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오른 지주사 CVC]구광모號 LG, 성공 열쇠 '오픈 이노베이션'마곡 '오픈랩' 중심 스타트업 네트워크 확보, 국내 VC로 저변 확대 노린다
이광호 기자공개 2022-01-21 07:43:38
[편집자주]
올해부터 대기업 지주회사가 금융회사 성격의 기업 주도형 벤처캐피탈(CVC)을 계열사로 둘 수 있게 됐다. CVC 설립의 길이 열리면서 주요 지주사들이 분주해졌다. 단순 벤처투자를 넘어 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성장 동력을 발굴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향후 그룹 계열사들과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지 주목된다. 더벨이 주요 지주사 CVC 준비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1월 18일 15: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범 LG가(家)가 발 빠른 투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GS가 국내 기업 주도형 벤처캐피탈(CVC) 1호 타이틀을 거머쥔 데 이어 ㈜LG도 CVC 설립을 앞두고 있다. LG그룹 역시 GS그룹처럼 꾸준히 투자 관련 움직임을 보이며 CVC 가능성을 내비쳐왔다. 전방위적인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구광모 회장은 취임 초부터 벤처 정신을 강조했다. 개방형 협력과 혁신을 강조하며 오픈 이노베이션에 힘을 실었다. 구 회장은 LG사이언스파크 방문 당시 “기업 내외부의 아이디어를 유기적으로 결합해 가치를 창출하는 개방적 혁신을 위해서 우수한 기술을 보유한 국내외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의 발굴을 강화해달라”고 강조했다.
LG사이언스파크 '오픈이노베이션실'은 컨트롤타워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룹의 전략 방향을 설계하고 계열사 간 활동을 조율한다. 전략에 맞춰 계열사들도 자체적인 개방형 혁신 활동을 적극 추진해가고 있다. 특히 개방형 연구공간 '오픈랩(Open Lap)'은 국내 유망 스타트업과 미래 혁신 기술을 공동으로 연구하고 개발하기 위한 거점으로 자리매김했다.
◇'LG사이언스파크' 중심 벤처 네트워크 확보, 개방형 협력 강화
오픈랩은 상당한 성과를 이뤄냈다. 4년간 스타트업 22곳과 청년 창업가 100명 이상을 육성했다. 2018년부터 스타트업과 교류와 공동 연구개발(R&D)을 모색하는 'LG 커넥트(LG CONNECT with Startup)' 행사를 매년 진행한 결과다. 이를 통해 헬스케어, 모빌리티, 라이프스타일 관련 인공지능(AI) 솔루션, 가상현실·증강현실(VR·AR), 로봇 분야 등 다양한 사업 파트너를 확보했다.
뿐만 아니라 사내벤처와 사외벤처 등 투 트랙(Two-Track) 육성 시스템을 갖춘 'LG전자 비즈인큐베이션센터'도 운영 중이다. 벤처기업에 초기 자금과 네트워크, 기술 등을 지원한다.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인 'LGE 어드벤처'는 2020년에 이어 지난해 2기를 가동했다. 선발된 사내벤처팀은 연말부터 향후 1년간 과제 개발에만 열중한다.
국내 지주회사 중 이처럼 적극적으로 스타트업 생태계를 위해 판을 조성하는 경우는 드물다. 구 회장 취임 후 이 같은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구 회장의 바람대로 우수한 기술을 보유한 국내외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더불어 청년일자리 창출을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해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에서 LG사이언스파크를 중심으로 개방형 협력을 이뤄내는 가운데 해외에선 LG테크놀로지벤처스를 통해 유망 기업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LG가 미국 실리콘밸리에 설립한 CVC인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유플러스, LG CNS 등 5개 계열사가 총 4억 2500만 달러를 출자한 펀드를 운용 중이다.
◇홍범식 ㈜LG 사장 중심 CVC 설립 박차, 투자인력 채용 속도
업계의 관심은 국내 CVC에 쏠린다. 현재 ㈜LG는 홍범식 경영전략부문장(사장)을 필두로 CVC 설립을 준비 중이다. 일부 전문 인력을 확보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대표급 인력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다만 기존 벤처캐피탈들도 인력난을 겪는 상황이어서 인력 수급이 원활한 상태는 아닌 것으로 전해진다. 빠른 시일 내 대표펀드매니저급 인력을 확보할지 주목된다.
법인 설립 후 비히클 형태는 신기술사업금융전문회사(신기사)가 될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현재 현재 GS벤처스도 신기사 등록을 준비 중이다. 신기사는 신기술투자조합을 포함해 벤처투자조합, 사모펀드 등 여러 형태의 펀드 결성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일반 창업투자회사 대비 운신의 폭이 넓은 편이다.
그동안 국내 '스타트업 씬(scene)'에서 코디네이터 역할에 무게를 뒀다. 이제는 한 발 더 나아가 국내 CVC 설립을 준비하며 본격적인 플레이어로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수년간 확보한 네트워크와 투자 내공을 토대로 유의미한 포트폴리오를 확보할지 관심이 쏠린다. 특히 삼성 CVC인 삼성벤처투자와의 경쟁 구도도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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