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넘어 산' 카카오모빌리티, IPO 속도조절 나선다 주관사 선정 지연…일단 상생방안 마련에 고심
김슬기 기자공개 2022-01-17 13:14:18
이 기사는 2022년 01월 14일 11: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가 최근 계열사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문제로 홍역을 치루면서 스톡옵션 관련된 부분을 손질한 가운데 공동체의 상장 관련해서도 재검토한다고 선언했다. 올해 공동체 내에서 기업공개(IPO) 준비를 하고 있는 곳은 카카오모빌리티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정도다.이 중에서도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부터 상장 주관사 선정을 위한 절차를 밟아왔지만 여전히 주관사 선정을 하지 못했다. 전사 차원에서 속도조절에 나선만큼 카카오모빌리티도 신중을 기할 수 밖에 없지만 올해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외부 투자사들에게 IPO를 약속한 해이기도 하다. IPO를 미루는 것도 쉽지 않은 것이다.
◇ 카카오 CAC, 공동체 상장 일정 재검토
지난 13일 카카오 공동체 얼라인먼트센터(Corporate Alignment Center·CAC)는 전 계열사 대상 임원 주식 매도 규정을 발표했다. 계열회사 임원은 상장 후 1년간 주식을 매도할 수 없고, 최고경영자(CEO)는 매도제한 기간을 2년으로 제한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와 더불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성장을 위해 공동체의 상장 관련해서도 재검토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IPO 일정을 재검토하면서 상장을 준비하던 카카오모빌리티의 고심도 깊어졌다. 지난해 8월 증권사에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으나 프레젠테이션(PT) 절차가 연말까지 중단됐다. 당시 카카오T택시 '스마트호출' 가격과 카카오T 바이크 요금 상향 조정 등 이용료를 개편하면서 여론이 악화됐다. 요금인상으로 시작된 논란이 국정감사까지 이어지면서 카카오 공동체로 번졌다.
지난해말 다시 주관사 선정 작업에 돌입했으나 올 들어 카카오페이 등에서 스톡옵션 관련 문제가 커지면서 일정을 진행하기 쉽지 않게 됐다. 카카오페이 류영준 대표를 비롯, 임원 8명이 스톡옵션을 행사해 총 900억원 규모의 주식을 장내매도했다. 상장 후 한달여만에 일어난 일이어서 카카오 뿐 아니라 공동체 IPO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을 키웠다.
회사 측은 '상장 여부에 대한 검토'라기보다는 '상장 일정에 대한 검토'라는 입장이다. 카카오 CAC는 최근 만들어진 조직으로 지속가능한 성장 관점에서 전 계열사 전략방향을 조율하고 지원한다. 지난해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가 동시 상장을 준비하면서 잡음이 있었고, 이번 스톡옵션 논란이 발생하면서 전사 차원에서 이를 관리할 조직이 필요했다. 카카오 CAC는 모빌리티와 엔터 상장을 진행하면서 불필요한 논란을 사전에 차단할 계획이다.
◇ 카카오모빌리티, 주관사 선정 연기 가닥…외부 투자유치만 1.1조는 '부담'
이번 발표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곳은 카카오모빌리티다. 지난해 한 차례 미뤘던 주관사 선정은 이번에도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IB업계에서도 이같은 분위기를 감지한 것으로 보인다. IB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모빌리티 주관사 선정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초에도 펜딩(Pending)된 상태"라고 말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전날 공동체 차원에서 상장 일정에 대한 검토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 나온 상황이어서 현재로서는 주관사 선정 과정도 고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CAC 내에서 각 계열사 대표들이 모여서 일정을 조율하겠지만 현재 투자자, 주요 관계자 등 이해관계자가 논의하는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당장 IPO보다는 내실 다지기에 집중할 예정이다. 기존 택시사업이나 대리운전 사업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차세대 물류 기술 개발과 자율주행 등 신사업 발굴에 힘쓰고 있다. 또 사업 내 이해관계자가 많은만큼 상생에 대한 고민도 빠질 수 없다. 지난해 장애인·여성·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착한 택시 일자리 창출과 더불어 최근 전국 7개 지역의 개인 및 법인택시 가맹점 사업자로 구성된 가맹점협의회와 상생간담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다만 일정을 무한정 미룰 수는 없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17년 카카오로부터 분사될 당시 TPG컨소시엄으로부터 5000억원을 투자받았다. TPG컨소시엄에는 딜을 주도한 텍사스퍼시픽그룹(TPG)이 4500억원, 한국투자파트너스가 300억원, 일본계 오릭스가 200억원 등을 투자했다. 당시 카카오모빌리티는 상장 시기를 5년 뒤인 2022년으로 약속했다.
지난해에는 칼라일그룹 관계사인 킬로미터홀딩스를 시작으로 구글, 모빌리티홀딩스, LG, GS칼텍스, GS에너지, GS리테일 등으로부터 총 6100억원 이상 투자유치를 받았다. 결국 분사 후 외부 자금만 1조1100억 가량이 들어와있는 것이다. 투자자 중 전략적 투자자(SI)도 있지만 다수가 재무적 투자자(FI)로 자금 회수가 중요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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