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옥죄기 파장]전북·광주은행, '고수익 자산' 집중 전략 차질 불가피신용대출 한도 경감+주담대 축소 기조 유지…가계 자산성장 둔화 예상
김현정 기자공개 2021-09-09 07:35:16
이 기사는 2021년 09월 08일 15: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JB금융그룹 투뱅크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은 올 상반기 나란히 수익성 중심의 자산성장 기조를 보였다. 그룹 차원의 위험가중자산이익률(RORWA) 극대화 전략에 따른 행보다. 두 곳 모두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은 집단대출보다 저신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중금리대출에 집중해왔다.문제는 올 하반기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가 본격화하면서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당국 방침에 발맞춰 양행 모두 큰 폭으로 늘려왔던 중금리대출 영업을 축소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올 6월 말 기준 전북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총 5조951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북은행은 올 상반기 가계대출이 작년 말 대비 2.8% 뒷걸음질쳤다. 세부 내역을 살펴보면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2조4805억원으로 6개월간 16.63%나 감소했다. 반면 신용대출 잔액은 1조7506억원으로 15% 증가했다.
광주은행도 비슷한 상황이다. 6월 말 기준 광주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8조8224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2.1% 증가했다. 이 중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6조4981억원으로 6개월간 0.3% 감소했다. 신용대출 잔액은 1조8422억원으로 12.3% 증가했다. 증감 폭은 다르지만 양행 모두 주택담보대출은 감소하고 신용대출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는 그룹 차원의 조치였다. JB금융은 고수익 자산 비중은 늘리고 저수익 상품의 비중을 줄이는 쪽으로 대출자산 포트폴리오를 조정해왔다. 해당 방침에 발맞춰 전북·광주은행 모두 중도금대출 등 주택담보대출에 소극적이었고 중금리대출을 크게 확대했다.
중도금대출은 담보가 포함돼 리스크가 낮고 금리 수준도 상대적으로 낮다. 중금리대출의 장점은 높은 금리다. 관건은 리스크관리인데 양행은 건전성 관리 역량을 바탕으로 중금리대출을 확대시켜왔다.
지난 7월 말 상반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김기홍 JB금융 회장 역시 “각 자회사 사업포트폴리오를 수익성 중심으로 재편하는 데 역점을 기울여왔다”며 “수익마진이 큰 핵심 사업의 자산은 상당히 증가했고 상대적으로 수익이 낮은 사업은 마이너스 성장해 저수익에서 고수익으로 자산이 이동(쉬프트)하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정부가 강도 높은 가계부채 관리에 나서면서 기존 전략에도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신용대출을 제한 없이 늘리기 부담스러운 상황에 놓인 것이다.
시중은행에 신용대출 및 주택담보대출이 막히면 지방은행에 ‘풍선효과’가 발생하는 것은 수순이다. 당국은 지방은행들을 대상으로도 가계대출에 만전을 기해달라 주문했고 양행 모두 당국의 지침에 발맞추기로 했다.
광주은행은 이달 1일부터 신용대출 한도를 연 소득 100% 이내로 축소했다. 전북은행은 6일부터 동일 규정을 시행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하반기 대출성장 속도 역시 상반기 때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전북·광주은행은 상반기 자산성장을 천천히 하는 대신 하반기에는 코로나19 상황이 호전되면 대출을 증가시키기로 했었다.
작년 말 JB금융은 경영계획 수립 시 2020년은 코로나19로 급증한 대출수요에 대응했지만 2021년은 잠재 리스크에 대비해 자산성장 속도를 늦추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상반기 양행의 가계대출 및 기업대출 증가율이 둔화했다.
상반기 전북은행의 총 원화대출금 증가율은 1.5% 감소했다. 광주은행의 원화대출금 증가율은 2.9% 정도다. 타 지방은행들의 상반기 원화대출금 증가율을 살펴보면 부산은행 9.3%, 경남은행 6.6%, 대구은행 6.7% 정도다. JB금융 양행의 증가율이 특히 더뎠음을 알 수 있다.
양행 모두 하반기 주택담보대출에 대해서 기존 기조를 유지할 방침이다. 이 가운데 신용대출 영업이 축소함에 따라 전체 가계대출 자산 성장은 더욱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북은행 관계자는 “당국의 규제 기조에 발맞춰 전북은행도 이달 6일부터 신용대출 한도를 축소하기 시작했다”며 “주담대 축소는 최근 정부 규제와는 관련 없이 RORWA가 높은 쪽에 자산배분을 더 많이 하자는 당초 전략에 따른 것이고 앞으로도 지속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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