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실 쌓은 글랜우드, 전 분야서 고른 성과 CJ·GS·LG그룹과 잇단 파트너십…포트폴리오 줄줄이 최대 실적 예고
서하나 기자공개 2021-12-23 08:10:57
이 기사는 2021년 12월 22일 14: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는 올해 많은 투자를 단행하지는 않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내실있는 한해를 보냈다. 두번째 블라인드펀드 결성과 해양에너지·서라벌도시가스의 성공적 투자회수(엑시트)를 비롯해 보유 중인 포트폴리오 기업들이 역대 최대 실적을 눈앞에 두며 전 분야에서 고르게 결실을 맺고 있다.CJ올리브영 소수지분 인수나 GS건설의 LG S&I건설 인수 등 유독 대기업과의 인연도 눈에 띈다. 대기업들은 통상적으로 사업부나 계열사를 매각할 때 가격 경쟁력만이 아닌 회사의 장기적 파트너로서 역량을 살핀다. 글랜우드PE가 그동안 바이아웃펀드로서 확실한 신뢰감을 보여준 성과라고 볼 수 있다.
◇CJ올리브영 소수지분 '깜짝' 인수…해양에너지는 엑시트
글랜우드PE는 올해 3월 CJ올리브영 상장 전 지분매각(프리IPO) 거래의 최종 승자가 되면서 시장을 놀라게 했다. 당시 딜은 막바지까지 현대백화점을 비롯해 IMM프라이빗에쿼티, 스틱인베스트먼트, JKL파트너스, 골드만PIA 등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글랜우드PE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과 이 회장의 동생인 이재환 CJ파워캐스트 대표 등 오너 일가가 보유한 지분과 신주를 포함한 25% 지분율을 약 4000억원에 인수했다. CJ그룹과 단단한 신뢰 관계를 쌓았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가 있었다.
업계에선 글랜우드PE가 신생임에도 밸류업 전략에 능한 하우스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최종 승기를 거머쥐었다고 입을 모았다. 글랜우드PE는 신속한 의사결정을 통해 짧은 시간 성공적인 투자 실력을 입증한 PEF운용사로 평가된다. 2013년 설립돼 2014년 동양매직을 약 3010억원에 인수했는데 단 2년 만인 2016년 6100억원을 받고 SK네트웍스에 매각하는데 성공했다. 신생 하우스의 깜짝 실적에 시장에서 큰 반향이 일었다.
투자 회수 부문에서도 성과를 냈다. 6월 보유중이던 해양에너지와 서라벌도시가스 지분 100%을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MKIF)에 약 7980억원에 매각했다. 2018년 말 GS에너지가 보유하고 있던 해양에너지와 서라벌도시가스 지분 100%를 6160억원에 매입했는데 2년 반 만에 약 2000억원의 차익을 봤다. 블라인드펀드 기준 내부수익률(IRR)은 약 32%를 기록했다.
글랜우드PE가 해양에너지·서라벌도시가스 인수 이후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 정보통신(IT) 기술기반 인프라 마련에 공을 들이면서 단기간 기업가치가 뛰어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예를 들면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을 도입해 요금처리 시간을 기존보다 10분의 1 수준으로 단축했다. 또 개별적으로 이뤄졌던 공급계약·배관공사·안전점검 등 업무를 통합해 유기적 모니터링이 가능해졌다.
◇2호 블라인드펀드 결성, 크레딧부문 신설
글랜우드PE는 6월 30일 2호 블라인드펀드 '글랜우드코리아제2호'를 최종 결성했다. 규모는 1호 펀드보다 약 2배 늘어난 9000억원이었다. 지난해 6월 처음 자금 모집을 시작해 12월 7200억원 규모로 1차 클로징을 마쳤고, 당초 목표액인 8000억원보다 1000억원가량 증액된 금액으로 최종 결성됐다.
2호 블라인드펀드의 성공적인 결성엔 1호 블라인드펀드를 통해 얻은 기관투자자(LP)들의 신뢰가 주효했다는 평가다. 글랜우드PE는 높은 진입장벽과 공고한 시장 지배력 갖춘 기업들을 위주로 투자를 했고, 또 카브아웃 전략을 통해 일관된 PMI를 구사했다.
