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답 찾는 한국타이어, 국내 물량 확보 '해결책'은 국내 물량, 美 반덤핑 관세 부과로 인니로 이전···국내 공장 생산량·매출 감소 '우려'
양도웅 기자공개 2021-11-10 07:46:20
이 기사는 2021년 11월 08일 14: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재 국내 타이어 업계는 소위 '삼중고'를 겪고 있다. 바로 미국 정부의 반덤핑 관세 조치, 선복 및 차량용 반도체 부족에 따른 공급망 악화, 그리고 천연고무와 카본블랙(그을음 형태의 분말) 등 원자재 가격의 상승이다. 모두 매출원가와 판매관리비 등 비용에 부담을 주는 까닭에 타이어 업계는 골머리를 앓고 있다.1위 업체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도 예외이지 않다. 금호타이어(21.7%), 넥센타이어(14.7%)와 비교해 반덤핑 관세율이 27.1%로 높은 한국타이어의 고민은 더 깊을 수밖에 없다. 타사 대비 해운 대란 영향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타이어는 올해 6월부터 7월까지 총 세 차례에 걸쳐 9일간 대전과 금산 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그렇다고 대응책이 없는 건 아니다.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18인치 이상의 고인치 타이어 판매 확대와 판매가격 인상, 마지막으로 해외 생산 능력 확대이다. 새로운 시장인 전기차 타이어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는 중장기적인 전략으로 분류된다. 올해 3분기 기준 한국타이어의 대응책은 효과적인 것으로 평가받는다.
올해 3분기 연결기준 한국타이어는 매출액 1조8294억원, 영업이익 1808억원을 올렸다. 전년동기 대비 각각 3.0%, 19.5% 감소한 규모이다. 앞서 언급했던 3중고에 따른 결과이다. 그럼에도 시장에선 두자릿수 대 가까운 영업이익률(9.9%)을 지켜낸 데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팬데믹 이전인 2019년 영업이익률은 7.9%였다.
우선 고인치 타이어 판매 확대와 가격 인상 덕분이다. 올해 3분기 고인치 승용차용 타이어 판매 비중은 약 36.4%로 전년동기 대비 2.4%포인트(p) 상승했다. 특히 중국과 유럽 시장에서 각각 9.8%p, 3.6%p 상승한 점이 눈에 띈다. 또한 타이어 가격을 전년동기 대비 8.2% 올리면서 전방산업 위축에 따른 10.2%의 생산량 감소 영향을 최소화했다.
두 대응책은 삼중고 가운데 공급망 악화와 원자재 가격 상승과 관련 있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원활한 완성차 조립이 어려워지자 완성차 업체들은 SUV와 고급 세단 등 수익성이 좋고 수요가 높은 모델들을 우선 생산하고 있다. 해당 모델들은 주로 고인치 타이어를 장착한다. 판매가격 상승도 그간 지속된 원재자 가격 상승분을 반영한 결정이다.
미국 정부의 반덤핑 관세 조치에 대해선 해외 생산능력 확대로 대응할 계획이다. 한국타이어는 현재 △대전·금산 △중국 장쑤성·자싱시·충칭시 △헝가리 라칼마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미국 테네시 등 국내외 총 8곳에서 생산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가장 마지막에 준공된 미국 테네시 공장에 대한 CAPEX(자본적 지출) 투자는 현재 진행 중이다.
일단 회사는 국내 공장의 미국향 생산물량을 무관세 지역인 인도네시아 공장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업계는 약 1000만본(개)의 물량이 옮겨갈 것으로 관측한다. 국내 공장 연간 생산물량의 약 4분의 1 규모로 분석된다. 이후 미국 공장 투자가 완료되면 인도네시아 공장의 물량 일부가 옮겨갈 가능성도 있다. 바이든 정부는 전임 정부와 마찬가지로 글로벌 제조업체들의 미국 현지 생산을 독려(강제)하고 있다.
문제는 이에 따른 국내 공장의 물량 감소이다. 그렇지 않아도 대전과 금산 공장의 연간 생산물량은 해외 생산능력 확대로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이다. 한국타이어가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에서 인적분할된 이듬해인 2013년 대전 공장의 생산실적은 1조2920억원이었으나 2020년 8375억원으로 35.2%, 같은 기간 금산공장은 28.5% 줄어들었다.
반면 중국 충칭시와 인도네시아, 미국 공장의 생산실적은 우상향하는 모습을 보였다. 2013년과 2020년 사이 중국 충칭시 공장의 생산실적은 57.8%, 인도네시아 공장의 생산실적은 77.3% 증가했다. 2017년 가동을 시작한 미국 공장의 생산실적은 2020년에 2배 이상 늘어났다. 수익성 확보에 대한 답 하나를 해외에서 찾고 있는 셈이다.
이로 인해 국내 공장은 생산실적 감소로 매출액이 줄어드는 것으로 파악된다. 회사는 올해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한국 공장은 전년동기 대비 매출액이 약 7.6% 하락했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됐다. 앞으로도 한국 공장의 수익성 회복은 지속적인 과제다"라고 밝혔다. 한국타이어가 실적을 발표하며 한국 공장의 수익성 문제를 꼬집은 건 이례적이다.
이에 따라 향후 한국타이어가 국내 공장의 물량과 수익성 확보를 위해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타사처럼 국내 공장의 물량 일부를 포기하는 방식의 구조조정도 선택지에서 배제하기 힘들지만 노조의 반발을 뛰어넘어야 한다. 반면 안으로는 전기차와 SUV 타이어 수요를 선점하고 밖으로는 새로운 수출 시장을 개척하는 전략이 꼽히지만, 이는 타사도 선택한 전략으로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 공장은 선복 문제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수익성이 안 좋아지고 있지만 매출액은 몇 개년을 놓고 봤을 때 그 격차가 유의미한 수준은 아니다"라며 "현재 추진하는 고인치 타이어 판매 확대, 프리미엄 브랜드로의 밸류 업, 전기차 시장 선도 등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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