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로 본 은행 판도변화]'ROE·ROA' 리딩뱅크 신한…전북·광주·부산은행 '톱3'③중소형은행 수익성 지표 대형은행 추월…인터넷·특수은행 '롤러코스터'
고설봉 기자공개 2021-08-19 07:35:23
[편집자주]
국내 은행들의 생존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예대마진이란 공통의 영업방식만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는 환경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저금리 영향으로 대출시장이 커지면서 은행들의 경쟁구도도 한층 더 복잡해졌다. 특히 각종 지표들을 살펴보면 은행간 시장 지배력과 경쟁력에서도 미묘한 변화가 엿보인다. 더벨은 금융사들이 제공한 다양한 데이터를 정밀 분석해 은행업권의 판도 변화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8월 13일 10: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은행 경쟁구도는 단순히 수익의 '양'으로 보면 지난 몇 년 간 단순했다. 대형은행들이 독주하는 가운데 준대형은행과 중소형은행들이 분전했다. 인터넷은행과 특수은행들은 경쟁에서 밀린 것처럼 보인다.하지만 수익성 지표를 토대로 들여다보면 다른 그림이 펼쳐진다. 리딩뱅크 KB국민은행과 이하 신한·우리·하나은행의 순위가 뒤섞이는 결과가 나온다. 아울러 중소형은행들이 강소은행으로서 면모를 확실히 드러낸 사례도 있다.
◇'양'에선 KB, '질'에선 신한…3위 싸움 치열한 '우리·하나'
대형은행들의 수익성 순위는 단순 양이 아닌 지표들로 보면 전혀 양상이 다르다. 특히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총자산순이익률(ROA)을 통해 다시 순위를 매겨보면 단순한 순이익 규모를 통해 보지 못했던 새로운 판도 변화를 볼 수 있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간 리딩뱅크 경쟁 경우 '질적' 측면에서는 신한은행이 뛰어난 양상이다. 순이익 규모에서 1위였던 국민은행은 ROE 측면에선 우리은행보다 뒤쳐진다. 하나은행 ROE는 우리은행보다 낮았지만 ROA는 우리은행과 국민은행 사이에 위치하며 3위 그룹을 지켰다.
더벨이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데이터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빅4 대형은행 가운데 가장 좋은 수익률 흐름을 보여준 곳은 신한은행이었다. 2015년 9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을 합병해 지금의 은행 구도가 굳혀진 이후 시점을 기준으로 삼아 봤을 때다.
이 기간 ROE를 기준으로 보면 신한은행은 2016년 1분기 이후 올 1분기까지 총 21개 분기 가운데 11개 분기(공동 1위 포함) 1위 자리에 올랐다. 같은 기간 사이에 ROA 1위를 기록한 건 총 10번이다.
신한은행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순이익 규모가 더 많았던 KB국민은행은 수익성 지표 순위 면에선 뒤로 밀린 모양새다. ROE 기준으로 보면 같은 기간 국민은행은 4개 분기 1위에 올랐다. ROA 기준으로 1위를 차지한 건 10개 분기로 신한은행과 동일했다.
또 다른 특징은 우리은행을 넘어 최근 순이익 규모에서 빅3를 굳히고 있는 하나은행 경우 수익성 지표 측면에선 우리은행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는 점이다. 하나은행은 2016년 1분기부터 21개 분기 동안 ROE 1위를 차지한 건 2번이다. ROA 기준 1위를 한 것은 5번이다.
ROA는 자산총액 대비 순이익률을 수치화 한 지표다. 금융기관이 보유자산을 대출과 유가증권 등에 운용해 실질적으로 얼마만큼 순이익을 창출했는지를 나타낸다. 자산운용 및 영업활동의 효율성 등을 측정할 수 있다.
