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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피 한승환 대표, 파격 마케팅으로 지닥 키웠다 [재도약 나선 코인거래소]①2013년부터 비트코인 커뮤니티에서 활동…소통과 트렌디함이 무기

노윤주 기자공개 2021-12-17 08:00:28

[편집자주]

특정금융정보법 시행 이후 중소형 가상자산거래소에 위기가 찾아왔다. 은행과의 계좌연동 계약에 실패하면서 원화마켓을 닫고 '코인전용 거래소'로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서비스를 정비하고 있다. 더벨에서는 재도약을 꿈꾸는 중소 코인 거래소들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1년 12월 14일 07: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어릴 적 화가를 꿈꿨던 청년은 2013년 군복무 중 우연히 비트코인을 알게 됐다. 블록체인이란 용어와 개념도 정립되지 않은 시기였다. 한 대표는 온라인에서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을 하나둘 모았다. 소통 창구는 오프라인까지 확장했다. 청년은 당시 만난 인연을 계기로 국내 최대규모 블록체인 컨퍼런스를 열고 가상자산거래소까지 설립했다. 한승환 지닥(피어테크) 대표의 얘기다.

한 대표를 설명하는 키워드는 '커뮤니티'와 '젊은피'다. 1989년생인 한 대표는 차명훈 코인원 대표와 더불어 주요 가상자산거래소 대표 중 가장 어리다. 그만큼 대외 소통에 능숙하다. SNS에서 지닥의 소식을 가장 먼저 알리는가 하면 블로그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가감 없이 공유한다. 그의 소통 능력은 업계 태동기부터 다져져 왔다. 2014년 국내 최초로 열린 비트코인 밋업에도 한 대표가 있었다. 이더리움의 한글 표기법을 결정하는 자리에도 함께했다.

업계서 발을 넓혀간 한 대표는 2017년 말 엑트투테크놀로지스(현 피어테크)를 설립하고 가상자산거래소 지닥을 만들었다. 지닥은 중소형 거래소라는 것을 단점이 아닌 이점으로 승화시켜 남들과는 다른 방향으로 사업을 전개하는 게 특징이다.

거래소토큰 '지닥토큰(GT)' 발행도 그 일환이다. 2018년에는 가상자산거래소가 직접 발행하는 거래소토큰이 큰 인기를 얻었다. 거래량과 이벤트 참여에 따라 사용자에게 토큰을 나눠주는 방식인데 이 토큰을 현금화할 수 있어 인기를 끌었다.

대형 거래소가 거래소토큰을 위험하게 바라본 것과 달리 지닥은 이를 실생활에 적용한 사례를 만들어보겠다고 도전장을 던졌다. 지닥은 거래소 내 게임에도 지닥토큰을 활용하고 전시회 입장권을 지닥토큰으로 구매할 수 있게 했다. 지닥토큰은 2년간 유지됐지만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에 거래소코인 금지 내용이 추가되면서 지난 6월 상장폐지됐다.


지난해에는 국내 거래소 중 최초로 클레이튼(KLAY)을 상장했다. 클레이튼은 카카오의 블록체인 자회사 그라운드X가 발행한 가상자산이다. 발행 후 해외상장만 고집하던 터라 지닥의 클레이튼 상장은 업계 이목을 집중시켰다.

상장 당시 지닥은 그라운드X와 사전 협의를 진행하지 않았다. 통상 가상자산 신규 상장시에는 거래소와 발행사가 논의를 거치는 게 관행이다. 그러나 지닥은 클레이튼이 비트코인처럼 탈중앙화된 '공개형 블록체인(퍼블릭 블록체인)'이기 때문에 발행사와 협의 없이 상장해도 무리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공개형 블록체인에는 누구나 접근할 수 있고 그 기반의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 가상자산을 사고 파는 것 역시 자유롭다. 지닥은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을 상장할 때 이들의 발행사와 연락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주장했다.

그라운드X는 무단상장이라고 지닥을 비판했다. 한 대표는 "상장은 지닥의 독립적인 의사결정"이라며 "심사대상에게 상장 및 상장폐지 권한을 위임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를 기점으로 데이빗, 코인원 등 거래소가 연이어 클레이튼을 상장했다. 당시에는 논란이 일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지닥이 투자자 니즈를 적기에 반영했다는 의견이 나왔다. 커뮤니티 반응을 읽는 한승환 대표의 트렌디함이 시장에 통한 셈이다.

상폐에 있어서도 지닥은 타 거래소와 다른 행보를 보였다. 지난해 업비트와 빗썸이 발행량을 조작한 코스모코인(COSM)을 상폐했지만 같은 시기 지닥은 거래 유지를 선택했다. 이를 통해 지닥은 국내서 유일하게 코스모코인이 상장된 거래소가 됐다.

2019년부터 작년까지 1년간 거래수수료를 업계 최저수준인 0.04%까지 낮추는 마케팅도 진행했다. 현재는 원화거래를 중단하고 코인거래만 지원하면서 0.2%로 수수료를 상향조정했다.

업계는 지닥의 파격행보를 두가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지나친 노이즈마케팅이라는 비판과 중소형 거래소만이 할 수 있는 신선한 시도라는 의견이 공존한다. 논란에도 불구하고 지닥은 코인전용거래소 중 가장 먼저 가상자산사업자 지위를 획득했다.

지닥은 사업자 신고수리 완료를 발판삼아 금융기관에 버금가는 서비스를 제공토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근에는 구글페이먼트코리아 출신 최우석 준법감시인을 영입하고 곽상용 전 삼성생명 부사장을 감사로 선임했다. 제도권에 진입하겠다는 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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