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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를 움직이는 사람들]'곳간 지기' 박종호 한국타이어 사장, M&A 실탄 장전⑤'경제 관료' 출신 보수적 재무기조 빛났다...한온시스템 매각 차익 기대

김서영 기자공개 2022-01-18 07:44:39

[편집자주]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이 형 조현식 전 부회장과의 경영권 갈등을 봉합하고 신임 회장에 올랐다. 뒤이어 임원 인사를 단행해 경영 손발을 맞출 적임자들을 손수 선임했다. '혁신'을 경영 키워드로 잡은 만큼 타이어업에서 벗어나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할지 관심이 쏠린다. 더벨은 조현범호(號)를 움직이는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2년 01월 14일 13: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사업 추진은 의지만으로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여러 가지 요인이 맞아떨어져야겠지만 가장 중요한 건 무엇보다 자금력이다. 새로운 사업을 정착시키기 위해선 설비투자를 늘려야 하고, 연구개발(R&D) 비용과 인력을 확충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조현범 회장이 이끄는 한국앤컴퍼니그룹(옛 한국타이어그룹)은 재무관리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을 맡은 박종호 경영지원총괄(사장)에 눈길이 쏠리는 이유다. 올해 인수합병(M&A)과 신사업 추진을 공언한 상황에서 충분한 실탄으로 뒷받침할지 주목된다.

◇경제 관료 출신 '재무통'...그룹 재무관리 '사령탑' 역할

그룹의 CFO는 통상 지주사에 적을 둔 재무담당 임원이 담당한다. 각기 다른 사업을 영위하는 다수의 계열사를 둔 경우 전반적인 자금 흐름을 관리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이 필요하다. 그러나 한국앤컴퍼니그룹은 다르다. 그룹 CFO를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가 아닌 주력 계열사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에 두고 있다.


국앤컴퍼니그룹은 공식적으로 CFO 직책을 명시하고 있지 않다. 대신 경영지원총괄이 CFO 역할을 한다. 경영지원총괄은 박종호 한국타이어 사장이 맡고 있다. 지주사가 아닌 자회사에 경영지원총괄을 배치했다는 것은 그만큼 그룹 내 한국타이어의 매출 비중과 중요도가 높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1963년생인 박 사장은 타이어업계 안팎에서 재무관리에 정통한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는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그는 1985년 행정고시에 합격해 국세청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는 관료 출신 인사다. 1986년부터 13년간 국세청 서울 본사 총무과장, 소득세 과장, 재정경제부 세제실 등을 거쳤다. 1992년에는 미국 유학길에 조지워싱턴대 대학원에서 회계학을 전공한 유학파이기도 하다.

1999년에는 LG전자에 입사해 LG그룹과 인연을 맺었다. 금융기획팀장에 특채됐다. 10년간 해외법인 경영관리 등을 맡았고, 2001년에는 최연소 임원으로 승진하면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박 사장은 2011년 한국타이어 기획재정부문장(전무)으로 전격 영입됐다. 2018년 재경본부장(부사장), 지난해 초 경영지원총괄(사장)에 오르며 조 회장의 신임을 받았다.

타이어업계 관계자는 "박종호 사장은 경제 관료 출신으로 보수적인 재무 기조를 보이는 한국타이어와 합이 잘 맞는 인물"이라며 "이수일 한국타이어 사장과 함께 조현범 사장의 복심(腹心)으로 불린다"고 말했다.

한국앤컴퍼니에는 원종필 전무가 경영지원실장으로 재직 중이다. 경영지원실장은 경영지원총괄 아래 직급이다. 원 전무는 한국타이어에서 전략혁신부문장도 겸직하고 있다. 한국앤컴퍼니 사내이사로서 이사회 멤버로 주요 그룹 경영 결정에 참여하고 있다.

◇현금 곳간 2조원, 한온시스템 매각 차익 1조원은 '덤'

조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인오가닉 성장(Inorganic Growth)'을 강조했다. 이는 M&A, 전략적 협력 등 외부 요인을 통해 성장을 이루는 것을 뜻한다. 이는 실무 경영진에게 M&A 매물을 살펴보고 인수 여력을 점검하고 준비 태세를 갖추라는 주문인 셈이다.

M&A를 위한 실탄이 넉넉한지는 보유 '현금'을 보면 알 수 있다. 한국타이어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5년 전인 2017년 연결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은 6985억원으로 1조원을 넘지 못했다. 그러나 2020년에는 1조7076억원을 기록하며 1조원을 넘어섰고, 지난해 3분기 말 2조620억원으로 급증했다.

보수적인 재무구조 덕분에 부채비율도 양호하다. 현금및현금성자산이 차츰 증가하던 2017~2019년 부채비율은 반대로 떨어졌다. 부채비율은 2017년 49%에서 2019년 41%로 8%포인트(p) 낮아졌다. 이후 다소 높아져 지난해 9월 말 45%로 나타났다. 다만 같은 시기 순차입금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사실상 무차입경영에 접어들었다.

최근 시장에서 새롭게 주목받는 재무 카드는 바로 '한온시스템' 지분 매각이다. 한국타이어는 한온시스템 지분 19.49%를 보유한 2대 주주다. 한온시스템 M&A와 관련해 사모펀드 운용사(PEF) 한앤컴퍼니(지분 50.5%)와 동반 매도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타이어는 단순 지분 매각 시 약 1조원의 차익을 거둘 것으로 투자업계는 보고 있다.

박 사장은 당시 기획재정부문장으로서 2015년 한국타이어의 한온시스템 지분 인수를 추진한 핵심 경영진 가운데 한 명이다. 딜 완료 후 3년간 한온시스템 경영기획본부장을 맡기도 했다. 한국타이어는 한온시스템 인수로 차입금 부담이 증가했다. 차입금은 2015년 2조1402억원까지 뛰었다. 차츰 차입금을 줄여가며 현재는 재무 안정성을 완전히 회복했다.

박 사장은 한국타이어 내부 인물이 아님에도 재무관리 능력을 바탕으로 조 회장으로부터 신임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조원이 넘는 현금및현금성자산과 한온시스템 매각 차익 1조원 등 현금 곳간을 두둑하게 채워놓았다. 올해 M&A를 성공으로 이끌며 다시금 미래 성장 '주역'으로 떠오를지 관심이다.
(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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