ROE는 자본총액 대비 순이익 규모를 가늠하는 수익성 지표다. ROE가 높다는 것은 자기자본에 비해 효율적으로 순이익을 많이 낸다는 뜻이다. ROE가 높으면 그만큼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더 많이 돌려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포트폴리오 강화 등을 위해 글로벌 투자자들을 계속해 유치해야 하는 금융지주사 입장에서 핵심 자회사인 은행의 ROE가 투자자들이 투자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된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글로벌 투자자 유치에서 신한금융이 경쟁사 대비 많은 성과를 낸 원동력도 가장 뛰어난 ROE에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강소은행 저력 보여준 전북·부산·광주…농협·기업 '정중동'
ROE·ROA를 기준으로 놓고 보면 중소형은행들도 눈에 띄는 특징들이 있다. 물론 국내은행 시장은 대형은행들의 독주체제다. 2016년 1분기부터 올 1분기까지 21개 분기 동안 국내에서 은행들이 벌어들이는 순이익 가운데 평균 55% 이상을 대형은행들이 차지했다. 준대형은행까지 포함하면 전체 순이익의 74% 정도가 대형은행과 준대형은행 등 6대 은행의 몫이다.
이런 가운데 나머지 13개 은행들은 순이익 기준 35%의 시장을 놓고 경쟁을 펼치고 있다. 단순히 규모로 보면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조금 더 내밀하게 들여다보면 중소형은행들은 고수익을 통해 나름의 생존 방식을 만들어냈다. 대형은행과 준대형은행들이 따라잡을 수 없는 수준으로 높은 수익성을 자랑하는 은행들이 상당수다.
중소형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의 수익성을 구가하는 곳은 광주은행, 부산은행, 전북은행 등 3곳이다. 경남은행과 대구은행, 제주은행 등은 지방은행 가운데 비교적 ROE와 ROA가 낮았다. 다만 이들은 SC제일은행이나 씨티은행보다는 높은 수준의 수익성을 기록했다.
광주은행은 ROE가 전 은행을 통틀어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 중이다. 2016년 1분기부터 올 1분기까지 총 21개 분기 가운데 ROE 2%를 넘긴 분기가 15번이다. 전체 은행 가운데 ROE 1위를 기록한 횟수도 8번에 달한다. ROA도 양호한 수준이다. 평균 1.5% 안팎을 기록하며 선전하고 있다. 전체 은행 가운데 21개 분기 기준 ROA 1위에 오른 횟수가 2회였다.
부산은행도 ROE가 꾸준히 높게 유지되고 있다. 같은 기간 ROE가 2%를 넘은 경우가 11번이었다. 다만 최근 들어 ROE가 계속해서 떨어지는 추세다. 2019년 4분기 말 이후 2%를 넘긴 경우가 없었고 최근 분기에는 대형은행들보다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ROA 역시 추이가 비슷하다. 2016년 1분기 이후 21개 분기 동안 전 은행 가운데 ROA가 가장 높았다던 적은 총 7번이다. 하지만 2019년 4분기 말 이후 ROA가 0.15% 아래로 떨어졌다. 대형은행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되거나 더 낮은 수준까지 하락했다.
전북은행 역시 ROE와 ROA가 높은 축에 속한다. 같은 기간 국내은행 전체에서 가장 높은 ROE를 기록했던 게 총 4번이다. 이 기같 ROA는 총 6번 1위를 기록했다. 특히 최근 들어 ROE와 ROA 모두 상승세다. 올 1분기 ROE 2.59%, ROA는 0.21%로 국내 은행 19개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준대형은행으로 분류되는 NH농협은행과 기업은행은 ROE와 ROA 모두 중소형은행보다는 낮았고, 대형은행보다는 조금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외국계 은행인 SC제일은행과 씨티은행은 두곳 모두 계속해서 수익성이 하락하는 추세다.
인터넷은행 경우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정반대 행보를 보였다. 카카오뱅크가 기나긴 순손실에서 벗어나 수익을 실현하고 있지만 케이뱅크는 여전히 손실구간을 벗어나지 못했다. 다만 카카오뱅크는 기대와는 다르게 수익성에서 대형은행들에 모두 밀리고 있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롤러코스터를 탔다. 특정 분기에는 수익성이 다른 은행들의 2~3배까지 상승했지만 반대로 대형은행들보다 손실을 2~3배 더 크게 낸 적도 다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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