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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리스트럭처링 리뷰]미완의 미디어 수직계열화, 스카이라이프와 갈등 불씨③HCN 이사회 구성 놓고 논란 재점화, 스카이TV 주도권 물밑 기싸움

최필우 기자공개 2021-10-27 07:29:08

[편집자주]

구현모 KT 대표 숙원 사업인 그룹사 리스트럭처링 밑그림이 완성됐다. 취임 후 1년 반에 걸쳐 미디어, 커머스, 금융 등 분야별 수장을 정하고 굵직한 지배구조 개편을 단행했다. 여기에 사장급 부문장이 이끄는 그룹트랜스포메이션부문을 신설해 사령탑을 세웠다. 이젠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본격적인 투자를 앞두고 있다. 더벨은 KT 리스트럭처링 분야별 키맨과 전략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1년 10월 22일 15: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가 새판을 짜는 신사업 중 가장 유망한 분야는 단연 미디어다. 압도적 유료방송 1위를 고수하고 있어 콘텐츠 제작으로 밸류체인 확장이 용이하다. KT스튜디오지니 설립, KT시즌 분사 등 올해 가장 활발한 리스트럭처링이 이뤄진 영역이기도 하다.

미디어 그룹사 지배구조 재편이 9부 능선을 넘었지만 아직 자회사 스카이라이프와 갈등 불씨가 남았다. KT 미디어 사업 확장으로 입지가 좁아진 스카이라이프 구성원들은 그룹 내 수직계열화에 반감이 상당하다. 최근 인수한 HCN 이사회 구성을 두고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KT 미디어 사업 총책은 강국현 KT 커스터머부문장 사장(사진)이다. 커스터머부문은 미디어플랫폼사업본부를 산하에 두고 있다. 미디어 중간지주사 KT스튜디오지니를 관리하는 것도 강 부문장의 몫이다. 그는 KT스튜디오지니 기타 비상무이사로 등재돼 있다. 4명으로 이뤄진 KT스튜디오지니 이사회에서 그룹 내 직급이 가장 높다.

강 부문장은 윤용필 KT스튜디오지니 공동대표(사진)를 수장으로 기용했다. 강 부문장과 윤 대표는 스카이라이프에서 각각 대표와 콘텐츠융합사업본부장으로 합을 맞춘 사이다. 윤 대표는 KT스튜디오지니 뿐만 아니라 스카이라이프TV, 미디어지니에서도 대표를 맡으면서 중용되고 있다.

*강국현 KT 커스터머부문장 사장(좌), 윤용필 KT스튜디오지니 공동대표(우)

다만 이들은 강성 노조가 존재하는 친정 스카이라이프에선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KT가 IPTV 중심으로 유료방송 점유율을 확장하면서 스카이라이프 OTS(위성방송+IPTV) 가입자가 지속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법상 하나의 기업집단으로 분류되지만 시장에선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경쟁 관계다.

이같은 구조에서 KT 미디어 수직계열화가 추진되자 갈등이 심화됐다. 스카이라이프가 자생력을 갖추려 육성한 자회사 스카이라이프TV를 KT스튜디오지니가 지배하는 방안이 검토됐다. 결국 스카이라이프가 인수하기로 했던 현대미디어(현 미디어지니)를 KT가 사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지만 이 과정에서도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갈등 전선은 지난달 스카이라이프 100% 자회사로 피인수된 HCN으로 옮겨가고 있다. KT는 HCN 이사회에 윤경림 그룹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 사장을 기타 비상무이사로 등재하는 강수를 뒀다. "스카이라이프가 주도하는 딜"이라고 밝혔던 구현모 KT 대표의 당초 입장과 달리 KT가 주도하는 PMI(인수 후 통합)를 예고한 것이다.

스카이라이프 전현직 KT 임원 위주 이사회 구성으로는 주주사를 위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말 스카이라이프 노동조합의 이의 제기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사외이사 과반 선임' 조건을 부과해 KT 임원 기타 비상무이사 수가 1명 줄어든 전례가 있다. 추후 HCN에도 사외이사 선임 권고안 등의 견제 장치가 마련될 수 있다.

강 부문장과 윤 대표는 스카이라이프와 원만한 관계를 구축해야 그룹 '미디어 원팀'을 꾸릴 수 있다. KT는 스카이라이프를 배제한 채 KT스튜디오지니 중심 지배구조를 정립한 상태다. 하지만 스카이라이프는 예능 프로그램 제작 주축인 스카이라이프TV와 유료방송, 결합상품 성장 동력이 될 HCN의 최대주주다. 아직 갈등 불씨가 남은 만큼 수직계열화 작업을 100% 완수했다고 보긴 어렵다.

스카이라이프 노동조합 관계자는 "피인수된 다른 케이블TV 사업자 사례를 봐도 HCN 같이 공공성이 결여된 이사회 구성을 찾아보기 어렵다"며 "사외이사 선임을 검토하고 주주사 스카이라이프 입장도 충분히 반영할 수 있는 인사를 추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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