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십 시프트]세진그룹 2세 리더십 기반 '동방선기 M&A'③윤지원 부사장, 사재 출연으로 인수전 참여…작년 지배력 확보 후 '조선·신사업' 방점
신상윤 기자공개 2021-09-08 07:30:48
[편집자주]
기업에게 변화는 숙명이다. 성장을 위해, 때로는 생존을 위해 변신을 시도한다. 오너십 역시 절대적이지 않다. 오히려 보다 강력한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경영권 거래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물론 파장도 크다. 시장이 경영권 거래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다. 경영권 이동이 만들어낸 파생 변수와 핵심 전략, 거래에 내재된 본질을 더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1년 09월 06일 14시2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선기자재 전문기업 '세진그룹'이 조선업 턴어라운드를 앞두고 사업 재편에 힘을 쏟는다. 창업자 윤종국 회장 등 오너일가는 지난해 자동차부품 사업에서 손을 떼면서 모든 가용 자원을 조선업 경쟁력 강화에 쏟고 있다. 최근 인수를 결정한 선박·플랜트 배관 전문기업 동방선기도 세진그룹의 조선업 경쟁력 강화와 맞물린다.아울러 세진그룹 2세 시대의 문을 연 윤지원 부사장에게 눈길이 쏠린다. 지난해 지배구조 정점에 오르며 후계 구도를 일찌감치 확정한 그는 최근 신규 사업 등을 추진하며 자산 규모가 5000억원이 넘어선 세진그룹을 이끌 경영자로서 입지를 굳히고 있다. 특히 이번 동방선기 인수전에 직접 사재를 출연해 지분을 매입하는 등 관심을 보여 앞으로 세진그룹을 이끌 동력의 초석도 마련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코스닥 상장사 일승은 지난 1일 조선 배관 전문기업 동방선기 경영권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동방선기 최대주주 김성호 회장 등 오너일가의 경영권 주식 259만391주를 전량 인수한다. 거래금액은 95억원이다. 한 달 뒤 잔금을 치르고 동방선기의 새로운 최대주주에 오른다. 친환경 조선 장비 전문기업 일승은 코스닥시장 입성 5개월 만에 자회사를 품게 됐다.
이번에 확보한 일승의 동방선기 지배력은 28.73%다. 여기에 윤 부사장 등이 사들인 지분을 포함하면 지배력은 33.38%까지 늘어난다. 특히 세진그룹 후계자인 윤 부사장은 개인적으로 동방선기 주식 40만주를 인수하면서 10억원에 달하는 사재를 출연했다. 경영권 인수 계약 전 실사 기간 등을 고려하면 윤 부사장은 이번 M&A에 상당히 공을 들였던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세진그룹 미래를 책임진 윤 부사장의 경영 기반 마련과도 궤를 같이한다. 세진그룹 창업자 윤 회장의 아들인 그는 핵심 계열사 세진중공업 종합기획실에서 근무하며 신성장동력 발굴 등에 주력하고 있다. 모친의 지분 상속과 윤 회장의 주식 일부 매각 등으로 지난해 9월 세진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올랐다.

조선업 턴어라운드가 가시화된 점도 긍정적이다. 최근 국내 대형 조선사를 중심으로 수주가 이어지고 있다. 산업 특성상 수주 1~2년 뒤 조선기자재 기업으로 수혜가 이어지는 만큼 동방선기는 일승 및 세진중공업과 사업적 접점이 많다. 윤 부사장이 세진그룹에 편입된 동방선기의 수익성 전환까지 이뤄낸다면 경영능력 입증과 리더십까지 확보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조선업 경쟁력 강화 전략과도 이어진다. 세진그룹은 당초 자동차 강화유리 및 외장부품 전문기업 '㈜세진'과 조선기자재 전문기업 '㈜세진중공업'이 사업의 양대 축을 이루며 성장했다. 양사가 각각의 전문성으로 성장했으나 지난해 윤 회장 등 오너일가가 세진을 매각하면서 세진그룹 내 자원은 조선기자재 사업에 집중되고 있다. 특히 2017년 11월 세진그룹에 편입된 일승은 올해 5월 코스닥시장에 입성하면서 제2의 도약 기반을 마련한 상황이다.
일련의 과정은 윤 부사장이 부친의 뒤를 잇는 차기 오너십 확보로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세진그룹은 최대주주였던 윤 회장이 지분 일부를 매각하면서 '윤 부사장→세진중공업→일승'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구축했다. 이번 인수 절차가 마무리되면 지배구조 하단엔 동방선기까지 붙게 된다. 이와 관련 동방선기가 부채비율이 15.7%에 그치고, 133억원 상당의 토지 자산(장부가 기준)을 보유하는 등 재무적으로 안정적인 상장사인 만큼 전략적 활용의 기회도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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