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촌F&B, '돌아온 권원강' 경영 총대메나 창업주 사내이사 선임 '주총상정', 대규모 조직개편 ‘부문 대표제’ 도입 관측
박규석 기자공개 2022-03-16 08:00:00
이 기사는 2022년 03월 15일 13: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교촌에프앤비의 창업주인 권원강 전 회장이 사내이사 후보에 이름을 올리며 복귀를 예고했다. 현재 수장인 소진세 회장에게 모든 경영권을 일임하며 퇴임한 지 3년 만이다. 교촌에프앤비는 권 전 회장의 복귀와 더불어 부문 대표제 도입도 검토 중으로 대규모 조직개편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15일 프랜차이즈업계에 따르면 교촌에프앤비는 권원강 창업주를 사내이사로 추천하는 안건을 올해 주주총회에 상정할 예정이다. 만약 권 전 회장이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될 경우 지난 2019년 3월 이후 3년 만에 회사로 복귀하게 된다. 당시 그는 회장직은 물론 대표이사직까지 모두 내려놓으면서 경영에서 완전히 물러났다.
권 전 회장의 퇴임을 기점으로 교촌에프앤비는 전문 경영인체제로 전환했다. 이 과정에서 롯데그룹 출신인 소진세 회장이 회장직을 이어받았다. 소 회장은 취임 후 교촌에프앤비의 코스피 직상장과 글로벌 진출, 재무전전성 제고 등의 성과를 이뤄냈다.
◇권원강 컴백 ‘경영 장악력’ 확대 조짐
권 전 회장이 사내이사로 복귀할 경우 그의 경영 장악력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2019년 이후 모든 권한을 내려놓기는 했지만 여전히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권 창업주의 지분율은 69.20%에 달한다.
그가 향후 교촌에프앤비 내에서 장악력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은 회장직으로의 복귀다. 아직까지 권 창업주의 사내 역할 등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전의 위치를 되찾을 경우 경영 장악력은 빠르게 회복할 수 있다. 다만 소 회장이 회장직을 유지하고 있어 그와 권 창업주의 실질적인 포지션 정리는 해결해야 할 요소 중 하나다.
사내이사로 복귀하는 만큼 이사회 의장도 영향력을 키울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이사회는 업무집행에 관한 의사를 결정하는 역할을 한다. 권 전 회장이 최대주주의 지위를 유지하면서 의장을 맡을 경우 이사회를 포함한 사내 지배력은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권 전 회장의 이사회 의장 선임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교촌에프앤비의 정관에 따르면 그가 대표이사가 되지 않더라도 실현 가능성이 존재한다. 교촌에프앤비의 이사회 의장은 정관 제30조 제4항에 따라 이사회의 소집권자로 정하고 있다.
제30조 제2항 등을 보면 이사회는 대표이사 또는 이사회에서 따로 정한 이사가 있을 때 그 이사가가 이사회를 소집할 수 있다. 또한 소집권자로 지정되지 않은 다른 이사 역시 소집권자인 이사에게 이사회 소집을 요구할 수 있다.
◇6개 조직 신설 ‘부문 대표 체제’ 도입 만지작
교촌에프앤비는 올해 권 창업주 복귀와 더불어 대대적인 조직개편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6개 부문을 새롭게 신설해 부문별 대표 체제를 도입하는 게 골자다. 교촌에프앤비는 현재 가맹사업본부와 구매·물류 본부 연구소 등으로 조직을 구분해 운영하고 있다.
조직개편과 관련해 교촌에프앤비는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관련 작업은 소 회장의 아이디어일 가능성이 높다. 부문별 대표 체제 도입의 경우 과거 소 회장이 롯데슈퍼 대표이사로 재직했던 시절에 단행한 조직개편과 유사한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2006년 롯데슈퍼 수장에 오른 그는 영업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이를 위해 1개 부문이었던 롯데슈퍼의 영업조직을 서울권과 중부권, 영호남권 3개 부문으로 나눴고 각각의 본부장을 선임했다. 이듬해에는 본부의 상품기획자(MD) 체계를 기존 5단계에서 4단계로 축소했다. 또한 전국을 6개 지역, 9개 지구로 구분해 지역장과 지구장 중심의 점포 운영 시스템 구축하기도 했다.
그러나 교촌에프앤비의 이러한 변화는 소 회장의 역할과 권한의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권 창업주의 복귀도 사실상 예정된 가운데 소 회장에 집중됐던 경영 구조를 부문별 대표에게 맡길 경우 그의 사내 영향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 교촌에프앤비는 그간 각자 대표 체제를 유지했지만 최종 권한은 소 회장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그가 경영에 관한 의사결정과 총괄 등을 맡았다면 각 부문별 임원급 수장들이 실행에 옮기는 구조였다. 하지만 부문별 대표가 선임될 경우 소 회장의 권한은 자연스럽게 축소될 수밖에 없다. 각 부문의 실적과 리스크 관리, 조직 체계 등은 담당 부문의 수장이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다.
교촌에프앤비는 이러한 변화의 일환으로 윤진호 전 비알코리아 경영기획실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할 에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새롭게 개편될 6개 부문 중 한 축을 담당하게 되는 인 윤 전 실장은 컨설턴트 출신으로 전략 기획 전문가다. 1972년생으로 애경산업 화장품사업부장을 거쳐 2019년부터 SPC삼립과 인연을 맺었다. 기존 대표이사였던 조은기 사장은 지난 11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해임됐다.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권원강 창업주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 등을 논의하고 있지만 이사회 의장 여부는 명확하지 않다”며 “올해의 경우 새 도약의 원년을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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