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자전환' 현대일렉트릭, 공모채 역대 최고 흥행 [Deal Story]1100억 수요 모집 금리 대폭 절감…'A-' 이슈어 한계 극복
오찬미 기자공개 2021-10-08 08:12:58
이 기사는 2021년 10월 07일 17: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현대일렉트릭)이 공모 회사채 발행에 나서 역대 최고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최근 금리 인상기에 A- 이슈어(Issuer)에 대한 인기가 시들해진 가운데 이룬 성과라 더 높이 평가된다.모집액의 두배를 웃돈 수요가 몰리면서 오버부킹으로 딜을 마감했다. 금리도 밴드 하단 밑에서 모집액을 모두 채웠다.
◇역대 최고 성적표, 고난이도 딜 '성공적' 마무리
7일 IB업계에 따르면 현대일렉트릭이 이날 공모채 3년 단일물 500억원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서서 총 1100억원의 주문을 확보했다. 별도의 증액 한도는 열어두지 않아 500억원 발행이 확정됐다. 한국투자증권, KB증권, 하이투자증권이 공동 대표주관을 맡아 딜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이번에 현대일렉트릭의 공모 결과는 상당한 성과다. 한때 미달을 걱정했던 이슈어였지만 어려운 시장상황 속에서도 탄탄히 주문량을 채우며 위상을 높였다. 희망 금리 밴드를 개별 민평 대비 -100bp~+0bp로 제시했었다. 수요가 몰리면서 개별 민평보다 -124bp 낮은 수준에서 모집액을 모두 소화했다.
최근 금리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10월에 접어들자 A- 등급의 3년물 민평금리가 3.002% 수준으로 상승했다. 현대일렉트릭의 3년물 개별민평금리도 10월 5일 기준 4.477%로 동반 상승하며 부담을 키웠다.
그러나 고금리가 투자 메리트로 부각되면서 오히려 수요예측을 통해 금리를 크게 절감할 수 있었다. 덕분에 3%대 초반 수준에서 최종적으로 금리를 결정할 수 있을 전망이다.
그동안 실적과 재무지표 관리를 해오며 자체적인 매력도를 높인 게 가장 주효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올 상반기 순이익 295억원을 달성해 4년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이끌어 냈다. 실적을 회복하면서 꼬리표처럼 달렸던 '부정적' 등급 전망도 '안정적'으로 바꿔 달았다.
유동성 대응력을 탄탄히 갖추며 재무구조도 크게 개선했다. 지난 3년간 순차입금을 절반 이하로 줄였다. 2018년 연결기준 5154억원에 이르던 순차입금은 올 상반기 1941억원으로 절반 이상 감소했다. 현금성자산은 2019년 대비 두배 이상 쌓아 유동성 대응 능력을 높였다. 2019년 1897억원에서 올 상반기 5401억원 수준으로 제고됐다.
◇ESG 전략 성공, SPV도 지원…A- 채권 디스카운트 '탈피'
ESG로 채권을 구성해 투심을 공략한 전략도 도움이 됐다. 지난 3년간 태양광에너지 등 신재생에너지 전력설비 구축을 위해 사용한 대금 400억원과 내년까지 협력사 동반성장펀드 등 금융지원 프로그램에 사용할 100억원을 모집하는 내역으로 ESG 인증을 받았다.
수요가 맞아 떨어진 자산운용사, 증권사 리테일 등이 투심을 견인했다. 산업은행이 운용하는 기업유동성지원기구(SPV)도 수요예측에 참여해 지원사격에 나섰다.
전략을 촘촘히 한 덕분에 홀로 A- 채권 디스카운트를 탈피할 수 있었다. 시장 금리가 상승하면서 채권 매력도가 낮아지자 최근 발행에 나선 A- 이슈어가 수요예측에서 간신히 주문량을 확보하거나 금리를 상당 부분 높여 발행을 하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금리 상승으로 A0 이상 채권에서도 충분한 수익성이 보장되자 A- 이하 이슈어가 주요 투자처로 각광받지 못했다. A- 등급은 한 노치만 떨어져도 하이일드(High Yield)급으로 분류되는 BBB+ 등급이 된다는 점에서 투자수요를 모으는 데 큰 걸림돌로 작용했다.
최근 발행에 나섰던 A- 이슈어인 DL건설과 아주산업 역시 빠듯하게 수요를 채우며 간신히 완판에 성공했다. DL에너지, 사조산업, , 동화기업 등은 모두 3년물 발행 금리를 민평 금리보다 소폭 높은 수준에 결정했다.
시장 관계자는 "흥행이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현대일렉트릭이 역대 최대 성적표를 냈다"며 "흑자전환으로 등급 전망이 안정적으로 복귀하고 금리 메리트도 탄탄하게 뒷받침 돼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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