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플로 모니터]호반 지원받는 대한전선, 유동성 여력은자금대여 2000억+유증 5000억…단기차입금 갚고 대규모 투자재원 확보
김혜란 기자공개 2021-12-15 08:21:20
이 기사는 2021년 12월 14일 15: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전선이 잇달아 모그룹 호반의 지원을 받아 현금유동성 확충에 나서고 있다. 호반으로부터 2000억원 자금대여를 받고, 내년엔 5000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해 대규모 현금을 확보한단 계획이다.대한전선의 3분기 말 연결회계기준 총차입금은 6222억원, 부채비율은 257.9%에 달한다. 장기차입금은 거의 없고 1년 안에 갚아야 할 단기차입금 비중이 99%에 이른다. 호반이 자금대여로 지원에 나선 것도 대한전선의 단기차입금 상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다.
최근 (주)호반과 호반산업이 대한전선에 대해 각 400억원, 1600억원 자금 대여를 결정했다. 이 역시 차입 형태라 부채비율이 낮아지진 않지만 모그룹에서 빌리면 만기 연장 등에서 여러 모로 이점이 많다.
앞서 대한전선 최대주주인 호반산업은 유증 참여를 통해 대한전선을 지원하겠다는 그림을 제시했다. 지난 달엔 대한전선은 5000억원 유상증자를 단행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유증 방식이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 공모라 대한전선 지분이 40%인 호반산업이 총 유증 금액의 40%인 2000억원을 책임지게 된다. 대한전선의 재무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여러 카드를 꺼내들고 있는 셈이다.
이번에 호반이 빌려준 2000억원을 모두 빚 갚는 데 써도 단기차입금은 여전히 4000억원 이상 남는다. 현금흐름도 순유출이 지속되고 있어 차입금 상환에 쓸 현금을 확보하는 것도 당장은 어려운 상황이다. 원재료 인상으로 재고자산 매입비가 많이 늘어난 탓에 3분기 말 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으로 676억원 순유출됐다.
다만 단기차입금 세부 내역을 보면 유동화채무가 1472억원에 달하는데, 이는 신탁종료일인 2023년까지가 사실상 만기라고 봐야한다. 외상 매출금을 계속 신탁하고 빌리는 구조기 때문이다. 또 외화단기차입금이 1454억원인데, 이는 원자재 구입 등에 필요한 자금을 단기로 빌린 것이다. 표면적으론 단기상환 부담이 커보이지만, 실제론 사실상 만기 연장이 가능한 빚이 많아 당장 유동성을 크게 훼손하는 정도는 아니다.
대한전선이 내년에 유증을 단행하면 유동성 문제는 단번에 해결된다. 한 달 간격으로 유증과 자금대여가 나온 것을 보면, 내년 유증을 기점으로 호반의 대여금 2000억원은 출자전환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호반이 증자로 지원할 돈을 미리 빌려줬다는 의미다.
대한전선이 계획대로 5000억원 유증에 성공하면 이번에 모그룹으로부터 빌린 돈을 갚고도 3000억원의 실탄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 이 돈으로 남은 차입금을 상환해 금융권 차입 의존도를 낮추고 투자재원으로도 쓸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 대한전선의 주인이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에서 호반그룹으로 바뀐 뒤 재무전략도 현금유동성을 크게 확충하는 방향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는데, 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닦기 위한 밑작업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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