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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기관 기로 선 MG손보]'부도' 수준 아닌데…검토 서두르는 이유는부실기관 근거 현행 제도 올해 '종료'…IFRS17 도입시 부실 요건 '해소'

이은솔 기자공개 2022-03-11 07:44:51

이 기사는 2022년 03월 10일 15: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MG손해보험이 2012년 그린손보 시절 이후 10여년만에 다시 부실금융기관 지정 위기에 놓였다. 자본적정성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고 자본확충 요구도 이행하지 못하면서 금융당국이 '최후의 수단'을 꺼내 들었다.

다만 MG손보의 재무상태가 실제로 '부도'에 가까운 지를 두고는 의견이 갈린다. 현행 회계제도 상으로는 부실금융기관의 요건을 충족하지만, 2023년 도입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을 적용할 경우에는 요건에서 벗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조만간 MG손해보험의 자산부채실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자산부채실사는 부실금융기관 지정을 위한 조치다. 실사에서 자산이 부채보다 적을 경우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과 예금자보호법(예보법)에 따라 금융위가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할 수 있다.

부실금융기관 지정 논의는 MG손보가 받은 적기시정조치 단계를 고려할 때 이미 예정된 수순이었다. 적기시정조치는 금산법에 근거해 금융기관의 자기자본비율이 일정 수준에 미달할 경우 부실화를 예방하고 건전한 경영을 유도하기 위해 당국이 자본확충, 영업정지, 강제 매각 등을 지시할 수 있는 제도다.

적기시정조치는 금융회사의 재무상태에 따라 경영개선 권고, 경영개선 요구, 경영개선 명령의 3단계로 구분된다. MG손보는 현재 마지막 단계인 경영개선명령 단계로, 이달 말 금융위의 경영개선계획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원칙적으로 경영개선명령은 해당 금융기관이 부실이 확실해졌을 때 내리는 최후의 조치로, 과거 사례를 보면 부실금융기관 지정과 동시에 이뤄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실제 MG손보가 부실금융기관 지정 단계까지 이어질 거라고 보는 시각은 많지 않았다. MG손보가 경영개선명령을 받은 것은 직전 요구사항을 이행하지 못했기 때문이지, 재무 상황이 부도 수준으로 하락한 것은 아니었다.

보험업감독규정에서는 RBC비율이 100% 미만이면 경영개선권고, 50% 미만이면 경영개선요구, 0% 미만이면 경영개선명령을 내린다고 정의하고 있다. 현재 MG손보의 RBC비율은 88%로 재무건전성만 보면 경영개선권고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다만 적기시정조치 발동요건을 보면 재무상태 악화 뿐 아니라 앞서 제출한 경영개선계획이 불승인되거나 불이행한 경우에도 다음 단계의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돼 있다. MG손보는 앞서 제출한 경영개선요구와 자본확충 계획을 기간 내 이행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지난 1월 경영개선명령을 통보받았다.

2023년 보험업계 새 회계제도 도입시 자산 부채 계산 방식이 달라지는 것도 변수다. MG손보의 재무건전성은 지속적으로 업계 평균을 하회했지만, 최근 들어 지표가 급격하게 악화된 데는 금리 상승의 영향이 컸다. 금리 상승으로 보유채권의 평가손실이 발생하고, 순자산 수치에 미실현평가손실을 반영하면서 자본잠식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이다. 이에 따라 MG손보의 자산은 부채보다 600억원 적은 상태로 부실금융기관 지정 요건을 충족한다.

그러나 내년 도입되는 새 제도를 기준으로 계산할 경우 자산이 부채보다 커지면서 부실금융기관 요건에서 벗어나는 것으로 드러났다. 보험부채의 시가평가를 반영하는 새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 기준으로 계산할 경우 금리 상승에 따라 순자산이 늘어나고 보험부채의 가치는 하락하면서 다시 자산이 부채보다 커진다.

현행 제도 하에서는 부실금융기관에 해당하지만 2023년부터 적용되는 새 제도 아래서는 부실금융기관에서 벗어나는 모순이 발생한다. RBC제도를 IFRS17으로 전환하는 건 현행 제도가 보험사의 실제 재무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기 때문인데, 기존 제도를 기준으로 부실기관 여부를 판정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게 MG손보 대주주 측의 입장이다. MG손보의 대주주는 '제이씨어슈어런스제1호 유한회사'로 이는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JC파트너스가 세운 특수목적회사(SPC)다.

JC파트너스는 "현재 MG손보의 순자산이 음수로 돌아선 건 금리 상승 때문인데, 금리가 오르면 보험사의 부채가 줄어든다는 점에서 오히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예보 기준 순자산 계산의 근거가 2022년 종료되고, 새 제도에서는 실제 회사의 재무상태가 부실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에서 부실금융기관 지정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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