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X인터내셔널, 역대급 호실적에 표정관리 하는 이유는 3분기 최대실적 경신 전망, 원자재 가격 급등 수혜...ESG 강화 속 석탄 포트폴리오 '부담'
박상희 기자공개 2021-10-26 08:25:38
이 기사는 2021년 10월 22일 14: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X인터내셔널이 최근 석탄 가격 상승에 힘입어 3분기에 직전 분기에 세웠던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ESG 경영이 강화되는 추세 속에서 탄소중립과 배치되는 석탄을 사업 포트폴리오로 안고 간다는 점은 부담이다. 호실적 속에서도 표정관리를 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LX인터내셔널은 올 상반기 2개 분기 연속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상반기 누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7조6411억원, 239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액은 4조7570억원에서 60%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801억원에서 200% 증가했다. 상반기 영업이익 2390억원은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 1598억원을 이미 넘어선 것이다.
구체적으로 NH투자증권에서는 3분기 매출액 4조787억원, 영업이익 151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증권이 전망한 3분기 영업이익 규모는 1705억원에 달한다. 전반적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낸 2분기보다 3분기 실적 기대감이 더 높다.
LX인터내셔널의 실적을 뒷받침 하는 것은 자회사인 LX판토스다. 물동량 증가, 운임 상승 등의 물류 시황이 지속되면서 실적을 견인했다. 실제 상반기 전체 영업이익 2390억원에서 물류부문이 차지하는 영업이익은 1773억원으로, 비중이 74.2%에 달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불효자에서 효자로 탈바꿈한 사업부문은 석탄 사업을 포함한 에너지부문이다. LX인터내셔널의 사업은 크게 △에너지/팜(석탄, 팜 등) △ 생활자원/솔루션(화학/소재, 헬스케어, 전기/전자 부품 등) △ 물류(해상운송, 항공운송, 육상운송, 국제특송, 통관, 창고, 물류컨설팅) 등으로 구분된다.
에너지부문 수익성 개선은 석탄 등 원자재 가격 상승 지속에 힘입은 바 크다. 원유 및 가스 관련 자산 장부가액은 2020년 말 기준 약 270억원 수준으로 총자산 대비 비중이 미미하다. 반면 석탄개발 관련 자산의 경우 LX인터내셔널의 연결 총자산의 약 10% 내외다.
LX인터내셔널은 인도네시아, 중국, 호주 3개국에서 석탄 광산을 투자해서 발전용 유연탄 트레이딩을 하고 있다. 석탄을 비롯한 원자재 가격 상승은 즉각적이고 직접적으로 LX인터내셔널의 에너지부문 이익 개선에 영향을 미친다.
중국과 유럽의 전력난에 의해 석탄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이 지난해 말부터 지속되고 있다. LX인터내셔널이 보유한 인도네시아 감(GAM) 광산 등은 올 하반기 생산량이 더 늘어나면서 가격 상승과 판매량 확대 효과를 보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LX인터내셔널은 석탄 가격 상승으로 인한 실적 개선을 대내외에 공개적으로 자랑할 수 없는 처지다.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ESG 경영 강화가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면서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탄소를 배출하는 석탄 포트폴리오가 ‘멍에’가 됐다.
LX인터내셔널의 주요주주인 국민연금은 석탄채굴, 발전산업에 대한 투자 제한 전략을 추진한다. 실제 국민연금이 보유한 LX인터내셔널 지분은 지난해 말 9.62%에서 상반기 말 기준 8.57%로 감소했다. 국민연금이 LX인터내셔널 지분 매각 사유가 ESG와 관련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최악의 경우 국민연금이 보유한 LX인터내셔널 지분을 모두 매각해야 할 수도 있다. 국민연금의 행보는 국내 다른 연기금이나 자산운용사 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LX인터내셔널로서는 에너지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이 불가피해졌다. LX인터내셔널은 에너지 사업 내 석탄 비중을 점차 줄이는 대신 니켈과 같은 이차전지 관련 광물이나 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적인 분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계획이다.
LX인터내셔널 관계자는 “현재 석탄 가격이 오르면서 에너지부문 실적 개선이 이뤄졌지만, 추가적인 투자는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현재 운영 중인 석탄 개발 관련 프로그램은 단계적으로 축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축소 방안에는 석탄 광구 매각 등도 포함된다. 다만 구체적인 시기와 규모 등은 미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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