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개편안 긴급점검]'큰손' 기관투자자, 일반 사모펀드 수요 변함없다저위험 저수익·중위험 중수익 ‘자산배분’ 목적…기관전용 차별점 부재시 일반도 진입
이민호 기자공개 2021-11-26 13:28:17
[편집자주]
10월 21일, 각종 사건사고로 성장통을 겪고 있던 사모펀드 시장에 새로운 룰(rule)이 생겼다. 정부가 전문투자형과 경영영참여형 사모펀드의 장벽을 무너뜨린 것이다. 진입장벽을 낮춘 후 400조원대로 급팽창한 사모펀드 시장의 투자자 보호와 규제 일원화란 큰 그림속에서 나온 개선안이다. 중장기적으로 주요 플레이어들의 비즈니스에도 적잖은 영향이 예상된다. 제도 개선의 핵심과 영향, 현장 반응을 더벨이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1년 11월 24일 14: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모펀드 체계개편으로 기관전용 사모펀드가 도입됐지만 일반 사모펀드에 대한 기관투자자의 진입 수요는 지속될 전망이다. 저위험 저수익이나 중위험 중수익 상품에 대한 기관투자자의 자산배분 필요성은 여전히 존재한다.여기에 주식형펀드나 공모주펀드 등 일부 유형의 펀드는 일반투자자와 기관투자자가 함께 수익자를 구성하는 경우가 많고 기관전용으로 설정하더라도 차별성이 적다는 분석이다.
◇기관전용펀드, 운용 편의 존재…고위험 고수익 추구 기관투자자 선호
기존에 운용목적을 기준으로 전문투자형과 경영참여형으로 구분됐던 사모펀드 체계는 지난달 21일 투자자를 기준으로 일반 사모펀드와 기관전용 사모펀드로 나눠졌다. 기관투자자는 위험 감내 수준이 충분히 높은 것으로 인정돼 운용 자율성이 강화된 기관전용 사모펀드에 수익자로 참여할 수 있다.
기관투자자는 기관전용 사모펀드뿐 아니라 기존과 같이 일반 사모펀드에도 투자할 수 있다. 기관투자자는 일반 사모펀드에서도 투자자수 산정에서 제외된다. 일반 사모펀드 투자자수는 일반투자자수를 49인 이하로 유지하되 전문투자자수를 합쳐 최대 100인까지로 확대됐다. 기관투자자는 100인 제한에서도 자유롭다.
특히 대형 자산운용사에 기관전용 사모펀드에 대한 매력이 뚜렷하다. 업무집행사원(GP) 라이선스와 충분한 기관투자자 수익자 풀(pool)을 보유하고 있는 자산운용사는 기관전용 사모펀드를 설정하는 것이 설정과 운용에서 편의가 크기 때문이다. 기관전용 사모펀드는 업무보고서 제출 의무가 없고 자산운용보고서 제출 주기가 분기가 아닌 반기로 긴데다 무엇보다 판매사와 수탁사의 운용감시를 적용받지 않기 때문이다.
기관투자자로서도 기관전용 사모펀드에 대한 진입 수요는 높다. 기존에도 기관투자자는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운용사(PE)의 주요 고객이었다. 5년 이상 긴 투자기간을 감당할 수 있는데다 기업 경영권을 인수해 밸류업시키고 매각으로 차익을 남기는 바이아웃(buy-out) 등 고위험 고수익 전략에 대한 투자 매력이 존재했다.
◇저위험 저수익 자산배분 수요 여전…공모주펀드 기관전용 차별성 부재
그럼에도 기관투자자의 일반 사모펀드 진입 수요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일반투자자의 진입이 활발한 저위험 저수익이나 중위험 중수익 전략에도 기관투자자의 자산배분 수요가 여전히 존재하는 이유가 크다.
