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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운용 또 최대실적…떠나는 투톱 '유종의 미' [자산운용사 경영분석]①호주 ETF운용사 '잭팟'…지분법이익 차감해도 업계 선두

양정우 기자공개 2022-03-07 08:11:16

이 기사는 2022년 03월 03일 15: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6년차로 막을 내린 '김미섭·서유석' 투톱 체제가 유종의 미를 거뒀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지난해 다시 한번 사상 최대 실적을 내면서 운용업계의 경쟁사를 압도적 격차로 따돌렸다.

물론 미래에셋운용이 막대한 당기순이익을 거두는 배경엔 지분법이익이 자리잡고 있다.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 위치에서 계열사의 수익을 지분법 계정으로 반영하고 있다. 다만 이 지분법 효과를 제외해도 국내 운용사 중에서 최고 성과를 냈다는 점은 이견이 없다는 평가다.

3일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르면 미래에셋운용은 지난해 당기순이익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3968억원, 212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에도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데 이어 지난해 역시 신기록을 경신했다.

당기순이익의 경우 2020년 연간 실적(2564억원)보다 1000억원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2019년(1310억원)과 비교하면 3배에 육박한다. 지난해 4000억원에 가까운 당기순이익을 거둔 건 호주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 베타쉐어즈를 매각한 차익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해외 계열인 'Mirae Asset Global ETFs Holdings'는 베타쉐어즈를 팔아 1400억원 가량의 차익을 남긴 것으로 파악된다.

베타쉐어즈는 2011년 미래에셋운용의 품에 안겼다. 매각 시점의 수탁고는 인수 당시보다 100배 가량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미래에셋운용은 과거 인수합병(M&A)으로 확보한 해외 계열을 적기에 매각하면서 수익 극대화를 꾀하고 있다. 공모펀드 시장의 전반이 침체된 가운데 해외법인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


이례적 성과의 중심부엔 베타쉐어즈 매각이라는 일회성 이벤트뿐 아니라 지분법이익이 자리잡고 있다. 지난해 지분법이익은 2923억원에 달했다. 2020년(2954억원)과 비슷하고 2019년(1144억원)의 3배 수준이다. 지분법이익은 전체 당기순이익의 74%로 집계됐다.

미래에셋운용은 그룹 지배구조에서 핵심 위치에 놓여있다. '미래에셋운용→미래에셋캐피탈→미래에셋증권' 등의 갈래로 주요 계열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근래 들어 역대급 실적을 거두고 있는 미래에셋증권을 비롯해 계열사 전반이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지분법 효과를 제외해도 미래에셋운용의 성적표는 운용업계에서 단연 압도적이다. 지분법이익이 계상되지 않는 영업이익의 경우 지난해 유일하게 2000억원 대의 고지에 올라섰다. 그 뒤를 잇는 2위권이 이지스자산운용(1057억원), KB자산운용(1054억원), DS자산운용(1033억원), 삼성자산운용(1016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자산운용업 매출액(영업수익)의 두 축인 집합투자기구운용보수(2020년 말 1996억원→지난해 말 2567억원)와 자산관리수수료(433억원→482억원)가 모두 성장세를 고수했다. 실적 성장의 기여도는 펀드 운용의 대가인 집합투자기구운용보수가 절대적으로 높았다.

무엇보다 미래에셋운용은 급성장하는 국내 ETF 시장에서 점유율을 크게 높였다. 순자산총액은 지난 2020년 말 13조1685억원에서 지난해 말 26조2368억원으로 2배 가량 급증했다. 2020년 말 25%였던 시장 점유율도 지난해엔 35%에 달해 약 10%포인트나 껑충 뛰었다. 지난해 ETF 시장이 22조원 가량 성장한 것을 감안하면 증가분의 절반 가량을 미래에셋운용이 가져간 셈이다.


지난해 말 미래에셋운용은 김미섭, 서유석 각자 대표 체제에 종지부를 찍었다. 그 대신 최창훈 부회장과 이병성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하면서 투톱을 젊은피로 교체했다. 김 전 대표와 서 전 대표 입장에서는 사상 최대 실적으로 수장 역할의 매듭을 지었다.

미래에셋운용은 지난해 말 기준 부회장과 사장 직함을 가진 인사가 8명에 달한다. 이들 인사마다 각자 담당 영역의 권한과 책임을 모두 짊어지는 철저한 분업 구조가 구축돼 있다. 대표 임기가 1년인 터라 매년 인사 시즌엔 내부에서 긴장감이 고조되기도 한다. 하지만 과거 선례를 감안할 때 새로운 투톱 체제도 수년 간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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