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03월 02일 11: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조산업이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배당 안건을 두고 표대결을 펼칠 전망이다. 이사회가 최근 수년간 가장 높은 수준의 배당안을 상정했지만 일부 주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이사회가 제시한 금액을 5배 웃도는 배당을 해달라는 주주제안이 주총 안건으로 올랐다.

일부에서는 이처럼 배당을 늘리더라도 소액주주를 대상으로 한 주주환원 효과가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배구조를 고려할 때 절반 이상의 배당금이 오너일가와 계열사 몫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사조산업은 이달 24일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주총에 상정된 제 1호 의안은 '제51기 재무제표 및 연결제무제표 승인'이다. 하위 안건에 배당안이 포함돼 있다. 이사회는 1주당 300원, 현금배당총액 약 15억원을 책정한 안건을 상정했다. 주주제안 배당안도 동시에 상정된다. 1주당 1500원으로 이사회 배당안의 5배에 달한다. 현금배당총액은 약 75억원으로 추산된다.


사조산업 뿐만 아니라 사조오양 정기주총에서도 배당을 두고 이사회와 주주들이 제안한 안건이 모두 주총에 상정된다. 이사회는 1주당 200원, 주주들은 1주당 500원의 배당금 안건을 내놨다. 나머지 상장 계열사인 사조대림, 사조동아원, 사조씨푸드 주총에서는 배당과 관련한 주주제안 안건은 상정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조산업과 사조오양은 배당안건을 두고 일괄표결 다득표 투표방식을 실시한다. 의안별로 찬성, 반대, 기권을 표시하고 각 의안의 찬성표를 집계해 결의 요건을 충족한 의안 중 최다득표 의안을 승인하는 방식이다.

사조산업과 사조오양 이사회가 상정한 배당안은 최근 5년간 최대규모다. 사조산업의 주당 현금배당금은 2016~2020년까지 300원을 넘어선 적이 없었다. 2018년 250원을 책정한게 최대규모였다. 같은 기간 사조오양의 주당 현금배당금 최대치도 150원이었다.


사조산업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5904억원, 영업이익 492억원을 각각 달성했다. 전년대비 매출액은 5%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24% 늘었다. 순이익도 536억원으로 같은기간 342% 증가했다.

사조산업 이사회의 배당안을 기준으로 하면 배당성향은 2.79%다. 2020년 13.37%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현금배당총액은 증가했지만 배당성향은 큰폭으로 떨어진 셈이다. 주주제안 배당안의 배당성향은 13.98%로 전년대비 소폭 상향조정 된 수준이다. 더욱이 2020년 코스피 상장사들의 평균 배당성향이 40%에 육박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조산업은 배당에 인색한 면모를 보인 셈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사조산업이 배당을 큰폭으로 늘릴 경우 오너일가가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또 배당을 실시한 만큼 보유한 현금이 줄어드는 동시에 투자여력도 떨어진다는 점도 우려를 사는 대목이다.

사조산업이 배당을 실시할 경우 절반 이상은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몫이다. 최대주주는 주진우 회장과 특수관계인 7명이다. 이들이 보유한 주식은 287만8717주로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 총수인 500만주의 57%에 해당하는 비중이다.


단일 최대주주는 계열사인 사조시스템즈다. 사조산업 지분 29.15%(145만7836주)를 갖고 있다. 또 주 회장과 그의 장남인 주지홍 부회장이 각각 14.24%(71만2046주), 6.8%(33만9910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외에 사조그룹 계열사 사조오양(지분율 3%), 사조랜더텍(3%)과 특수관계인이 지분을 들고 있다.

사조오양의 최대주주도 사조대림이다. 보유한 지분은 60.53%(570만3125주)다. 이외에 사조산업, 캐슬렉스서울이 모두 합해 1% 미만 지분을 갖고 있다. 사조대림의 최대주주 역시 사조산업과 특수관계인 등 계열사들이다. 지분율은 48.28%에 달한다. 결국 사조오양이 배당을 실시하면 절반 가량은 계열사를 비롯해 오너일가에 돌아가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조그룹 계열사들은 다른 상장사들에 비해서 지배주주의 지분율이 높은 편"며 "주주 입장에서는 배당 뿐만 아니라 보유한 현금을 어떻게 투자에 활용할지도 고려해야 할 요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