특히 연기금·공제회를 제외하고 기관투자자 범주에 포함되는 상장기업들은 기존에도 개인 일반투자자와 함께 전문투자형 사모펀드 수익자로 참여하는 경우가 많았다. 자산운용사들도 굳이 기관투자자의 일반 사모펀드 진입을 막으면서까지 일반투자자만으로 수익자를 구성할 필요성은 느끼지 못하고 있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중소형 전문사모운용사가 보유한 기관 고객은 상장기업인 경우가 많다”며 “이들 상장기업 고객의 요청이 있을 경우 맞춤형 기관전용 펀드로 설정할 여지는 있지만 굳이 일반 사모펀드 수익자 모집에서 배제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기관투자자의 진입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대표적인 일반 사모펀드 유형으로는 주식형펀드가 꼽힌다. 롱바이어스드(Long Biased)나 에쿼티헤지(Equity Hedge) 전략의 주식형펀드는 레버리지 한도가 400%로 기존과 같이 유지되면서 10% 초과 보유주식에 대한 의결권행사 제한은 폐지돼 운용의 유연성은 오히려 확대됐다. 투자대상도 시장성자산이기 때문에 기관전용 사모펀드로 설정하더라도 얻을 수 있는 차별화 포인트가 적다.
최근 운용사들이 다수 출시하고 있는 공모주펀드도 일반 사모펀드 형태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코스닥벤처펀드와 하이일드펀드 등 공모주 전략의 펀드들은 플러스 알파 수익을 공모주시장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운용사별·상품별 차별성이 크지 않다. 이 때문에 굳이 기관전용으로 설정할 유인이 적다는 평가다.
다만 채권형펀드의 경우 기관전용 형태가 각광받을 것이라는 의견은 있다. 레포 전략이나 아비트라지 전략의 채권형펀드들은 국공채를 소폭 웃도는 수익률을 기대하는 기관투자자들 사이에서 안정적인 투자나 자산배분 목적의 수요가 높았던 반면 개인투자자의 선호는 다소 떨어졌다. 운용사들로서는 이런 수익자 성향을 반영해 기관전용으로 펀드를 설정해 운용 편의를 도모할 것이라는 시각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우리금융 "롯데손보 M&A, 과도한 가격 부담 안한다"
- 신한캐피탈, 지속성장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체계 강화
- 하나금융, ELS 악재에도 실적 선방…확고한 수익 기반
- 하나금융, 자본비율 하락에도 주주환원 강화 의지
- 국민연금, '역대 최대 1.5조' 출자사업 닻 올렸다
- [도전 직면한 하이브 멀티레이블]하이브, 강한 자율성 보장 '양날의 검' 됐나
- [퍼포먼스&스톡]꺾여버린 기세에…포스코홀딩스, '자사주 소각' 카드 재소환
- [퍼포먼스&스톡]LG엔솔 예견된 실적·주가 하락, 비용 절감 '집중'
- [퍼포먼스&스톡]포스코인터, 컨센서스 웃돌았지만 주가는 '주춤'
- 신한금융, ‘리딩금융’ 재탈환에 주주환원 강화 자신감
이민호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조달전략 분석]그룹 자금 빨아들인 홍정혁 사장의 청사진
- [조달전략 분석]홍정국號 BGF리테일, 그룹 지탱하는 현금창출력
- [조달전략 분석]BGF 먹여살리는 캐시카우 'BGF리테일'
- [Board Index/두산그룹]이사회 개최빈도 결정한 그룹 구조조정
- [Board Index/두산그룹]탄탄한 지원 조직, 아쉬운 교육 시스템
- [Board Index/두산그룹]사외이사 겸직 비율 40% 선…타사보다 높은 편
- [Board Index/두산그룹]규제 전문가 다수 포진한 사외이사진
- 사외이사는 누가 뽑아야 할까
- [Board Index/두산그룹]내부절차뿐인 CEO 승계정책…위원회 설치 의지는 밝혀
- [Board Index/두산그룹]'보상위원회 미설치' 사내이사 보수는 내규 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