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운용사, 신규 펀드 설정 회사형 구조 급부상 수탁은행 거부 대안, ‘신탁 이슈+절세 카드’ 대안
김시목 기자공개 2022-01-28 08:11:48
이 기사는 2022년 01월 26일 14: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 들어 국내 부동산 운용사들이 신규 펀드를 기존의 통상적인 비히클인 신탁형(투자신탁) 대신 회사형 구조(투자회사)로 설계하는 기류가 확산되고 있다. 부동산 자산까지 확대된 시중은행의 수탁 거부 흐름이 지속되면서 내놓은 일종의 돌파구다. 회사형 구조는 운용사가 일종의 특수목적법인(SPC)을 세워 수탁과 관련한 책임을 상당 부분 떠안는 방식이다.여기에 실물자산을 편입한 부동산펀드의 경우 종합부동산세 개정으로 세금폭탄 리스크에 노출된 점도 회사형 구조를 택하게 된 트리거다. 그동안 펀드별 세제 혜택(각 80억 세액공제)을 적용받았지만 올해부터 기준이 위탁자(운용사별)로 바뀌면서 세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이고 있다. 회사형 구조로 설계하면 기존과 같이 세제혜택을 누릴 수 있다.
◇운용사 책임 부과 ‘회사형’ 확장세
국내 부동산 운용사들이 올해 회사형('투자회사형') 구조로 신규 부동산펀드를 설정하거나 준비하는 사례가 확산되고 있다. 기존까지는 신탁형(116조원) 펀드가 회사형(6조원) 구조의 외형을 압도하고 있다. 1년전 각각 102조원, 3조5000억원 규모였다.
신탁형은 부동산을 막론하고 전통자산에서도 가장 일반적인 펀드 구조다. 집합투자업자(운용사), 수탁사 간 직접 계약으로 수탁은행이 운용지시를 따르면서 펀드가 운용된다. 기본적인 자산보관은 물론 날인 주체가 수탁은행(신탁계약서)으로 명기된다.
운용사는 별다른 리스크가 없었던 수년 동안 비교적 간편하고 단순한 신탁형 구조를 선호해왔다. 사실상 편의성을 이유로 신탁형을 선호하게 된 셈이다. 신탁형이 일반 펀드는 물론 부동산펀드 시장에서 대중적인 구조였다.
하지만 옵티머스펀드 등 각종 사건사고에 수탁 이슈가 휘말리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수탁은행들이 보수 대비 과도한 책임에 부담감을 느끼며 수탁을 꺼리는 기류가 형성됐다. 결국 주식, 채권 등 전통 자산만이 아니라 부동산 자산으로의 수탁거부로 확산됐다.
대안으로 선택한 회사형 구조는 집합투자업자가 특수목적법인(SPC)을 세워 수탁 부문에 대해 책임을 지는 방식이다. 쌍방 계약도 신탁계약서에서 자산보관위탁관리계약서로 바뀐다. 수탁은행은 자산보관만 맡는 등 책임 소재가 덜한 덕분에 거부감이 줄어든다.
시장 관계자는 “지난해 수탁은행들의 보수적 스탠스가 강화되면서 일반 자산은 물론 대체 자산쪽까지 영향을 받게 되면서 운용사들이 찾아낸 고육책”이라며 “운용사 산하에 법인을 세워 수탁은행에 보관만 맡기면서 일정 부분 병목현상이 풀렸다”고 말했다.
◇종부세 변화, 이지스 등 대형사 타격 대응책
집합투자업자들의 절세 방안으로도 회사형 구조는 주목받고 있다. 당초 올해 새롭게 적용된 종합부동산세 영향으로 부동산 운용사들의 세금 부담 가중이 불가피했다. 실물자산 편드에 대해 건별로 세액공제가 적용됐다면 올해 운용사 기준으로 방식이 바뀌었다.
부동산운용사의 파트너인 회계법인 시뮬레이션 기준 올해 종부세 적용시 펀드 수익률은 1% 안팎 감소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됐다. 수익률의 절대 수치 자체가 높은 경우 문제가 크지 않지만 대다수 펀드가 5~6% 안팎을 목표로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적잖은 변수다.
세금 이슈는 결국 펀드 개수가 많은 대형사에 직격탄을 날릴 가능성이 높았다. 이지스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하나대체투자운용, 마스턴투자운용 등 사모펀드 중심으로 개별 펀드 수익률 변화가 큰 만큼 적극적으로 구조 변경에 나서는 흐름 역시 연장선이다.
결국 수탁 리스크는 비교적 낮지만 과중한 세부담에 노출된 대형사를 중심으로 절세 목적의 회사형 구조를 신규 펀드 중심으로 확산하는 분위기는 점점 커지고 있다. 회사형 구조의 경우 SPC격인 법인이 주체가 되는 만큼 기존 방식의 세액공제가 가능하다.
업계 또다른 관계자는 “세금 이슈는 대형 부동산 운용사가 더 영향을 받는 이벤트”라며 “시간이 지날수록 이런 흐름은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1%p 수준의 수익률 변화는 부동산 운용사나 투자자 입장에서 상당히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지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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