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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채 투심 위축 지속…일부 미달, 조달 축소 이어져 남동발전, 20년물 철회…서부발전, 금리 상승에 발행량 줄여

피혜림 기자공개 2021-11-05 09:52:10

이 기사는 2021년 11월 03일 17: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발전채 투심 위축세가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 한국전력공사 발전자회사(한수원·중부·남부·서부·동서·남동발전)들이 줄줄이 회사채 발행을 위한 입찰에 나서고 있지만 싸늘한 투심 탓에 발행량을 줄이는 사태 등이 빗발치고 있다.

지난달 한국동서발전의 입찰 미달에 이어 이달 한국남동발전과 한국서부발전 역시 녹록지 않은 시장 기류를 확인했다. 한국남동발전은 당초 계획했던 20년물 발행을 철회했다. 입찰 과정에서 수요를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국서부발전 역시 높은 발행 금리 탓에 조달 규모를 줄였다.

◇남동·서부발전, 회사채 투심 위축 직면

이달 2일 한국남동발전은 2300억원 가량의 회사채 발행을 위한 입찰에 나섰다. 만기는 1년과 20년, 30년으로 구성했다. 발행일은 오는 9일이다.

하지만 한국남동발전은 20년물 조달을 성사시키지 못했다. 1년물에는 자금이 대거 집중됐지만 20년과 30년물은 기관들의 외면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30년물의 경우 1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해 해당 규모의 발행에 나설 수 있었다. 다만 20년과 30년 장기물 수요가 총 100억원에 불과했다는 점에서 달라진 투심을 드러냈다. 이에 따라 남은 2200억원은 1년물로 발행된다.

1년물 역시 투심 위축세를 여실히 드러냈다. 1년물 금리는 동일 만기 국고채 대비 53bp 높은 수준으로 확정됐다. 통상 발전채가 25~30bp 수준의 스프레드를 기록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30년물은 동일 만기의 국고채 대비 19bp 높은 수준으로 발행 금리가 형성됐다.

다음날인 3일 진행된 한국서부발전 회사채 입찰 역시 분위기는 비슷했다. 다만 한국서부발전의 경우 수요는 상당했으나 높은 금리 등을 고려해 발행 규모를 축소했다. 발행사와 투자자간 서로 다른 금리 눈높이를 확인할 수 있었던 셈이다.

한국서부발전은 당초 만기를 3년과 5년, 20년물로 구성해 총 1500억원 가량을 마련코자 했다. 하지만 입찰 과정에서 기관들의 높은 요구 수익률을 확인하자 발행 규모를 900억원으로 줄였다. 주문량이 2700억원에 달해 자금을 마련하는 데에는 무리가 없었지만 금리 조건 등이 상당히 공격적이었기 때문이다.

한국서부발전은 입찰 결과 등을 바탕으로 이달 10일 900억원의 채권을 발행할 예정이다. 3년과 5년, 20년물 각각 200억원, 600억원, 100억원 규모다.

3년물과 5년물 발행금리는 동일 만기 국고채 금리 대비 각각 49bp, 48bp 높은 수준으로 형성됐다. 발행 규모를 당초 계획대로 설정했을 경우 이보다 더 높은 비용을 치뤄야 했던 것이다. 20년물의 경우 동일 만기 국고채 금리 대비 20bp 높은 금리로 발행된다.

◇발전채 투심 위축 지속, 후발주자 긴장

발전채 시장의 투심 위축세는 올들어 두드러지고 있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열풍 등으로 대형 기관들이 '반환경'으로 분류되는 석탄화력발전사에 대한 투자를 줄이면서다. 최근 시장금리 반등 등으로 크레딧물에 대한 투자 메리트가 줄어들자 발전사의 조달 어려움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한국동서발전이 회사채 입찰에서 미달을 경험하기도 했다. 지난달 27일 한국동서발전은 2800억원 규모의 자금을 마련코자 입찰에 나섰지만 저조한 수요 탓에 발행 물량을 1300억원으로 줄였다. 남은 1500억원가량의 자금은 그린본드(green bond) 형태로 이달께 재조달할 전망이다. 반환경 이슈를 ESG로 상쇄하겠다는 전략이다.

녹록지 않은 조달 환경이지만 발전채는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다수의 발전사가 올 12월 혹은 내년 1월말까지 일정 수준의 발행액을 채워야 하기 때문이다. 일괄신고 방식을 활용하기 때문에 금융당국에 신고한 조달 규모를 어느 정도 맞춰야 한다.

뒤를 이어 한국중부발전과 한국동서발전 등이 회사채 입찰을 준비하고 있다. 위축된 발전채 시장의 회복이 요원해 보인다는 점에서 이들의 조달 여력 등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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