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일렉, 전기차 부품사업 분할 배경은 전력·자동화 부문과 성격 달라, 물적분할로 '선택과 집중'
김혜란 기자공개 2022-02-10 09:38:55
이 기사는 2022년 02월 09일 10: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S일렉트릭이 수소·전기차부품(EV릴레이) 사업부문을 따로 떼어내 'LS이모빌리티솔루션'(가칭)을 설립하기로 했다. LS일렉트릭은 전력기기·인프라, 공장자동화 등 여러 사업을 하고 있는데, 이들과 사업 성격이 다른 EV릴레이만 전담할 법인을 따로 만들어 '선택과 집중'에 나서겠단 포석이다.9일 코스피 상장사 LS일렉트릭은 오는 4월 1일자로 LS일렉트릭과 LS이모빌리티솔루션을 분할한다고 공시했다. 존속회사가 분할신설회사의 발행주식 100%를 가져가는 물적분할 방식이다. LS이모빌리티솔루션은 비상장법인으로 남게 된다.
◇EV릴레이, 주력인 전력·자동화 사업 연계성 낮아
LS일렉트릭은 1974년부터 전기·자동화 사업을 주력으로 해왔다. EV릴레이 사업은 2012년 충청북도 청주시에 EV릴레이 전용공장을 지으면서 본격화했다. 1990년대부터 전기차 부품을 연구하고 기존 청주사업장 내에 EV릴레이 라인을 구축해 생산하고 있었으나 2010년 이후 수주가 늘면서 생산공장을 만들 필요성이 있었다.
EV릴레이는 수소·전기차를 구동시키는 기능을 하는 파워트레인에 전기에너지를 공급하거나 차단하는 핵심부품이다. LS일렉트릭의 에너지저장장치(ESS), 전력 인프라스트럭처,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 등 미래 에너지 사업에서도 EV릴레이가 핵심 부품으로 사용된다.
미국이나 일본 업체에 비해 후발주자로 뛰어들어 10년 넘게 투자를 지속해왔다. 다만 수십 년간 해온 주력 사업인 전력과 자동화 부문과는 사업 특성이나 조직 문화가 달라 각각 다른 경영 전략을 구사해야 했다.
예를 들어 전력 사업의 경우 한 번 개발하면 제품 수명이 20~30년은 가지만, EV릴레이는 완성차 업체에서 모델을 바꾸면 바로 거기에 맞는 스펙(사양)을 갖춰야 하기 때문에 즉각적인 대응이 중요하다. 전기차 부품 사업을 아예 분리하면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하고 역량을 더욱 집중할 수 있을 전망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부품은 연평균 20%의 매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원진 구성, 상장 여부 등은 미지수
그동안 LS일렉트릭은 내부 스마트에너지사업부(ESS, 태양광발전, EV릴레이, 스마트그리드)와 철도사업부(철도전력시스템)의 실적을 합산해 '신재생 부문' 성적으로 한꺼번에 발표해왔다.
최근 공개한 기업설명회(IR) 자료를 보면 지난해 4분기 신재생 부문 매출 680억원에 영업손실(-20억원)을 냈다. ESS와 태양광 시장 업황 부진에 따른 적자지만, EV릴레이 역시 신재생 영역 내 매출 비중이 연간 500억원 수준으로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EV릴레이 쪽이 아직 가야할 길이 먼 만큼 이미 1위인 전력·자동화와 분리해 집중적으로 역량을 키우겠다는 그림을 그리고 물적분할을 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신설법인의 수장을 누가 맡을지 등 인사나 조직 구성 등은 확정되지 않았다. LS일렉트릭 측은 "주주총회가 끝나고 분할이 확정된 이후에 대표이사 등이 정해질 것"이라며 "현재는 물적분할한다는 사실 외에 구체적으로 정해진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최근 LG화학이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LG에너지솔루션으로 분할·상장한 사례를 따라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LS일렉트릭 관계자는 "당장 기업공개(IPO)를 염두에 두고 분할하는 것은 아니다"며 "외형 성장 등 실적 개선을 이루는 게 가장 최우선이고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한편, LS그룹은 다른 계열사를 통해서도 전기차 관련 사업을 하고 있다. 전기차 부품 회사인 LS EV 코리아, 전기차 소재·부품 계열사 LS머트리얼즈와 LS알스코가 있다. 비슷한 사업을 영위하는 계열사를 묶는 방안도 생각할 수 있지만, 계열사 간 사업 내용이 다르고 시너지가 크지 않다는 게 회사 입장이다. 무엇보다 LS EV 코리아, LS머트리얼즈, LS알스코 모두 재무적 투자자(FI)가 껴있어 지분관계를 정리하기가 복잡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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