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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C 모회사 유동성 점검]'자본잠식' 아시아나항공, 에어서울 수혈 '안하나, 못하나'①가용현금 1849억 불과, 계약금·중도금 7000억 '사용제한'...3000억대 이자비용

김서영 기자공개 2021-12-16 10:50:39

[편집자주]

운항 재개를 학수고대하던 저비용항공사(LCC)들의 답답한 속이 좀처럼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오미크론의 등장으로 전 세계가 문을 여는 데 주저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모회사에 '또' 손을 벌려야 할 판이다. 하지만 지난 2년간 자본을 댄 모회사라고 여유가 많을 리 만무하다. 자회사 지원 필요성은 여전히 높은데 곳간 걱정은 어느 때보다 커진 지금, LCC 모회사들의 유동성을 점검하는 이유다.

이 기사는 2021년 12월 14일 15:3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인수합병(M&A) 작업 마무리가 당초 계획보다 반년 이상 늦어지고 있다. 기업결합심사를 맡은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올해 말까지 심사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밝혔으나 다른 국가 경쟁당국의 승인도 필요한 상황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아시아나항공의 자금 상황이 나빠지고 있다.

합병 절차 지연은 아시아나의 자회사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아시아나항공은 저비용항공사(LCC) 자회사 두 곳을 두고 있다. 지난 9월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 유상증자에 참여해 약 979억원을 지원했다. 비상장사인 에어서울은 모회사의 지원을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LCC 자회사의 재무는 아시아나항공의 유동성에 달려 있다.

◇'역대급' 현금성자산 보유, 사용가능 현금은 '1849억원'뿐

아시아나항공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은 어느 때보다 두둑한 상황이다. 올해 9월 말 기준 보유 현금은 1849억원, 단기금융상품은 7255억원으로 이를 모두 합한 현금및현금성자산은 9103억원이다. 1년 내 사용할 수 있는 현금성자산이 1조원에 육박하는 셈이다. 올들어 대한항공과의 M&A가 추진됨에 따라 계약금 3000억원과 중도금 4000억원, 전환사채 3000억원이 투입되면서 현금및현금성자산이 크게 증가했다.
(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그러나 현금및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과 실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대한항공으로부터 지급받은 계약금과 중도금 전액은 현재 단기금융상품으로 계상돼 있다. 올해 3분기 말 단기금융상품은 7255억원인데 이 가운데 7000억원은 쓸 수 없이 묶여 있는 자금이라는 의미다. 대한항공과의 딜이 무산됐을 경우를 대비해 자금 사용에 제한을 걸어둔 것으로 풀이된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대한항공으로부터 지급받은 계약금과 중도금 7000억원은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당장 사용할 수 있는 현금 실탄은 보유 현금 1849억원뿐이다. 지난 7월 아시아나항공이 자회사 에어부산 유증에 100% 참여해 약 979억원(신주 7755만4811주)을 투입했다. 이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의 보유 현금은 올 6월 말 3795억원에서 현재 수준으로 감소했다.

현금이 줄어드는 와중에 희소식이 들려왔다. 바로 항공화물 운임 폭등이다. 지난해와 올해 항공업계는 코로나19 펜데믹으로 국제선 수요가 막혀 유례없는 적자 행진을 기록했다. 그러나 글로벌 공급망이 정체되면서 항공화물 수요가 폭증했다. 올 3분기 글로벌 항공화물운송지수인 TAC(홍콩-북미 노선 기준) 기준 운임은 1kg당 9.74달러로 전년 대비 약 1.9배 수준이었다.

벨리카고(Belly Cargo·여객기 화물수송)를 이용할 수 있는 대형항공사(FSC)에겐 돌파구가 됐다. 지난 3년간 영업적자를 기록했던 아시아나항공은 올 2분기 말 흑자를 기록했다. 올 3분기 말 누적 영업이익(별도 기준)은 244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NCF)은 9월 말 기준 6457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0년대 들어 최고치로 전년 동기(-2227억원)와 상반된 결과를 냈다.

◇'이자비용' 부담 가중, 한 해 3000억 웃돌아...자본잠식률 11%

아시아나항공은 영업활동으로 유입된 현금이 크게 늘었으나 나가는 현금도 그만큼 많았다. 다름 아니라 대규모 차입금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 9월 말 기준 부채총계는 지난해 말보다 4.9% 증가한 12조792억원이다. 차입금의존도는 64.5%다.

아시아나항공의 총차입금은 9월 말 기준 8조42억원이다. 2010년대 중반 들어 총차입금이 가장 낮았던 2018년(3조1489억원)과 비교해 154.19%, 4조8553억원 불어난 것이다. 1년 안에 상환해야 하는 차입금은 3조3426억원이다. 단기차입금은 2조5560억원, 1년 안으로 만기가 돌아오는 유동성장기부채는 8766억원이다.
(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별도 기준)
차입금의존도가 높을수록 이자비용이 커진다. 아시아나항공의 이자비용은 2019년을 기점으로 급증했다. 2018년 1495억원에서 이듬해 3349억원으로 124% 뛰었다. 총차입금이 두 배 이상 상승한 것과 비례한다. 올해 9월 말까지 이자비용으로만 2415억원을 지출했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지출한 이자비용은 3560억원으로 올해도 비슷한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자비용으로 연간 3000억원 이상을 지출하고 보유 현금도 2000억원을 밑도는 상황에서 자회사 지원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9월 말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지난해 11월 무상감자를 단행해 자본금을 3720억원을 줄여 자본잠식을 해소했다. 그러나 올 9월 말 자본잠식률이 11%를 기록했다.

항공업계에서는 기업결합심사 지연으로 아시아나항공도 더는 버티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달 기자 간담회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하는 상황에서 아시아나항공이 일시적으로 화물로 영업이익을 냈지만 위기가 재발할 수 있다"며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아시아나항공이 에어서울에 대한 자금 지원에 나설지 관심이다. 앞서 아시아나항공은 상장사인 에어부산에 대한 자금 지원을 우선 결정한 바 있다. 비상장사인 에어서울은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에어서울에 대한 자금 지원은 결정된 것이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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