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규옥 회장 '주담대' 패착, 오스템임플란트 지배구조 '흔들' 반대매매 이뤄지면 지분율 8%로 급락…최 회장 지분 매물로 거론
강철 기자공개 2022-01-12 07:43:41
이 기사는 2022년 01월 10일 13: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규옥 오스템임플란트 회장에게 1100억원의 주식담보대출을 실행한 국내 증권사가 만기 연장 불가 방침을 통보했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이 다음달 중순부터 도래하는 만기에 원활하게 대응하며 경영권 지분 20.6%를 지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최 회장 보유 지분의 약 60%가 담보로 잡혀있는 점은 추후 대출금 상환 여부과 관계없이 경영권 리스크로 작용할 전망이다. 관련해서 최 회장이 지난해부터 경영권 매각을 위해 수시로 시장에서 가격 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거래정지로 반대매매 쉽지 않아
교보증권을 비롯한 금융사 13곳은 지난 5일 최규옥 회장에게 주식담보대출 만기 연장이 어렵다는 뜻을 전달했다. 오스템임플란트가 횡령·배임으로 인해 한국거래소의 상장 적격성 심사 대상에 오른 점을 감안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금융사 13곳이 최 회장에게 대출한 자금은 총 1100억원이다. 한국증권금융, 현대차증권, 하나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등이 지난해 적게는 20억원부터 많게는 250억원을 빌려줬다. 대출금의 평균 금리는 약 3.4%다.
1100억원의 만기는 오는 2월부터 연말까지 순차적으로 도래한다. 월별로 2월 250억원, 3월 320억원, 4월 30억원, 5월 120억원, 6월 80억원, 12월 300억원을 각각 갚아야 한다. 전체 주식담보대출 만기의 약 75%가 앞으로 3~4개월 사이에 몰려있다.
시장은 최 회장이 대출금을 제대로 갚을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빌린 1100억원을 대부분 유동화가 용이한 자산에 투자했다면 만기 대응이 가능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유동화가 녹록지 않은 곳에 돈을 넣었거나 최 회장이 자체 보유한 현금이 많지 않다면 원활한 상환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주식담보대출을 실행한 금융사는 상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통상 담보 주식을 반대매매하는 형태로 대출금을 회수한다. 만약 최 회장이 1100억원을 제대로 갚지 못하면 질권으로 잡혀있는 오스템임플란트 지분 12.3%의 소유권은 금융사로 이전된다.
다만 오스템임플란트의 주권은 현재 거래 정지 상태다. 거래 정지가 계속해서 이어지면 반대매매 실행이 어렵다. 13곳의 금융사는 이러한 변수를 감안한 회수 전략 수립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오스템임플란트 주식에 대한 반대매매는 거래가 재개돼야 가능한 만큼 최 회장 계좌 내에 현금이나 처분 가능한 다른 주식이 있는지를 확인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 마저도 없으면 소송으로 가야 하는데 법적 분쟁이 대출금 회수 측면에서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최회장이 자초한 경영권 리스크
최 회장은 오스템임플란트 지분 20.6%를 보유 중이다. 오스템임플란트가 코스닥에 상장한 2007년 2월부터 20% 안팎의 지분율을 기반으로 경영권을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낮은 지분율 탓에 언제든 적대적 M&A의 타깃이 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 회장이 1100억원을 빌리며 담보로 제공한 지분은 약 12.31%다. 전체 보유 지분의 약 60%를 질권으로 설정했다고 볼 수 있다. 만약 질권 지분 전량에 대해 반대매매가 이뤄지면 최 회장의 오스템임플란트 지분율은 8.3%로 급락한다.
이러한 경영권 리스크는 향후 오스템임플란트의 경영 정상화에 적잖은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최 회장이 원활한 만기 대응을 통해 지분을 지킨다고 해도 이번 사태를 통해 오스템임플란트의 주인이 언제든 바뀔 수 있다는 인식을 시장에 심어준 것 자체가 심각한 경영권 위기를 초래한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관련해서 그가 이미 경영에 대한 뜻을 접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최 회장은 지난해부터 오스템임플란트 경영권 지분을 매각하기 위해 여러 투자자와 가격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이 최대 1조원을 원한다는 구체적인 내용도 나오고 있다. 오스템임플란트의 작년 하반기 시가총액은 2조~2조4000억원 선에서 형성됐다. 이를 토대로 계산한 최 회장 지분 20.6%의 가치는 약 4200억~5000억원이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50% 넘게 붙인다고 해도 최 회장이 원하는 1조원과는 간극이 크다.
시장 관계자는 "최 회장과 원매자가 생각하는 가격 차이가 원체 컸던 탓에 결국 매각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번 횡령·배임과 주식담보대출 관련 문제로 내재돼 있던 경영권 리스크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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