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일 대표 "AFM 일류기술로 나노세계 첨병될 것" [반도체 소부장 국산화 열전]②파크시스템스, 반도체 축 영토확장…'AFM+WLI' 하이브리드 장비 출시
수원(경기)=조영갑 기자공개 2021-11-26 09:2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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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품목 배제로 촉발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국산화는 거스르기 힘든 순류(順流)를 만들었다. 특히 일본이 정면으로 겨눈 반도체 섹터는 각고의 연구개발(R&D)을 거치면서 국산화 기대주를 다수 배출, '자력갱생' 하고 있다. 더벨은 국내를 넘어 글로벌을 노리고 있는 반도체 소부장 기대주를 조명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이 기사는 2021년 11월 23일 15: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997년 한국에서 제2의 창업을 한 후 파크시스템스를 마이크로(micro) 테크놀러지를 넘어 나노(nano) 테크놀러지의 시대를 여는 선구기업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는데, 이제 그 꿈들이 하나씩 실현되고 있다."지난 17일 수원 광교 본사에서 만난 박상일 파크시스템스 대표(사진)는 '개척정신(pioneership)'에 대해 여러 번 강조했다. 명문대학 교수직 제안에도 불구하고 창업과 경영을 고집한 것은 '나노기술'에 대한 확신과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개척하겠다는 집념의 발로였다는 이야기다. 그는 미국 스탠퍼드대 유학시절 AFM(원자현미경)의 상업화 가능성을 가장 먼저 발견하고, 이를 사업화한 인물이다. 30년 넘게 AFM에 천착한 '장인(匠人)'이기도 하다.
박 대표는 "원자현미경이야말로 나노시대의 첨병 역할을 하는 장비"라면서 "단순히 검사 대상을 이미징 하는 게 아니라 전기적, 기계적 특성을 검사계측할 수 있고 나노로봇 역할까지 할 수 있기 때문에 나노세계의 눈과 귀, 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한 파크시스템스는 나노 AFM 계측장비 분야에서 글로벌 '게이트키퍼(gatekeeper)'를 표방한다. 산업 지각변동의 중심에서 기술 선도의 문지기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다. 실제 파크시스템스의 AFM 장비는 2015년 글로벌 반도체 연구소 IMEC에 도입된 이후 IDM(종합반도체사), 파운드리 등 극나노 EUV(극자외선) 공정을 도입을 확대하는 라인에 두루 중용되고 있다. D램 부문의 최강자 삼성전자도 초도도입에 이어 양산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눈에 띄는 점은 주요 매출처인 반도체 영역을 축으로 디스플레이, 고밀집 PCB(인쇄회로기판) 등으로 매출처가 확장되고 있다는 점이다. 박 대표의 예측대로 산업군 곳곳에서 나노계측의 니즈가 확대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OLED 패널 공정용 AFM 검사계측 장비를 도입한 데 이어 경쟁사 역시 양산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국내 굴지의 고밀집 PCB 메이커에서도 AFM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박 대표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포토마스크 증착 과정에서 발생한 이물질 층을 제거하는 게 일반 리페어 장비로는 쉽지 않은데, AFM 장비를 사용하니 프로브로 쉽게 제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OLED 이후 차세대로 평가되는 '마이크로 LED' 시장으로 침투 가능성도 높다는 평가다.
이미 WLI 분야에서 가장 앞서 있다는 글로벌 광학 장비사 '자이고(Zygo)' 제품 대비 반복 재현성이 유의미하게 앞선다는 데이터를 확보한 상황이다. 반복 재현성은 검사계측의 절대적 지표다. 더구나 자이고가 반도체 영역에 WLI를 공급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시장성이 충분하다.
박 대표는 "4~5년 정도 개발을 했고, 낸드 플래시 관련 글로벌 제조사의 공정 테스트 결과가 우수하게 나와서 고무적인 상황"이라면서 "AFM의 장점과 WLI의 장점을 결합했기 때문에 검사계측 시장에서 매우 파워풀한 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AFM 장비에 사용되는 연마 화강암 기반으로 프레임이 제작돼 내구성, 안정성도 뛰어나다는 설명이다.
인터뷰 말미 매출 목표를 묻는 질문에 박 대표는 신중하게 답했다. 고객사 CAPEX(자본지출)에 따라 매출이 많이 늘어나는 공정 장비사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영역이라는 이유에서다. 잠재력은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지만, 시장과 주주에 섣부른 기대감을 주는 것은 금물이라는 입장이다.
박 대표는 "검사계측 장비는 사실상 비용이기 때문에 공정 도입까지 많은 장벽이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우리의 기술력이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점을 입증했고, 새로 개발하는 프로젝트들이 다수 있기 때문에 향후 파크시스템스의 잠재력은 경영자로서도 점치기 힘들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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