀드 운용사를 대상으로 수시로 비대면 IR을 열고 현대자동차와의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한 친환경 수소차 성장 청사진을 자세하게 설명했다.
수소차 연료탱크 사업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PDIE(Pre-Deal Investor Education)도 꾸준하게 병행했다. 수소차에 정통한 여러 전문가가 PDIE에 참여해 '발전-저장-운송'으로 이어지는 산업 생태계를 설명하는 한편 글로벌 시장 현황과 발전 가능성을 다각도에서 조명했다.
이러한 노력은 뜨거운 청약 열기로 이어졌다. 싱가포르투자청(GIC), 블랙록(BlackRock), FMR 등 ESG에 높은 가치를 두는 글로벌 투자자가 대거 수요예측에 참여해 경쟁률을 높였다. 맞춤형 ESG 마케팅이 없었다면 밴드 최상단 공모가, 청약 증거금 37조원, 의무 확약 비율 61.5%라는 성과는 달성이 불가능했을 수 있다.
ESG는 작금의 글로벌 자본시장을 대표하는 키워드로 자리잡았다. 내로라하는 글로벌 큰손들이 친환경, 사회적 책임, 지배구조 투명성 등에 초점을 맞춘 투자를 대거 늘리고 있다. 국내 자본시장도 회사채를 중심으로 ESG 투자 비중이 빠르게 높아지는 추세다. ESG 내재화가 부실한 기업은 투자 유치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IPO 시장에서도 ESG를 앞세워 증시 입성에 도전하는 기업이 많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ESG를 마케팅 포인트로 염두에 둔 예비 상장사가 있다면 일진하이솔루스가 이번에 보여준 마일스톤을 참고해 IPO 전략을 짜보는 것이 어떨까 싶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윤석열 대통령 탄핵]'관세' 충격이 집어삼킨 한국물…그나마 불안 덜었다
- [윤석열 대통령 탄핵]채권시장 잠잠…홈플러스 여파 비우량채 '예의주시'
- [티맵모빌리티는 지금]우티 매각, B2C 대신 데이터 기반 B2B '승부수'
- [크립토 컴퍼니 레이더]소액주주 늘어난 두나무, RSU 규정 보완 '숙제'
- [Company Watch]KMW, 자회사 기가테라라이팅 미운 오리? '유일한 희망'
- 에이비엘 이상훈 대표가 말한 GSK 딜 의미 '선급금 740억'
- 에이비엘바이오, GSK에 4조 기술이전 '사노피' 넘었다
- 아이엠지티, 기술성평가 앞두고 '이학종·손건호' 투톱 체제 전환
- 넥슨, '카잔'으로 오랜 숙원 푸나
- [i-point]DS단석, 영남 지역 산불 피해 지원 성금 5000만원 기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