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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저축은행, 한화 금융라인서 '배제'된 까닭 금융계열사 중 유일한 글로벌에셋 자회사로…작은 규모·위상에 우선순위 밀려

류정현 기자공개 2021-10-19 07:23:39

이 기사는 2021년 10월 18일 15: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저축은행이 그룹 내 핵심 금융계열 라인에서 빠지게 됐다. 최근 그룹 차원에서 후계구도 완성을 위해 한화생명보험을 필두로 금융계열사 지배구조를 정리했는데 이 대열에 합류하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한화그룹 내에서 한화저축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아 일단 우선순위에서 밀린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화저축은행은 이달 초 대주주가 교체됐다. 기존에 한화건설이 지분 38.14%를 보유하며 최대주주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는데 이를 한화글로벌에셋에 전량 매각하면서다. 총 처분한 금액은 약 701억원이다.

아울러 한화그룹 내 다른 계열사인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한화테크엠도 보유하고 있던 지분 16.16%, 9.65%를 한화글로벌에셋에 매각했다. 이로 인해 한화저축은행은 한화글로벌에셋의 완전 자회사가 됐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최근 한화 그룹이 금융계열사 지배구조를 정리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한화 그룹은 최근 3세 경영승계에 본격 착수하면서 그룹 내 금융사의 수직 계열화 작업에 돌입했다.

현재 한화그룹의 금융계열 라인에서는 한화생명이 지배구조 최상단에 자리하고 있다. 한화손해사정, 한화손해보험, 한화자산운용 등이 모두 한화생명의 자회사다. 지난 2009년 한화생명이 한화자산운용의 지분을 사들이기 시작하면서 그려진 밑그림이다.

최근에는 한화생명 자회사인 한화자산운용이 한화투자증권의 지분을 대거 사들였다. 한화자산운용은 지난 8월 한화그룹 내 비금융계열사가 보유한 한화투자증권 지분 26.46%를 인수했다. 한화자산운용의 한화투자증권에 대한 지분율은 기존 19.64%에서 46.08%로 크게 증가했다.

이 가운데에는 한화글로벌에셋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도 포함됐다. 이를 통해 한화생명→한화자산운용→한화투자증권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더욱 강화한 셈이다.

출처=한화 주요 계옇사 반기보고서

이런 와중에 한화저축은행은 그룹 내 금융계열사임에도 불구하고 이 대열에 합류하지 못했다. 한화생명, 한화손해보험, 한화자산운용, 한화투자증권 등 여러 금융계열사 가운데 유일하게 한화글로벌에셋 산하에 자리하게 됐다.

한화글로벌에셋은 이름만 들어서는 금융계열사 같지만 실상은 아니다. 해당 법인은 과거 한화솔루션이 영위하던 가공사업을 물적분할하며 세워진 곳이다. 석유화학 가공제품의 생산 및 판매를 목적으로 1999년 7월 설립됐다. 현재도 합성수지 및 기타 플라스틱 물질 제조업을 주로 영위한다.

업계에서는 한화저축은행이 지배구조 재편의 우선순위에서 다소 뒤처졌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화투자증권에 대한 지배력 강화를 더 우선적인 과제로 판단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화저축은행은 다른 금융사에 비해서 규모도 작을뿐더러 아직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지역도 제한적인 상황이다. 저축은행 업계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한화’라는 브랜드 네임에 비하면 큰 편은 아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한화저축은행도 금융계열 라인에 포함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저축은행과 증권사가 서로 간의 연계를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수신기능이 없는 증권사의 약점을 저축은행이 보완할 수 있다. 저축은행의 경우 스탁론 분야에서 증권사와 협업할 때 이점이 크다.

실제로 증권사들이 최근 저축은행을 속속 매입하고 있다는 점도 이러한 예측에 힘을 싣는다. 올해만 해도 SK증권과 KTB투자증권이 각각 MS저축은행과 유진저축은행을 인수했다. 이미 증권사와 저축은행을 모두 보유한 한화 그룹도 이러한 시너지를 도모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아직 한화 그룹 내부에서는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다. 한화 그룹 관계자는 “(계열사 간 지분 정리는) 경영상 필요에 따라 진행하는 작업”이라며 “현재로서는 (한화저축은행의) 별다른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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