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 달러채 데뷔전 성공…화려한 피날레 [Deal Story]변동성 고조 속 투심몰이, 펀더멘탈·타이밍 부각…연내 마지막 딜, 기관 관심 고조
피혜림 기자공개 2021-10-28 07:09:41
이 기사는 2021년 10월 26일 16: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증권이 3억달러 규모의 채권 발행으로 한국물(Korean Paper) 데뷔에 성공했다. 최근 시장 변동성 고조 등으로 이전보다 투심이 위축되는 양상이 두드러졌으나 발행액의 5배에 달하는 주문을 모았다. 올해 마지막 한국물 달러채로 거론되고 있어 기관들의 관심이 더욱 집중됐다는 후문이다.이번 딜에서는 KB증권의 펀더멘탈과 조달 타이밍 등이 돋보였다. KB증권은 KB금융그룹 위상 등에 힘입어 국내 증권사로는 가장 우량한 국제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다. 금리 인상기와 맞물려 초도 발행이라는 점 역시 강점으로 작용했다. 최근 중국 헝다그룹이 일부 달러채 이자 지급을 완료해 투심이 일부 회복된 점 등도 영향을 미쳤다.
◇KB증권, 한국물 첫 도전…투심 위축세 속 흥행 거뜬
KB증권은 내달 1일(납입일 기준) 3억달러 규모의 유로본드를 발행한다. 25일 아시아와 유럽 등에서 진행한 북빌딩(수요예측)에서 14.6억달러 규모의 자금을 확보한 결과다. 트랜치(tranche)는 5년물 고정금리부채권(FXD)이다.
기관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KB증권은 5배에 달하는 주문을 모아 지난달까지 이어졌던 한국물 호황기의 기세를 다시 드러냈다. 최근 시장 변동성 고조와 투심 위축세 등으로 국내 주요 이슈어들이 발행액의 2배 수준의 자금을 확보하는 데 그쳤던 것과 대조적이다. 북빌딩 중 최고 주문액은 20억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KB증권은 이번 발행으로 한국물 데뷔전을 무사히 마친 것은 물론, 시장 피날레를 장식한 모습이다. KB증권은 사실상 올해 마지막 달러채 발행주자로 거론되고 있다. 올해 내내 이어졌던 호황세가 이달 중순부터 한풀 꺾이는 양상을 보이기도 했으나 KB증권은 다시 압도적인 주문을 쌓아 한국물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번 딜의 경우 데뷔 이슈어로서의 이점이 한층 부각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기존 한국물은 꾸준한 저금리 발행 등을 이어간 탓에 기관들의 금리 부담이 상당했다.
반면 KB증권은 첫 발행이라는 점에서 다른 한국물 대비 가산금리(스프레드) 부담이 덜했다. 시장금리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같은 요소는 큰 차별점이 됐다. 발행 규모가 비교적 작은 3억달러라는 점에서 유통금리 측면에서의 방어 역시 기대할 수 있었다.
◇은행계 펀더멘탈 강점, 금리 절감 성공…초대형IB 조달 호조
A급 펀더멘탈 역시 투심을 뒷받침했다. KB증권은 KB금융그룹의 지원 가능성 등을 인정받아 A- 수준의 국제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다. 무디스와 S&P는 각각 A3, A-를 부여하고 있다.
이는 국내 증권사로는 최고 등급으로, 비은행계 증권사인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등이 BBB급 크레딧을 부여받은 것과 대조적이다. 동일하게 은행계 증권사인 NH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 역시 A- 등급을 평정받고 있다.
더욱이 KB금융그룹의 경우 달러채 시장 내 인지도 또한 상당하다. KB국민은행이 꾸준히 발행을 이어온 것은 물론, 지난해와 올해에는 각각 KB캐피탈과 KB국민카드가 첫 조달에 나서기도 했다. 계열사의 지속적인 발행 속에서 KB금융그룹에 대한 글로벌 기관들의 친숙도는 더욱 높아졌다.
조달 타이밍도 적절했다. 중국 헝다그룹이 최근 일부 달러화 채권의 이자 지급을 완료해 움츠러들었던 투심이 일부 회복되기 시작했다. 더욱이 북빌딩을 진행한 25일의 경우 아시아 기관의 발행물이 없었던 터라 KB증권에 대한 관심이 고조됐다.
흥행에 힘입어 KB증권은 금리 절감에 성공했다. 스프레드는 이니셜 가이던스(IPG, 최초제시금리) 대비 30bp 줄어든 95bp로 확정됐다. 쿠폰(coupon) 금리와 일드(yield)는 각각 2.125%, 2.149%다.
KB증권의 달러채 발행으로 국내 초대형 투자은행(IB) 대부분이 한국물 시장에 안착했다. 2018년부터 발행을 이어온 미래에셋증권을 필두로 올해에만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KB증권이 달러채 조달 대열에 합류했다. 해외 투자 및 진출 등에 속도가 붙자 속속 외화 시장으로 발을 넓히는 모습이다.
이번 딜은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과 HSBC, KB증권 홍콩, 소시에테제네랄이 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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