글랜우드PE는 2호 블라인드펀드를 발판 삼아 최대 약 3조 이상의 투자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4500억원 규모였던 1호 블라인드펀드를 활용해 약 2조원 정도의 투자를 단행했다. 글랜우드PE는 그동안 코인베스트먼트 펀드를 만들거나 레버리지를 활용해 투자 규모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글랜우드크레딧 부문 신설은 글랜우드PE의 올해 성과 중 빼놓을 수 없다. 글랜우드PE는 10월 자본시장법 개정을 앞두고 더 다양한 분야로 투자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8월 중 사모신용펀드(PCF·Private Credit Fund) 전문 투자 법인을 만들었다.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 출신의 이찬우 대표가 수장으로 합류했다. 글랜우드PE는 사모신용펀드를 통해 10% 안팎의 수익률을 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12월 글랜우드크레딧과 GS건설은 LG 계열사인 S&I건설을 공동으로 인수했다. 글랜우드크레딧이 GS건설의 자회사 자이S&D에 1000억원을 투자하고, 다시 자이S&D와 GS건설이 S&I건설 인수 특수목적법인(SPC)에 각각 800억원 가량씩 총 1600억원을 투자하는 구조였다.
이로써 글랜우드크레딧 부문은 설립 약 두달 만에 GS그룹과 LG그룹 분리 이후 약 16년만의 역사적 딜에 재무적투자자(FI)로 합류했다. 단숨에 GS뿐 아니라 LG그룹을 든든한 파트너로 맞이한 셈이다.
이찬우 대표가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에 재직할 당시 맺은 인연이 주효했다. 작년 말 GS건설은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에 뒤늦게 뛰어들면서 FI 영입이 절실했다. 이때 GS엔텍에 투자했던 경험이 있는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에 손을 내밀었다. 결과적으로 인수는 무산됐으나, 이 과정에서 이들은 두산인프라코어의 공동경영을 논의했을 만큼 두터운 신뢰 관계를 쌓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 대표는 당시 키맨으로 활약했다.
◇압도적 포트폴리오 관리 역량, 줄줄이 최대 실적 눈앞
글랜우드PE가 보유하고 있는 포트폴리오는 △한국유리공업(한글라스) △PI첨단소재 △CJ올리브영 등으로 그리 많은 편이 아니다. 하지만 이들이 모두 코로나19 시기를 겪고 있음에도 올해 창업 이례 최고 실적을 눈앞에 두며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2019년 인수한 한국유리공업의 경우 업황 개선을 타고 본격적인 상승 궤도에 진입하고 있다. 올해 신축 아파트 건설 현장의 중간재 투입이 본격화됐고, 자가 보유 가구들의 리모델링 수요로 인한 건축용 판유리 매출 증가 등도 맞물렸다. 국내 판유리 시장에서 점유율 약 23.3%를 확보하고 있어 국내 유리 가격 상승 및 수요 증가의 수혜를 받았다.
여기에 글랜우드PE는 작년부터 한국유리공업에 총 1300억원 규모의 ESG 관련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작년과 올해 이미 총 예산의 60~70%를 투입했다. 이는 친환경 고효율 용광로 설비 구축과 냉간보수 구축 등 ESG와 관련한 CAPEX 투자로 이어졌다. 한국유리공업을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의중이다.
PI첨단소재는 가격 인상과 재무 개선 작업 등이 맞물려 호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PI첨단소재는 글로벌 1위 PI필름 생산업체로, 연성인쇄회로기판(FPCB) 소재, 스마트폰 방열시트, EV(전기차) 배터리용 절연테이프 등을 생산한다. 현재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동남아, 유럽 등 총 15개 국가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최근 경쟁사인 대만의 타이마이드테크가 모든 제품의 가격 인상을 통보하면서 PI첨단소재 역시 추가적인 가격 인상을 할 수 있는 명분이 생겼다는 평가다. PI필름은 기술 난이도가 높고 장기간 대규모 투자가 필요해 진입 장벽이 높은 편이다. 금속인 철과 동일한 강도를 지니면서 무게는 약 10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열적·물리적·전기적 특성이 가장 우수한 슈퍼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으로도 불린다.
PI첨단소재는 글랜우드PE에 인수된 이후 운전자본 관리에 온힘을 쏟으면서 재무 개선 작업이 줄곧 이뤄졌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연평균성장률(CAGR)은 14.4%를 기록하면서 2016년 1531억원이었던 매출이 지난해 2618억원을 찍었다. 올해 8월 코스피로 이전상장에도 성공했다.
마지막 포트폴리오인 CJ올리브영은 내년을 목표로 기업공개(IPO) 작업에 착수했다. 최근 모건스탠리와 미래에셋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KB증권과 크레딧스위스를 공동 주관사로 선정했다. CJ올리브영은 올해 연간 거래액이 2조4000억원, 연매출 2조원 등 역대 최고 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해보다 거래액은 약 13%, 매출은 약 6.7% 가량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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