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주총 돋보기]케이피에스 'VC' 사외이사, '바이오 시프트' 원군될까'에이치엘비 인연' 김나연 이앤인베 대표 선임, 자금투자+임상개발 백업 효과
조영갑 기자공개 2021-12-30 07:42:43
이 기사는 2021년 12월 29일 08: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디스플레이 인장 사업부문과 더불어 바이오 부문으로 사업구조를 이원화하고 있는 '케이피에스'가 바이오 투자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면서 전열을 재정비한다. 눈에 띄는 점은 '에이치엘비' 출신 현 경영진이 회사를 이끄는 상황에서 역시 에이치엘비와 교분이 깊던 인사를 사외이사로 낙점한 것이다. 선박사업체에서 바이오테크로 변모한 에이치엘비의 발전 경로를 밟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케이피에스는 내년 2월4일 경기도 화성 본사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사외이사 신규 선임의 건 등 안건을 부의한다. 신임 사외이사 후보자는 벤처캐피탈(VC) 업계에서 바이오 투자 전문가로 유명한 김나연 이앤인베스트먼트 대표다. 김 대표는 이앤인베스트먼트의 GC(그로쓰캐피탈) 부문을 이끌고 있다.
이번 사외이사 선임 안건은 지난 8월 케이피에스 CB(전환사채) 발행과 맥이 닿아있다. 케이피에스는 당시 196만주가량의 CB를 발행해 32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다. 발행주식 총수 대비 11%에 이르는 물량이다. 이앤인베스트먼트가 GP로 운용하는 '케이바이오 글로벌헬스케어 사모투자합자회사'가 130억원, 파라투스인베스트먼트가 70억원, 한국투자파트너스가 50억원을 책임졌다.
CB 인수에 자금을 댄 펀드가 이른바 '경영참여형 펀드'였기 때문에 가장 많은 CB를 인수한 이앤인베스트먼트 측 대표자가 케이피에스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자본시장법 249조12(경영참여형 사모집합투자기구 집합투자재산의 운용방법 등) 1항과 2항에 따르면 경영참여형 사모집합투자기구는 투자 회사의 주요 경영사항에 대해 사실상의 지배력 행사가 가능하도록 투자해야 한다.
법적 근거에 따른 사외이사를 선임한 만큼 김 대표의 역할이 한정적일 거라는 의견이 나온다. 하지만 현 케이피에스 경영진과 김 대표 사이에 '에이치엘비'라는 공통분모가 있어 폭넓은 협력관계가 구축될 전망이다. 여기에 파이프라인에 대한 선구안이 뛰어난 김 대표가 후보물질 전임상 단계에서 유동성을 지원했기 때문에 임상개발과 사업화에 탄력을 받을 공산도 커졌다. 개발자금에 더해 든든한 원군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김 대표는 IB 애널리스트 시절부터 에이치엘비의 성장성을 눈여겨본 인물이다. VC업계로 이직해 GC 부문을 이끌면서 에이치엘비에 직접 투자하는 등 긴밀한 관계를 이어왔다. 특히 2018년 에이치엘비 투자를 위해 111억원 규모로 조성한 '이앤 헬스케어 투자조합 5호'의 경우 2019년 말 청산 당시 IRR(내부수익률) 116.5%를 기록하며, 김 대표의 대표적 트랙레코드가 되기도 했다. 임상개발 적기에 유동성을 지원하면서 '리보세라닙' 개발에 한몫했다는 전언이다.
케이피에스의 현 경영진이자 바이오 사업부문을 이끄는 김하용 대표와 김성철 이사 역시 에이치엘비 출신의 전문가다. 이들은 '둠밈'이라는 회사를 통해 지난해 케이피에스의 최대주주로 등극하고, '바이오 시프트'를 이끌고 있다. 둘 다 에이치엘비 대표이사를 지냈다. 진양곤 에이치엘비그룹 회장을 도와 임상개발을 총괄했던 만큼 에이치엘비 식 성장전략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인물들이다.
이에 업계에선 케이피에스의 행보를 두고 '에이치엘비 데자뷔'를 얘기하기도 한다. 에이치엘비는 선박사업체를 인수한 진 회장이 바이오테크로 변모시킨 회사다. 선박사업에서 발생하는 매출액과 외부 투자금을 토대로 리보세라닙, 아필리아 등의 블록버스터 항암제를 개발하고 있다. 김 사외이사 후보자가 과거 에이치엘비에 유동성을 지원했듯이 케이피에스 투자를 통해 바이오 사업을 '백업'하고, 사업구조 변모도 도울 거라는 이야기다.
케이피에스는 투자금을 토대로 글로벌 임상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연구개발의 축은 미국 현지법인 '알곡바이오(ALGOK BIO)'와 국내 계열사 '빅씽크'다. 두 회사 모두 김성철 이사가 임상개발을 이끌고 있다. 320억원의 자금 중 운영자금 50억원을 제외한 270억원 가량이 파이프라인 개발에 투입될 전망이다.
특히 알곡바이오는 최근 한국원자력연구원의 첫 라이선스아웃 후보물질을 도입하면서 미국 FDA 임상을 준비하고 있다. 발암, 전이를 유발하는 암줄기세포(TM4SF4)를 표적으로 하는 항체항암제 후보물질이다. RNA 표적 항암제 개발테크 '네오나'의 간암 진단 바이오마커 기술을 도입(라이선스인)하면서 진단시장에도 도전장을 던졌다.
케이피에스 관계자는 "현재 암줄기세포 표적 항체항암제 후보물질은 전임상 단계로 향후 알곡바이오를 중심으로 미국 FDA 임상을 진행할 것"이라면서 "동시에 기존 사업인 디스플레이 인장 부문에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만들어 케이피에스 전체의 업사이드 포텐셜을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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