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이익' 일본신한은행, 환차손에 총포괄손익 '뚝' 이익 규모 신한베트남과 '투톱' 불구, 엔화가치 급락에 평가손실 '옥에 티'
이장준 기자공개 2021-09-07 07:05:48
이 기사는 2021년 09월 03일 13: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은행의 해외법인 일본 SBJ은행(Shinhan Bank Japan)은 올 상반기 최대 규모의 이익을 냈다. 신한베트남은행과 더불어 든든한 '투톱'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그러나 총포괄손익은 1년 새 급감했다. 재무제표 작성 시점에 엔화 가치가 급락하며 환차손에 따른 평가손실이 발생한 게 '옥에 티'가 됐다는 평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SBJ은행은 올 상반기에 1202억원의 영업수익을 올렸다. 1년 전 1112억원에 비해 8.1% 증가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309억원에서 391억원으로 26.4% 늘어났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SBJ은행 자체적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다른 신한은행의 해외법인과 비교해도 신한베트남은행(Shinhan Bank Vietnam Ltd.) 다음으로 가장 많았다.
SBJ은행은 2016년까지는 리테일 개인주택상품을 주력으로 성장했다. 2017년부터는 RM 영업을 통한 기업대출에 집중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다. 이듬해에는 IB팀을 구축해 본격적으로 IB금융을 주선하고 직접 참여도 하면서 수익성을 개선했다.
여기에 지난해 4월에는 5000만엔(5억2635만원)을 들여 전산서비스업을 영위하는 자회사 SBJ DNX도 설립했다. 디지털, ICT 관련 신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다. SBJ DNX는 일본 금융회사 도쿄 키라보시 파이낸셜 그룹이 설립하는 디지털 전문은행에 클라우드 뱅킹 시스템을 제공하는 등 성과가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2017년 호주뉴질랜드은행(ANZ)의 베트남 소매금융(리테일)부문을 인수하면서 경쟁력이 강화된 신한베트남은행과 더불어 신한은행 해외법인 '투톱'으로 자리 잡은 모양새다.
그런데 SBJ은행의 올 상반기 총포괄손익은 유독 작은 편이라 눈길을 끈다. 올 상반기 160억원의 총포괄손익을 기록했는데 1년 전 647억원에 비하면 75.3%나 쪼그라든 수치다.
다른 신한은행 해외법인들의 이익 및 총포괄손익 추이와 비교해도 다르다는 걸 알 수 있다. 1년 전보다 순이익이 늘어나거나 흑자 전환에 성공한 아메리카신한은행, 캐나다신한은행, 유럽신한은행, 신한은행중국유한공사, 신한베트남은행, 멕시코신한은행은 총포괄손익도 크게 개선됐다.
반대로 신한인도네시아은행처럼 순이익이 반 토막 난 경우 총포괄손익은 쪼그라들었다. SBJ은행의 경우 순이익은 개선됐는데 그보다 큰 폭으로 총포괄손익이 떨어져 이들과 다른 양상을 보였다. 신한은행중국유한공사(76억원)보다 5배가 넘는 순이익을 내고도 총포괄손익 측면에서는 밀렸다.
총포괄손익은 당기순이익과 기타포괄손익의 합계로 구성된다. 순이익은 크게 늘었으니 매도가능증권이나 파생상품의 평가손익 등이 포함된 기타포괄손익에서 손실이 컸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SBJ은행의 경우 해외사업 환산차손이 발생하면서 기타포괄손실이 났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해외 자회사는 외화표시 자산, 부채 등 재무제표를 원화로 환산할 때 나타나는 손익이다.
SBJ의 엔화를 모행인 신한은행에 연결할 때 원화로 환산했는데 당시 엔화 가치가 뚝 떨어지면서 타격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실제 올 상반기 말에는 원-엔화 환율이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재무제표 작성 시점에 엔화 가치가 변동되면서 환율이 불리하게 작용해 해외사업환산차손이 발생했다"며 "다만 실제 실현된 손익은 아닌 만큼 추후 환율이 올라가면 그만큼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SBJ은행은 재일교포 자본을 바탕으로 설립된 신한은행에 있어 의미가 남다르다. 1986년 3월 지점으로 개설된 일본 영업 거점을 2009년 9월 법인으로 전환하며 현지화에 박차를 가했다.
신한은행 임원들과도 인연이 깊다. 특히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과거 일본 오사카지점장 재직 시절 SBJ은행이 출범하는 데 관여하기도 했다. 이후 그는 SBJ은행 부사장, SBJ은행 법인장을 맡았다. 전필환 부행장 역시 2017년 1월부터 작년 12월까지 SBJ은행 부사장을 역임하다 올해 신한은행 디지털그룹으로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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