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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M&A]공정위 LCC에 의견서 요청, '조건부' 결합승인 주목싱가포르 경쟁당국도 설문 요청...합병 후 운수권·슬롯 '재분배' 주장 골자

김서영 기자공개 2021-10-14 07:32:11

이 기사는 2021년 10월 12일 15: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함심사가 당초 예상보다 반년가량 지연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와 국내외 경쟁당국들은 저비용항공사(LCC)에 의견서 제출을 요청하는 등 기업결합심사를 면밀하게 진행 중이다. 공정위가 연내 심사를 마무리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운수권과 슬롯(slot) 재분배 등을 조건으로 승인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1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티웨이항공과 제주항공 등 LCC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에 대한 의견서 제출을 요청했다. 그뿐만 아니라 싱가포르 경쟁당국도 국외 경쟁당국 가운데 유일하게 이들 LCC에 설문조사 형식의 의견서를 보낸 것으로 전해진다.

공정위가 LCC에 보낸 의견서는 40~50여개의 문항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 의견서는 '빅딜로 인해 가장 우려하는 점이 무엇인지', '그간 대형항공사(FSC)로 인해 취항하지 못했던 노선이 있는지' 등이 주된 질문 사항이다. 의견서 마지막에 양사 통합에 대해 자유로운 의견을 서술할 수 있는 문항이 있었다고 한다.

티웨이항공 고위관계자는 “이번 항공빅딜을 통해 FSC를 중심으로 하는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LCC의 관광수요 유치 등 각자의 역할에 맞는 이원적 전략에 적합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며 “항공자유화협정(오픈 스카이) 체결 국가를 확대하거나 기존 운수권과 슬롯의 재분배를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공정위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의 인수 후 통합(PMI) 계획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한 뒤 2년간 대한항공의 자회사로 독자 운영을 거쳐 2023년 대한항공과 통합해 하나의 통합 FSC로 거듭난다는 구상이다. 이후 한진칼의 자회사 진에어(56.38%)와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 에어부산(41.15%), 에어서울(100%) 등 LCC 3사를 합병해 통합 LCC를 설립하는 안까지 세워뒀다.
(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대한항공의 PMI 계획을 두고 LCC 업계에서는 이들이 가지고 있는 운수권이나 슬롯을 그대로 보유한 채 통합한다면 항공사 간의 경쟁을 제한해 일방적인 운임 인상을 제지하기 어렵고, 독과점으로 인한 불이익은 소비자의 몫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문제를 지적해왔다.

앞선 관계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만이 운수권을 보유하고 있어 통합 이후 독점 우려가 큰 항공노선 목록을 공정위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인천발 항공노선은 △몽골 울란바토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발리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중국 다롄·시안·장춘·청두, 김포발 항공노선의 경우에는 △하네다(도쿄) △오사카 △베이징 △홍차오(상하이) 노선 등이다.

이들 노선 가운데 인천-울란바토르 노선 운수권에 대한 재분배 작업에 돌입했다. 한국과 몽골 정부가 내년부터 성수기 직항 항공편을 2배 늘리기로 합의한 것이 직접적인 배경이다. 몽골 노선은 1994년부터 25년간 대한항공이 독점해왔다. 2019년 아시아나항공이 운수권 확보에 성공하면서 경쟁체제를 이뤘으나 아시아나항공 합병으로 다시금 독점 논란이 불거졌다. 현재 티웨이항공과 제주항공 등이 운수권 확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공정위가 LCC를 상대로 의견서를 받은 건 개별 노선에 대한 경쟁 제한 요소를 면밀하게 살피고 있다는 방증이란 해석이다. 공정위는 이달 5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제출한 주요 자료를 통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심사를 연내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공정위 심사 결정이 임박한 가운데 운수권 및 슬롯 재분배 등을 조건부로 양사의 결합을 승인하는 것 아니냐는 항공업계의 전망이 나온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여러 대외 상황을 미루어봤을 때 공정위로서는 갈등 요소를 봉합해 책임 소지를 줄여야 할 것"이라며 "공정위도 이를 의식해 합병 이후 운수권과 슬롯 재분배라는 조건부 승인으로 결론 지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정위가 과거 해외 항공사의 조건부 승인 사례를 참고할지도 주목된다. 미국 공정거래당국은 △아메리칸항공-US에어웨이(2013) △유나이티드항공-컨티넨탈항공(2010) △델타항공-노스웨스트항공(2008) 등 자국 항공사의 합병을 조건부로 승인했다. 유나이티드항공과 컨티넨탈항공은 뉴저지주 뉴어크(Newark) 공항에서의 독점 우려로 컨티넨탈항공이 보유하고 있던 슬롯 일 18회를 사우스웨스트항공에 이전하는 조건을 이행해 합병에 성공했다.

대한항공은 슬롯 반납 및 재분배 등에 대해서 결정된 바 없다고 말을 아꼈다. 매각주관사 화우 관계자는 “합병 작업 시작 전부터 기업결합심사가 늦어질 것이라 예상했으나 더 늦어지고 있는 상황으로 대한항공과의 미팅도 중단됐다"며 "공정위의 심사 결과를 기다릴 뿐"이라고 짧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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