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리스트럭처링 리뷰]'내부 출신' 구현모 대표, 인사 키워드는 '외부 출신'②구성원 이해관계 적은 전문가 기용, 높은 강도 구조조정 포석
최필우 기자공개 2021-10-26 07:28:30
[편집자주]
구현모 KT 대표 숙원 사업인 그룹사 리스트럭처링 밑그림이 완성됐다. 취임 후 1년 반에 걸쳐 미디어, 커머스, 금융 등 분야별 수장을 정하고 굵직한 지배구조 개편을 단행했다. 여기에 사장급 부문장이 이끄는 그룹트랜스포메이션부문을 신설해 사령탑을 세웠다. 이젠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본격적인 투자를 앞두고 있다. 더벨은 KT 리스트럭처링 분야별 키맨과 전략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1년 10월 22일 0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구현모 KT 대표 리더십 원천은 내부 출신이라는 데 있다. 정통 KT맨으로 경력을 시작해 회장 비서실장, 경영기획부문장, 커스터머부문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정계에 몸 담았던 이석채 전 회장,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이끌었던 황창규 전 회장과는 차별화된 커리어다.대표 취임 후 인사 기조는 그의 약력과 정반대다. 구 대표는 리스트럭처링에 필요한 인물들을 외부 출신에서 중용하고 있다. 리스트럭처링 중심 축을 차지한 임원들의 면면을 보면 KT 내부에서 비주류로 분류되거나 전혀 인연이 없었던 인사들이 대부분이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하려면 기존 구성원과 이해관계가 적은 전문가를 기용하는 게 낫다는 계산이 깔렸다.
지난달 KT로 복귀한 윤경림 사장은 KT와 인연이 깊지만 주로 외부에서 경력을 쌓은 인사다. 1988년 데이콤 입사 후 하나로텔레콤에서 영업부문장(전무)까지 지냈다. 2006년 신사업추진실장으로 영입되면서 KT에 처음 합류했다. 이후에도 KT, CJ, 현대자동차를 오가면서 임원 시절을 보냈다.
이같은 경력은 현 KT 사장단 4인방 중 윤 사장이 유일하다. 구 대표와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은 KT에서만 근무했다. 강국현 커스터머부문장은 KT 입사 후 한솔PCS로 잠시 적을 옮겼지만 한솔PCS와 KTF, KTF와 KT 합병으로 자연스럽게 KT에 복귀했다. 경영기획부문장으로 그룹 인수합병과 사업전략을 총괄해본 박 부문장을 두고 새 컨트롤타워인 그룹트랜스포메이션부문을 윤 사장에게 맡긴 데는 구 대표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평이다.
외부 출신 중용 기류가 드러난 건 구 대표 체제 첫 정기 인사 시즌이었던 지난해 12월이다. 당초 그룹 전무 직급을 달고 있었던 정기호 나스미디어 대표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정 대표는 나스미디어 창업자로 2008년 KT 피인수 이후 줄곧 2대 주주이자 대표 지위를 유지하고 있었으나 일약 그룹 사장단 멤버가 됐다. 올 3월에는 KTH(현 KT알파) 대표를 겸하며 리스트럭처링 한 축인 광고·커머스 총책으로 등극했다.
KT스튜디오지니, 스카이라이프TV, 미디어지니 3사 수장을 겸하면서 실세가 된 윤용필 대표도 삼성영상사업단이 친정이다. KT의 첫번째 콘텐츠 제작업 도전을 이끌었던 김주성 전 KT미디어허브 사장도 삼성영상사업단 출신이었다는 인연이 있다. 윤 대표가 KT스카이라이프 콘텐츠융합사업본부장이었던 시절 대표였던 강국현 부문장이 그룹 미디어 사업을 총괄하게 되면서 구 대표 체제에서 중용되고 있다.
윤 대표와 KT스튜디오지니 공동대표를 맡은 김철연 대표는 CJ ENM과 네이버를 거쳤다. 올해 합류 전까지 KT와 인연이 전무했다. 최원석 BC카드 대표는 에프엔가이드 CFO 등을 거쳐 BC 카드 사외이사가 됐고, 지난 3월 사외이사에서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기는 이례적 인사의 주인공이 됐다. 비슷한 시기 취임한 최남철 KT에스테이트 대표는 이번 인사 전까지 삼성물산 한 곳에만 몸담았다.
구 대표가 일관되게 외부 출신을 영입하는 건 전문가를 중용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그는 KT 기업가치 제고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전통적인 통신업에서 벗어나 신사업을 안착시키는 게 임기 내 목표다. 커머스, 미디어, 금융, 부동산 등 핵심 신사업 경쟁력을 갖추려면 자리 나누기 식 인사가 아닌 각 업계에 정통한 실력파 등용이 필수다.
신사업 추진에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뒤따른 다는 것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계열사 매각, 그룹사간 합병, 사업 부문 분사 등 다양한 리스트럭처링 방안이 논의되면서 내부 반발도 심심찮게 감지되고 있다. 임직원들과 이해관계가 상대적으로 적은 외부 인사에 힘을 실어야 구조조정 추진력이 담보될 수 있다.
KT 그룹 관계자는 "KT 같이 규모가 크고 업력이 긴 기업이 신사업을 추진하려면 기존 구성원 반발을 피하기 어렵다"며 "외부 전문가에게 중책을 맡겨 기존 사업과 신사업간 균형을 잡으려는 의도로 읽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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