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벤토리 모니터]'역대급' 재고자산 포스코강판, 원재료값 급등에 함박웃음원재료·판가상승 영향, EBITDA 1257억 '급증'...내년에도 호황 지속 전망
김서영 기자공개 2022-01-04 10:35:49
[편집자주]
제조기업에 재고자산은 '딜레마'다. 다량의 재고는 현금을 묶기 때문에 고민스럽고, 소량의 재고는 미래 대응 능력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또 걱정스럽다. 이 딜레마는 최근 더 심해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생산라인은 자주 멈춰서지만 1년 넘게 억눌린 소비 심리는 분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벨은 주요 기업들의 재고자산이 재무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12월 30일 13:3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강판의 재고자산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원재료는 물론 판매 가격 인상으로 재고자산 가치가 커졌다. 올해 우호적인 철강 업황을 등에 업고 재고자산의 현금화에 속도가 붙었다. 그 결과 유례 없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현금창출력 개선세는 내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30일 포스코강판의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올 9월 말 기준 재고자산이 1539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재고자산 규모를 공시로 확인할 수 있는 2012년 이후 최대 규모다. 자세히 살펴보면 재고자산 가운데 가장 큰 비중(52%)을 차지하는 것은 원재료로 797억원을 기록했다. 완제품은 548억원으로 전체 재고자산의 36%에 해당한다.
눈여겨볼 점은 재고량이 늘어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포스코강판 관계자는 "원재료 가격 상승과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인해 재고자산이 증가했다"며 "재고량 자체는 큰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올 들어 원재료 가격이 크게 뛰었다. 포스코강판의 주요 원재료는 냉연강판(Full Hard)과 아연도금강판이 있다. 철광석 가격이 오르자 도미노처럼 강판 가격이 올랐다. 지난해 1톤당 75만8000원이었던 강판 가격이 해가 바뀌자 91만5000원으로 20.7% 올랐다. 가격 상승세가 계속돼 올 9월 말 기준 111만2000원까지 뛰었다. 이에 포스코강판은 지난 2분기 판매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재고자산이 늘어나 현금화 작업이 둔화하면 현금흐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실제 포스코강판의 영업활동현금흐름(NCF)은 소폭 감소했다. 올해 3분기 말 NCF는 566억원으로 전년 동기 718억원에 비해 21.2% 줄어들었다. 재고자산 증가에 따른 운전자본 부담 심화가 주효했다.
그러나 철강 업황 회복세가 두드러진 덕분에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적극적인 가격정책을 통해 원재료값 인상분을 판매 가격에 전가시켰다. 철강 수요 증가도 한몫했다. 올 들어 건설, 자동차, 조선 등 전방산업이 코로나19 회복에 대한 기대로 생산량을 늘렸기 때문이다. 비싼 가격에도 철강재를 필요로 하는 수요층이 두터워졌다.
포스코강판의 재고자산회전율도 증가했다. 재고자산회전율은 재고자산의 현금화 속도를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올해 3분기 말 재고자산회전율은 8.9회를 기록했다. 재고자산회전율이 2019년 7.4회, 지난해 7.3회를 기록한 것과 비교해 올해 재고자산이 매출로 전환되는 속도가 빨라졌다.
현금창출력도 개선된 모습이다. 재고자산 규모가 1000억원을 넘었던 2019년과 비교하면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업황이 좋지 않았던 2019년 포스코강판의 재고자산은 1356억원까지 증가했으나 에비타(EBITDA)는 304억원 수준을 기록했다. 1539억원의 재고자산을 기록한 올해 9월 말 EBITDA는 1257억원으로 4배 이상 뛰었다.
포스코강판의 3분기 연결 기준 누적 실적은 매출액 9838억원, 영업이익 1136억원으로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48%, 828% 급증했다. 철강업계에서는 내년에도 올해와 같은 호황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 세계철강협회는 내년 글로벌 철강 수요를 19억톤으로 전망했다. 올해 대비 2.2% 늘어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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