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닥, 국내 유일 가상자산 종합 컨설팅사 꿈꾼다 [재도약 나선 코인거래소]③법인고객 확보에 올인, 서비스 고도화 위한 신규채용 진행
노윤주 기자공개 2021-12-21 07:17:56
[편집자주]
특정금융정보법 시행 이후 중소형 가상자산거래소에 위기가 찾아왔다. 은행과의 계좌연동 계약에 실패하면서 원화마켓을 닫고 '코인전용 거래소'로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서비스를 정비하고 있다. 더벨에서는 재도약을 꿈꾸는 중소 코인 거래소들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1년 12월 17일 07: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닥(피어테크)은 최근 가상자산사업자 지위를 획득한 후 50여명 규모 신규 채용을 시작했다. 원화거래 중단으로 거래량이 감소한 상황에서 이례적인 행보다. 가상자산 종합 컨설팅 기업이라는 최종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전문인력을 충원하겠다는 계획이다.궁극적으로는 기업고객의 가상자산 매매, 보관, 운용을 대행하고 세무와 회계처리까지 자문해 주는 국내 유일 B2B 가상자산거래소라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악재에도 불구하고 신규채용 나서
지닥은 개인고개 위주인 여타 가상자산거래소와 달리 기업고객을 유치하는 것으로 노선을 정했다. 포화상태인 C2C 시장보다 B2B라는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이었다. 가상자산을 이용한 금융 생태계를 만들어보자는 경영진의 철학도 노선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B2B 사업 확장을 위한 채용도 진행 중이다. 개발자부터 서비스 기획, 인사팀까지 전사 규모의 채용이다. 불과 지난해까지 피어테크 구성원이 20명 남짓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이번 50여명 채용은 사세 급확장이다.
지닥을 둘러싼 경영환경이 한층 악화된 점을 감안하면 의외의 강수다. 지닥은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에 따라 은행과 실명인증 계좌 연동을 하지 못해 원화거래를 지원할 수 없는 상태다. 현재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등 4대 거래소에서만 원화거래가 가능하다.
중소형 거래소인 지닥은 특금법 신고 마지막까지 복수의 은행과 접촉했으나 실명계좌를 확보하는데 실패했다. 내년을 기약하는 상황이지만 위기를 기회로 바꿔보겠다는 전략으로 선택한 게 B2B 서비스 확대다.
◇금융사와 손잡고 원스톱 솔루션 개발
지닥은 우선 기업용 디지털자산 솔루션을 키울 계획이다. 법인고객이 보유한 광범위한 가상자산을 매매, 이체, 수탁(커스터디) 할 수 있는 서비스다. 지난 5월 우리펀드서비스 손을 잡고 출시했다.
특징은 단순매매 뿐 아니라 가상자산 세무회계 컨설팅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한다는 점이다. 협력사인 우리펀드서비스는 감사기관에 제출할 수 있는 가상자산 실시간 보유 검증 확인서를 발급해준다. 토탈 솔루션 제공으로 기존 고객 유출을 최소화하고 신규 고객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다날핀테크, 세종텔레콤, 비브릭, 에이치닥, 코인플러그 등의 기업이 해당 솔루션을 사용 중이다.
증권사를 비롯한 금융회사들을 고객으로 유치하기 위한 작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SK증권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커스터디 솔루션, 블록체인 기반 금융사업 모델 개발에 착수했다. 금융사가 최소한의 비용으로 블록체인 사업을 전개할 수 있는 솔루션을 만든다는 목표다.
◇금융권 출신 C레벨 선임…미래에 가상자산 상품 출시 희망
한승환 대표의 사업 커리어는 기업고객이 지닥을 선택하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 한 대표는 2018년 한화투자증권과 함께 블록체인 액셀러레이터 '업그라운드'를 설립했다. 가상자산은 사기라는 인식이 팽배했던 시기에 금융회사와의 협업은 지닥의 신뢰도를 제고시켰다. 당시 한 대표는 블록체인 리서치·컨설팅 회사 피넥터를 동시에 설립해 양질의 정보를 제공한 바 있다.
한 대표는 지닥의 큰그림을 실현하기 위해 금융권 출신 임원 섭외에도 집중했다. 오른팔이라 불리는 이유리 부대표는 일본 미쓰이스미토모 은행의 기업금융담당(RM)을 역임 후 대학교에서 학생을 가르친 금융 전문가다. 이상원 최고기술책임자(CTO)와 지송원 최고보안책임자(CISO)는 키움증권 시스템 개발을 담당했다. 최근에는 옛 재정경제부(기획재정부) 과장 출신 곽상용 감사와 구글페이먼트에 종사했던 최우석 준법감시인을 영입했다.
금융권 인사들이 똘똘 뭉친만큼 지닥은 향후 규제가 완화될 경우 ETF 등 가상자산을 이용한 금융상품을 만들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유리 지닥 부대표는 "파트너사인 미래에셋의 미국 자회사가 최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트코인 ETF 상장 신청서를 제출했다"며 "지닥도 제도권 내에서 디지털자산을 금융상품화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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