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파이낸스 3.0 리뉴얼]'맞춤 대응' NH농협은행, 농업금융 특화전략 '끄떡없다'①각기 현지사정 맞춰 시스템 도입, 팬데믹 여파 무리없이 방어
류정현 기자공개 2021-11-22 07:35:03
[편집자주]
금융사의 해외사업은 단순 본점지원 성격의 1.0, 현지화에 집중했던 2.0을 넘어 투자금융(IB)에 주력하는 3.0 시기를 걷고 있다. 이런 가운데 만난 '코로나19' 사태로 경험하지 못한 환경이 시작됐다. 금융사들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해 '언택트' 업무 정착에 주력했다. 올해는 이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 '리뉴얼'에 힘을 쏟은 시기다. 글로벌 각지에 진출한 금융사들은 1년 동안 어떤 변화를 맞이했는지, 또 어떤 전략을 준비 중인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11월 12일 08: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농협은행은 최근 몇 년 간 어떤 은행보다 적극적으로 해외사업에 진출한 곳이다. 특히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농업금융' 특화 전략으로 시장을 공략했다. 이러한 전략이 성공하자 최근 미국·영국·호주·중국 등에서의 사업도 강화하고 나섰다.뜻하지 않게 코로나19 여파가 밀려왔지만 농협은행 해외 거점은 안정적인 경영상태를 유지했다. 뉴욕을 비롯해 여건이 가능한 지역에서는 지체 없는 재택근무 도입으로 영업공백을 최소화했다. 동남아시아 국가들에서는 대체사업장을 개소하는 등 현지 사정에 맞는 비대면 근무 체계를 도입하기도 했다.
◇'농업금융' 특화 전략, 해외 시장공략 결실
농협은행의 글로벌 전략은 글로벌사업부문에서 담당하고 있다. 산하에 글로벌사업부를 두고 있으며 글로벌 조직 전반은 김형신 글로벌사업부문 부문장(사진)이 이끌고 있다.
농협은행은 해외 진출에 있어 과거 국내 농촌금융 발전에 일조했던 경험을 발휘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국내 농촌사회에 금융제도 개선에 나섰던 경험을 필두로 아직 농업이 주요 산업인 국가로 진출해 선진 금융체계를 도입한다는 전략이었다.
특히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주요 타깃이었다. 농협은행은 지난 2018년 9월 캄보디아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소액대출업을 영위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10월에는 미얀마 양곤에서도 소액대출업을 취급하기 시작했다.
현지에서도 적극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현지에 법인형태로 진출하는 곳으로서는 처음이었던 미얀마는 농협은행의 농업금융 특성화를 큰 장점으로 받아들였다.
김 부문장은 “미얀마 법인 설립 시 현지 정부가 농협은행의 농업금융 노하우와 전문성을 높이 평가했다”며 “국내 금융기관 중 최단기간 내 사업승인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협동조합이라는 조직 특성도 다른 금융회사와 차별화된 전략을 수립할 수 있는 조건이다. 농협중앙회 차원에서 구축한 해외 협동조합과의 네트워크가 우호적인 진출 여건을 마련했다. 이를 활용해 현지 협동조합과의 다양한 협력사업을 발굴할 수 있다.
김 부문장은 “범농협 계열사는 베트남협동조합연맹, 인도비료협동조합 등 다양한 기관과 협력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해외 협동조합 및 금융회사와 관계를 발전 시켜 다양한 협력사업을 발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궁극적으로는 해당 국가의 농업과 관련한 산업 전반에 진출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농산물의 생산이나 유통, 공급에 이르는 전 과정에 농협 내 경제사업부문과의 동반진출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 부문장은 “농기계 금융사업과 같이 농협이 잘 할 수 있는 특화사업의 접목을 고려하고 있다”며 “나아가 금융뿐만 아니라 농업 발전 협력체계를 구축해 장기적으로 동반성장 토대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세계 각지로 진출하는 농협은행, 코로나19에도 안정적
최근에는 비단 동남아시아에만 국한하지 않고 세계 각지에서의 해외사업도 강화하는 추세다. 기존에 진출해있던 뉴욕과 최근 진출한 런던에서는 IB데스크 기능을 확대하며 투자금융 확보에 나섰다. 베트남, 중국, 인도 등지에서는 신흥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을 중심으로 기업금융 자산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김 부문장은 “선진금융 허브에서는 글로벌 IB사업 활성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베트남, 중국, 인도는 농업금융 모델과 범농협 계열사와의 협업으로 기업금융 진출을 도모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농협은행 해외지점도 코로나19 여파를 피할 수는 없었다. 각국 정부도 확산세를 막기 위해 강력한 방역 정책을 진행했고 현지 소비심리도 대거 위축되며 금융시장 전반도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협은행 각 해외 거점은 안정적인 수준에서 성장세를 이어나갔다. 코로나19 확산 전에 비교했을 때 실적이 주춤한 것은 사실이나 많은 금융회사가 어려움을 겪었던 것과 비교해보면 양호하다
지난해 결산 기준으로 농협은행의 미얀마 법인은 5억원, 캄보디아 법인은 21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코로나19 등장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 미얀마 순이익 3억원, 캄보디아 순이익이 14억원이었는데 팬데믹 여파에도 불구하고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처럼 코로나19 상황을 순조롭게 넘어갈 수 있었던 데에는 지체 없이 비대면 근무 체계를 도입했기 때문이다. 모든 국외지점에 재택근무를 도입해 방역지침이 강화된 이후에도 코로나19 이전과 같은 업무처리를 가능케 했다.
특히 뉴욕 지점의 경우 지난해 재택근무만으로도 모든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보통 금융회사는 보안에 민감하므로 사무실에서만 취급해야 하는 업무가 있는데 이를 과감히 벗어난 시도다.
베트남, 하노이, 캄보디아와 같은 동남아시아 지역은 대체 사업장을 마련해 취약점을 보완했다. 국가별로 현지 사정에 특화된 코로나19 대응 방안을 실시한 것이다.
김 부문장은 “국외점포와 국내 본부 부서 사이의 디지털 화상회의 시스템도 구축해 주기적으로 확상회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 또한 국가별 상황에 맞게 다양한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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