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늪에 빠진 코스피 상장사]'떼어내고 팔고' 엔케이, 6년 역성장 속 더딘 동력 발굴①별도·연결 만성 적자 지속, 전방 조선업 불황 파고 탓…사업부·부동산 처분해 유동화 전념
신상윤 기자공개 2022-02-25 07:50:03
[편집자주]
한국 증권시장을 대표하는 맏형 '코스피(KOSPI)'는 명실상부 국내 자본시장을 대표한다. 그러나 까다로운 상장 절차와 달리 시장에 입성한 기업은 온실 속 화초와 같다. 대형 악재만 아니라면 만성 적자 기업도 상장사 지위를 유지한 채 다양한 이점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만성 적자 기업들이 코스피라는 울창한 숲 안의 늪에 발목이 빠진 채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이에 더벨은 4년 이상 적자를 낸 코스피 상장사들의 현재와 미래 청사진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2월 21일 16시0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압가스용기 및 조선기자재 전문기업 '엔케이(NK)'는 글로벌 선주 및 고객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국내 강소기업이다. 40년 넘는 역사를 가진 엔케이는 한때 매출 규모 3000억원을 넘봤으며, 글로벌 기업과 합작사를 설립할 정도로 기술력 등에서 주목받았다. 유가증권(코스피) 시장에 상장해 자본시장의 풍부한 유동성을 활용하는 기민한 전략도 폈다.그러나 지난 몇 년간 이어진 전방 조선산업 불황의 파고를 넘지 못했다. 생존을 위해 사업부를 떼어내고 자산도 매각했다. 기업은 영속하고 있지만 지난 6년 가까이 적자 구조가 이어졌지만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에 속도가 더딘 상황이다.

2005년에 글로벌 협력사 MSC와 합작법인 'NKCF(현 이엔케이)'를 설립하는 등 세계 시장에도 이름을 알렸다. 아울러 '선박 평형수 처리장치(BWTS, Ballast Water Treatment System)' 개발에도 성공하면서 사업 영역도 넓혔다.
이 같은 경쟁력에 힘입어 2008년 1월 코스피 시장에 당당히 상장했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등을 비롯해 국내외 주요 조선사와 글로벌 선주들이 고객사로 든든한 배경도 됐다. 그러나 최근까지 이어진 조선업 수주 가뭄에 일감이 줄면서 보릿고개를 넘는 중이다.

특히 2016년 적자를 낸 엔케이는 지난해 3분기까지 6년가량 누적된 적자 규모만 546억원에 달한다. 2015년 2358억원을 기록했던 매출액은 2020년 693억원에 그쳤다. 이 같은 추이는 종속 기업들을 포함한 연결 재무제표로도 큰 차이가 없다. 오히려 연결 기준 적자 전환이 2015년으로 1년 빠르다. 연결 기준으로 7년 가까이 누적된 영업손실 규모도 750억원에 달한다.
이에 대해 엔케이는 역성장 중에도 수익구조 개선에 노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영업손실률은 2020년 들어 한 자릿수로 개선됐다. 이와 관련 엔케이는 유휴 자산이나 당장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사업부문은 매각하는 등의 재무전략을 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예컨대 지난해 말 포항공장은 168억원에 현대힘스에 팔렸다. 앞서 2020년 7월 초대형용기사업부를 440억원에 매각했다. 이 같은 자산 유동화를 통한 재무전략은 수소 관련 사업을 포함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할 재원 마련이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다만 수소 사업의 경우 2019년 부산에 충전소가 건립됐지만 수소차 확대가 더딘 데다 많은 투자비 등이 필요한 만큼 아직 추가 확대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BWTS도 기대와 달리 수주가 크게 늘지 않으면서 일부 수출량을 제외하면 지난해 3분기까진 국내 매출 기록은 없는 상황이다. 이런 탓에 유동화한 재원이 투입될 적당한 사업부문 발굴에도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진다.
엔케이 관계자는 "전방 조선산업이 한동안 어려움을 겪으면서 매출과 영업이익 등에 영향을 미쳤지만 최근 원가 부담을 줄이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며 "포항공장 매각 등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한 상황인 만큼 충분한 검토 과정을 거쳐 수소 등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고 수익성이 좋은 사업을 찾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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