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10월 07일 16시3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카드가 올해만 벌써 여섯 번째 장기 기업어음(CP) 발행을 재개한다. 일괄신고 발행한도를 모두 다 채워 조달 선택지가 줄었다. 금융당국의 조달 다각화 지침에 발맞춰 여전채 조달 비중도 70%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

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오는 19일 3000억원 규모의 장기 CP를 발행할 계획이다. 트렌치(만기구조)별로 4년물 1500억원, 5년물 1500억원을 구성했다. 트렌치별 할인율은 4년물 2.051%, 5년물 2.1%로 설정했다. 단기신용등급은 A1이며 한국투자증권이 대표주관 업무를 맡았다.

일괄신고제를 통한 발행여력이 끝났다는 점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8월부터 올해 8월까지 4조원 한도 내에서 일괄신고제를 통해 회사채를 발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난 8월 25일 기일로 발행 한도를 모두 채웠다.

최근 금융당국의 지침에 따른 결정으로도 풀이된다. 금융당국은 올해 1월부터 ‘유동성 리스크관리 모범규준’을 시행했다. 여전사 유동성 관리 감독 차원에서 여전채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도록 관리 지침을 내렸다.

신한카드는 금융당국의 지침에 맞춰 여전채 조달 비중을 70%를 넘지 않는 수준에서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지난해 말 신한카드의 자금조달 포트폴리오는 여전채 73%, ABS 13%, 기업어음 8%, 차입금 7% 등이다.

신한카드는 2015년 이후 매년 장기 CP를 발행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발행 빈도가 부쩍 잦아지는 추세다. 올해는 앞서 다섯 번에 걸쳐 장기 CP로 총 1조4000억원을 마련했다. 이미 지난해 전체 발행액 6000억원의 2배에 달하는 조달을 마쳤다. 이번 발행이 완료되면 신한카드의 기업어음 발행잔액은 3조59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여전채 의존도를 낮춰야하는 카드사에게 장기 CP는 현실적으로 유일한 선택지다. 전자단기사채와 일반 CP 등 다른 조달 통로도 있지만 점차 시장금리 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장기물 위주의 조달 전략이 필요하다.

다만 장기CP가 카드사의 유동성 관리를 위한 적절한 대안인지에 대해서는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장기 CP는 단기금융상품의 도입 취지와는 다른 변칙적 조달 방식이다. 외형상 단기어음이지만 만기와 공모구조 등 경제적 실질은 회사채와 다름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