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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톤, '배그' 고민 묻어난 'NFT 출사표' P2E와 상성 낮은 FPS 장르 '배틀그라운드'… 메타버스·NFT로 돌파구

황원지 기자공개 2022-02-09 14:21:23

이 기사는 2022년 02월 08일 15: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크래프톤이 NFT와 메타버스 사업에 출사표를 던졌다. 서울옥션에 전략적 투자로 NFT 협업 시작과 함께 메타버스에 등장할 버추얼 휴먼의 데모 영상을 공개했다. 최근 사내 소통 프로그램에서 김창한 대표가 큰 틀의 신사업 방향성을 제시한 후 처음 나온 구체적인 조치다.

이번 행보엔 자사 히트작 '배틀그라운드(배그)'에 대한 고민이 묻어있다. 배그는 FPS(1인칭 슈팅 게임) 장르로, 타사의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장르에 비해 P2E모델 적용이 쉽지 않다. 재화 투입과 게임 승패가 무관한 구조라서다. 크래프톤은 메타버스 구축과 NFT 콘텐츠로 돌파구를 찾을 전망이다.

◇NFT 선언했지만 메가히트작 '배그'는 P2E 어려워

8일 크래프톤은 '인터랙티브 버추얼 월드' 사업 구현 과정에서 제작한 버추얼 휴먼의 데모 영상을 공개했다. 인터랙티브 버추얼 월드란 크래프톤이 메타버스를 지칭하는 단어다. 크래프톤은 전날에도 국내 최대 미술 경매 기업 '서울옥션블루'와 NFT사업을 함께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크래프톤의 신사업 그림이 메타버스와 NFT로 구체화되는 모양새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이사

이는 최근 국내 게임사들의 잇따른 NFT게임 진출 선언과 관련이 있다. 지난해 하반기 위메이드가 블록체인 게임 '미르4'로 대흥행에 성공하면서 대다수 게임사들이 NFT를 미래먹거리로 점찍었다. 현재 크래프톤은 작년 출시한 신작 '배틀그라운드:뉴스테이트'의 초반 성적 부진으로 주가 추락 등 위기를 맞은 상태다. 상황을 반전할 카드로 NFT를 꺼내든 셈이다.

문제는 NFT게임과 한 세트인 P2E모델이 크래프톤의 기존 히트작 배그와 상성이 좋지 않다는 점이다. 배그는 FPS 장르로, 매 게임마다 새로운 배경에서 시작한다. 반면 대부분 게임사들이 NFT를 적용하는 MMORPG의 경우 하나의 캐릭터가 꾸준히 같은 세계 속에서 아이템을 모아 성장하는 시스템이다. 아이템을 현금화가 가능한 코인으로 바꾸는 P2E모델을 배그에 적용하기 어려운 이유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이유로 크래프톤의 NFT 선언을 다소 회의적으로 봤다. 미르4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게임에서 번 코인을 사용해 다시 캐릭터를 성장시킬 수 있는 시스템이 있었다는 점이다. 그런데 배그는 돈을 들여 총이나 옷 등 스킨을 사더라도 게임의 승패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NFT를 선언하더라도 매출 대박을 기대하기 어려운 셈이다.

◇돌파구는 NFT와 메타버스... 기술력 확보가 관건

크래프톤의 돌파구는 '아이템의 NFT화'와 '메타버스'로 보인다. P2E모델을 적용하는 대신 스킨 등 악세서리 아이템을 NFT로 만들고, 이외에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는 메타버스를 구축하는 것이다.
'배틀그라운드:뉴스테이트'의 총기류

현재까지 가장 현실과 가까운 방안은 악세서리 아이템의 NFT화다. 배그 안에서 유저가 직접 총이나 장비 등 악세서리를 커스터마이징해 제작하고, 이를 NFT로 만드는 방법이다. 이는 유저에게 제작 자유성을 준다는 점에서 최근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가 밝힌 C2E(Create-to-Earn)이나 웹3.0과도 같은 맥락이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지난달 진행한 정기 사내 소통 프로그램인 '크래프톤 라이브 토크'에서 "웹3.0은 창작자와 소비자에게 더 많은 권한이 이동하는 생태계가 조성돼 C2E(Create-to-Earn)가 가속화되는 세상"이라며 웹 3.0을 2022년 크래프톤의 목표 중 하나로 제시한 바 있다.

크래프톤 관계자도 "NFT가 접목된다면 직접 유저들이 만든 총, 칼 등이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최근 밝힌 방향성인 C2E와도 연결된다"라고 말했다.

이번 서울옥션블루 투자도 향후 NFT 사업을 염두에 둔 것으로 읽힌다. 서울옥션블루는 자회사 엑스바이블루 산하에 예술작품 분야의 한정판 디지털 콘텐츠를 제공하는 'XXBLUE(엑스엑스블루)'를 운영하고 있다. 이번에 총 80억원을 투자받은 서울옥션블루는 크래프톤의 NFT 상품 기획 및 프로모션, IP관리 등을 담당한다. 이번 협업으로 디지털 상품 NFT화 사업에 특화된 서울옥션으로부터 노하우를 전수받을 것으로 보인다.
버추얼 휴먼 이미지


이는 향후 크래프톤의 메타버스 구축과도 연계될 전망이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NFT는 기본적으로 인터랙티브 버추얼 월드 속 재화 및 콘텐츠가 현실적인 가치를 지닐 수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으로 본다"며 "이런 트렌드가 새로운 게임 방식과 플레이까지 확장되도록 검토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크래프톤만의 메타버스를 구축하고, 이 안에서 NFT콘텐츠를 활용하는 그림이다.

이미 관련 기술도 일정 수준 확보하고 있는 상태다. 크래프톤은 이날 메타버스에 등장할 버추얼 휴먼을 공개했다. 향후 인공지능(AI), 음성합성(TTS, STT), 보이스 투 페이스(Voice to Face)등 제작 기술력을 바탕으로 캐릭터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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