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02월 16일 14: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BI저축은행과 SBI캐피탈이 동시에 모리타 슌페이 SBI홀딩스 전무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 이사회 통치 권한을 SBI홀딩스 측 인물에게 주던 관행을 계속 이어나가는 것이다. 특히 올해 SBI캐피탈이 본격적인 사업활동에 나서는 만큼 공통 임원을 둔 SBI저축은행과의 연계영업이 활발해질지 이목이 쏠린다.

지난 7일 SBI저축은행은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모리타 슌페이 SBI홀딩스 전무가 새롭게 SBI저축은행의 기타비상무이사로 자리하게 됐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모리타 전무는 SBI홀딩스에서 CFO를 맡는 등 업력도 다양하고 능력이 있는 인물”이라며 “SBI홀딩스 내부에서의 신임도 두터운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본래 해당 자리는 카와시마 카츠야 SBI홀딩스 부사장이 담당하고 있었다. 카와시마 부사장이 최근 SBI홀딩스가 인수한 신세이은행 대표로 이동하며 발생한 공석을 모리타 전무가 채웠다.

지난 2014년 초 SBI저축은행 이사회에 처음 이름을 올린 카와시마 대표는 2014년 9월 물러났다가 2015년 기타비상무이사로 복귀했다. 지난해까지 SBI저축은행 기타비상무이사로 자리했던 그는 SBI홀딩스 인물 가운데 가장 오래 SBI저축은행에 적을 뒀다.

모리타 전무는 이사회 의장직도 수행한다. 이사회에서 단순히 의견을 내는 수준을 넘어 이사회 소집부터 안건 상정 등에 일본 대주주가 깊숙이 관여할 수 있는 것이다.

대주주 측 인물이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되는 것은 금융권에서 흔한 경우다. 대주주의 경영 의도를 실무진에 전달하는 통로로서 다른 저축은행에서도 활용되는 방식이다. 비단 저축은행뿐만 아니라 다른 금융회사에서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다만 기타비상무이사가 이사회 의장으로까지 자리하는 사례는 많지 않다. 현재 주요 저축은행 가운데 기타비상무이사가 이사회를 이끄는 경우는 SBI저축은행과 페퍼저축은행 정도가 꼽힌다.

대부분의 저축은행은 보통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SBI저축은행과 마찬가지로 일본 대주주를 두고 있는 JT친애·JT저축은행도 각각 대표이사가 이사회를 이끌고 있다.

이전에도 SBI저축은행 이사회 의장은 줄곧 SBI홀딩스 측 임원이 도맡았다. SBI홀딩스가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의 지분 100%를 인수한 직후인 2013년 3월 다카하시 요시미 SBI홀딩스 이사가 의장에 선임됐다. 2014년 9월 취임했던 나카가와 타카시 SBI홀딩스 전무도 마찬가지다.

눈에 띄는 점은 모리타 전무가 SBI캐피탈에도 적을 둔다는 것이다. 같은 날 SBI캐피탈도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모리타 전무를 기타비상무이사 및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 SBI저축은행과 마찬가지로 카와시마 부사장이 물러난 자리인데 그 자리를 물려받은 것이다.

올해가 SBI캐피탈이 출범 후 처음 맞는 새해인 만큼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선다는 점에서 모리타 전무의 역할도 이전 임원들보다 커질 전망이다. 사업 초기인 SBI캐피탈의 안착 정도에 따라 향후 SBI홀딩스 측의 투자 방향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SBI저축은행과 캐피탈의 지배구조 핵심에 동일 인물을 올려놓으면서 두 회사가 올해부터 적극적인 연계영업에 나설지 이목이 쏠린다. SBI저축은행이 기업금융에 강점이 있는 만큼 신생회사인 SBI캐피탈을 이끌 여지가 충분하기도 하다.

실제로 캐피탈 업계에서는 SBI저축은행을 우량 캐피탈사와 비슷한 수준으로 분류한다. 보통 저축은행은 캐피탈보다 후순위를 타깃으로 딜에 참여하는데 SBI저축은행은 이보다 높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캐피탈 업계 관계자는 “SBI저축은행은 시장에서 거의 캐피탈사와 같은 급으로 본다”며 “기업금융을 같이 들어갈 때 저축은행은 캐피탈 다음 후순위로 들어가는데 SBI저축은행은 우량 캐피탈사와 비슷하게 들어간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