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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판단에 흔들리지 않는 ESG 분석 제공" [ESG리스크와 신용평가]②김태현 한국기업평가 평가기준실 실장, 김정현 전문위원

이지혜 기자공개 2021-10-29 14:32:39

[편집자주]

ESG가 어느덧 채권시장의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크레딧 업계도 ESG가 신용도에 미칠 영향을 따지는 데 한창이다. 기업과 투자자의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고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각종 규제와 유인책이 쏟아지고 있다. 더이상 ESG 리스크를 따지지 않고는 자금 조달도, 운용도 원만하게 하기 어렵게 됐다. 채권시장의 안내자인 신용평가사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ESG를 신용도에 무엇을 중점에 두고 어떻게 반영할지 방향을 찾아봤다.

이 기사는 2021년 10월 27일 08:1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SG는 가치판단이 아니다.” 김태현 한국기업평가 평가기준실 실장이 ‘ESG와 신용평가’를 펴낸 배경을 말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올 7월 업계에서 처음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와 연관지어 신용평가 일반론을 발표했다. 10월에는 업종별 ESG 노출도를 한눈에 보여줄 열지도(히트맵)까지 만들었다.

ESG 리스크가 수면 위로 떠오른 만큼 논리와 체계를 세워야 시장 신뢰를 지킬 수 있다고 판단했다. 평가기준실과 기업평가부문 연구원이 머리를 맞댄 이유다. 전사적 역량의 집약체라고 김 실장은 자평한다.

그러나 이제 출발점에 섰을 뿐이다. 앞으로 ESG 공시체계가 발달하고 규제가 강화할수록 신용평가사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김 실장은 바라본다. ESG를 개정 신용평가방법론에 반영할지 여부를 고민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ESG와 원리금 상환능력에 초점"

김태현 한국기업평가 평가정책본부 평가기준실 실장
“ESG가 원리금 상환능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만 본다. 윤리든 환경이든 ESG를 이유로 투자를 결정하는 건 특정 투자자의 방침일 뿐이다.” 김태현 실장이 말했다.

한국기업평가가 신용평가 일반론인 'ESG와 신용평가‘를 낸 이유다. ESG가 재계 최대 화두로 부상했지만 정작 기업과 신용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답을 구하기는 어려웠다. 이에 ESG 노출도에 따른 신용등급의 예측 가능성과 논리적 설명력을 높이고자 시도했다.

그러나 새로울 것은 없다. ESG는 일찌감치 신용평가에 반영돼왔다. ESG라는 키워드로 묶어 다시 보여줬을 뿐이다. 김태현 실장은 “지난해 ESG에 대한 관심도가 갑자기 커지면서 조금 더 체계적으로, 투명하게 설명해야겠다고 판단했다”며 “ESG로 묶지 않았을 뿐 이미 개별 항목을 고려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ESG 중 지배구조(G) 요인은 이미 기업의 신용도에 영향을 미쳐왔다. 김정현 전문위원은 “지배구조 요인은 개별기업의 특성에 따라 영향력이 달라진다"며 "하위등급에서 실제로 등급이 조정된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환경과 사회 요인은 최근 급부상하고 있다. 김태현 실장은 "ESG히트맵을 만들어보니 탄소중립 등 환경 요인이 당면과제라는 게 명확해졌다"고 말했다. 김정현 위원도 “환경과 사회 요인은 신용도 영향력이 업종별로 나뉘는 특성이 있어서 히트맵을 냈다”며 “투자비용 증가 등으로 리스크가 커졌다”고 말했다.

히트맵에 따르면 ESG 리스크 노출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꼽힌 업종은 민자석탄발전뿐이었다. 당장 3년 안에 신용도에 영향이 갈 수 있다는 뜻이다.

◇“ESG히트맵, 기업평가 역량 결집”

김정현 한국기업평가 평가정책본부 평가기준실 전문위원
“레시피를 만들고 접시에 담는 건 평가기준실이 했지만 요리는 연구원이 했다. 한국기업평가의 역량을 보여줄 수 있는 결과물이다. 이미 담당 연구원은 ESG 리스크를 충분히 고려하고 있었다.” 김정현 위원은 ESG히트맵을 이렇게 소개했다.

업종별로 ESG 노출도를 보여주는 히트맵은 해외에서 널리 쓰이는 기법이다. 그러나 국내에 적용한 것은 한국기업평가가 처음이다. 예상보다 빠르다는 평가다. ESG에 신용평가사가 주목한 기간이 비교적 짧아서다.

그러나 빠르다고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의미는 아니다. 한국기업평가는 기업부문 29개, 금융부문 9개 등 모두 38개 업종의 연구원의 의견을 모두 조사했다. 김정현 위원은 “몇 개월 동안 연구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할 틀을 만들었다”며 “결과를 취합해 의견을 조율하는 데에도 오랜 기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평가기준실은 모든 업종을 두루 살펴보며 신용평가의 기틀을 세우는 곳이다. 기업평가부문에서 오랜 기간 경력을 쌓은 베테랑만 활약할 수 있는 무대다. 이들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틀을 만들고 담당 연구원의 의견을 취합, 오랜 회의를 거쳐 업종별 ESG 노출도를 분석했다.

◇“ESG ‘등급’ 아니다. 노출도 주목…분석 깊어질 것”

“ESG등급을 매기는 게 아니다. ESG와 신용도의 연관성을 본다. 이를 수치화할 계획은 아직 없다”. 김정현 위원이 강조한 지점이다.

ESG히트맵이 기업의 ESG 대응수준을 평가한 게 아니라는 의미다. 글로벌 신용평가사이자 한국기업평가의 모회사인 피치(Fitch)도 마찬가지다. 피치는 ESG가 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을 1부터 5까지 점수로 표기한다. 5점은 ESG에 잘 대응한다는 뜻이 아니다. ESG가 신용도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의미다.

한국기업평가는 아직 피치처럼 ESG와 신용도의 연관도를 점수로 보여줄 계획은 없다. 다만 평가방법론에 반영하고 ESG공시체계가 발전하는 데 맞춰 분석을 고도화할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

김태현 실장은 ”2022년 업종별 신용평가 방법론 개정주기가 돌아오면 ESG 반영 여부를 중요 테마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현 위원은 "ESG공시체계가 발전하면 신용평가사가 분석할 수 있는 영역도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내년부터 환경정보를, 2025년부터 ESG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공시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김태현 실장은 앞으로 ESG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ESG 신용평가방법론과 업종별 히트맵을 낸 것은 출발점일 뿐이다. 그는 “ESG는 ‘익어가는 홍시’와 같다”며 “국내 시장에 맞게 점점 더 색과 향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현 한국기업평가 평가정책본부 평가기준실 실장 약력
△서울대학교경영학과학사, 석사
△한국기업평가기업본부연구원
△한국기업평가평가정책본부평가기획실실장

◆김정현 한국기업평가 평가정책본부 평가기준실 전문위원 약력
△서울대학교경영학과학사, 석사
△한국기업평가금융본부평가1실평가전문위원
△Fitch Ratings, New York Office 파견근무
△한국기업평가기업본부, 금융본부연구원
△삼일회계법인공인회계사
△국제재무분석사(CFA), 공인회계사(C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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